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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의 고리는 어떻게 생겼나?

토성의 고리는 토성보다 훨씬 젊다

  • 기자명 장순관 기자
  • 입력 2019.04.26 10:19
  • 수정 2019.04.26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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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의 고리/파퓰러사이언스

토성의 고리는 태양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한다. 그러나 그 기원에 대해서는 확실히 알려진 바가 없다. 하지만 NASA의 카시니 탐사선이 20179월 소실되기 직전 지구로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보내오면서 그 비밀이 밝혀지고 있다. 지난 117<사이언스> 지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토성의 고리는 토성보다 훨씬 젊다고 한다. 만들어진 시간이 1천만 년~1억 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토성의 나이는 45억 년이다. 즉 토성은 이제까지 생애의 대부분을 고리 없이 지냈고, 고리가 생긴 것은 지극히 최근이라는 얘기다.

이 새 연구의 수석 저자인 로마 사피엔자 대학의 연구자 루치아노 이에스는 보이저와 카시니 탐사선의 측정으로 인해, 이 고리들이 토성과 동시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단서는 이미 나왔다. 그러나 이제 더욱 확실한 단서가 있다. 그 단서는 카시니 임무의 최종 단계인 <그랜드 파이널>에서만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랜드 파이널>이란 카시니 탐사선의 최종 탐사를 말한다. 카시니는 토성계 13년간의 궤도 비행을 마치고, 토성 대기와 고리 사이에서 6번의 근접 강하를 한 후, 토성의 대기로 뛰어들어 최대한의 데이터를 모은 후 분해 소멸된 것이다.

이 마지막 단계에서 카시니는 토성과 그 고리 주변의 중력장을 측정할 수 있을 만큼 토성에 근접해 있었다. 이에스와 그의 연구팀은 이 측정을 준비하면서 기존에 알려진 토성의 크기와 성분에 따라 토성의 중력장을 예측하는 자세한 모델을 만들었다.

이 연구의 공저자인,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의 행성 연구자인 버카드 밀리처는 하지만 그 모델들은 틀렸다는 것이 밝혀졌다. 우리 모두는 중력장 측정 결과를 보고 놀랐다. 워낙 이상한 결과가 나와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고 말한다. 토성의 중력은 고리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힘보다 무려 4000만 배나 강했던 것이다.

중력장 측정 결과 두 가지 대발견이 나왔다. 첫 번째로 이러한 중력장의 보기 드문 형태를 보건대 적도 근처에 뭔가 거대한 흐름이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중력장 측정 결과 알 수 있는 고리의 질량으로 보건대 예전의 학설에 비해 고리의 질량은 훨씬 작고, 그 색도 밝다는 것이다. 이는 고리의 나이가 매우 젊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과거에는 지금보다 고리가 더욱 컸을 지도 모른다.

밀리처는 이는 중력 측정으로 고리의 질량이 계산된 최초의 사례다. 물론 기존에도 밀도파를 사용해 고리의 질량을 계산하려 했지만, 중력으로 계산하는 것이 더욱 정확하고 신뢰성 있다. 우리는 이번에 사상 최초로 토성에 중력 측정을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중력장 데이터를 통해 고리의 질량을 알아내는 것은 비교적 쉽고 직관적이다. 그러나 이에스의 말에 따르면, 고리의 질량을 통해 고리의 나이를 알아내는 건 좀 더 미묘한 문제다. 운석 때문에 고리의 색이 점차 짙어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고리가 처음 생성되었을 때 순수한 얼음이었다고 가정한다면, 고리의 밝기를 보고 운석과 충돌한 횟수를 알 수 있다. 이 데이터를 고리 질량과 결합하면 고리의 밝기가 현재와 같이 변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고리의 나이와 대략의 생성 시기를 알 수 있다.

이번의 새 연구에서도 고리의 형성 과정에 대해 확실히 알려 주지 않았다. 그러나 연구팀은 토성계가 겪은 대격변적 충돌로 인해 형성되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밀리처는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토성의 고리는 뭔가가 부서져서 생긴 무수한 파편들로 이루어져 있다. 고리의 나이는 매우 적고, 태양계 생성과 함께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우연히도 고리의 생성 연대(지금으로부터 1천만 년~1억 년 전 사이의 어느 시기로 추정된다)는 공룡 멸종 시기(6500만 년 전)와 겹친다. 공룡의 멸종도 소행성 충돌로 일어났다. 이 두 사건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이 새로운 발견은 당시의 태양계가 흔치 않은 대격변과 충돌에 시달렸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이에스의 일부 동료들은 이번 발견이 토성의 내측 위성들의 나이가 젊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생각한다.

NASA의 고다드 우주 센터의 천문학자인 제임스 오도너휴는연구팀이 고리의 나이를 매우 정확하게 계산한 것이 기쁘고 놀라웠다. 토성의 고리가 어떤 대격변의 산물인지는 불명확하다. 그러나 고리의 생성 시기가 공룡 멸종 시기와 겹친다는 점을 알아낸 것은 카시니 탐사선이 얻어낸 매우 값진 성과다. 그 시기에는 태양계에 이런저런 일이 매우 많았던 것 같다!”고 말한다.

오도너휴는 새로운 질량값에 따르면 토성의 5,000겹에 이르는 고리 전체의 질량이 지구의 달 정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또한 고리 속의 암석 파편들은 지구를 80겹 정도 포장할 수 있는 부피라고 한다.

오도너휴의 말이다. “토성의 고리에 대해 알면 알수록, 토성 고리가 매우 약하고 덧없는 것임을 알게 된다.” 작년 과학자들은 카시니 데이터에 기반해, 앞으로 3억 년 후면 토성 고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과거에는 목성, 천왕성, 해왕성 등도 매우 큰 고리를 가지고 있었다. 그 고리들이 사라진 것처럼, 토성의 고리도 언젠가는 사라져 갈 거라는 얘기다.

토성 고리에는 풀어야 할 수수께끼가 많다. 그리고 카시니의 업적도 한동안은 계속 빛을 발할 것이다. 이 팀은 더 많은 임무 데이터를 사용해 토성 내부의 회전 속도를 정확히 알고자 한다. 그리고 이러한 회전이 고리의 변화와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도 알고자 한다. 이들은 그 기원을 알 수 없는 토성 중력의 작은 구성 요소도 측정했다. 이에스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이를 토성 중력의 어두운 면이라고 말한다. 왜 이런 게 나오는지 매우 궁금하다.” 그는 그 원인을 알 수 있기를 바란다. 토성 고리는 단순한 장식품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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