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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지 않은 정자가 유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건강한 임신에는 건강한 정자와 난자가 필요하다

  • 기자명 장순관 기자
  • 입력 2019.02.15 10:29
  • 수정 2019.02.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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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겅한 임신에는 건강한 정자가 필요하다/파퓰러사이언스

 

의사들은 습관성 유산을 겪는 여성들에게 검진을 받으라고 권한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남성들에게 검진을 받으라는 얘기는 없다. 남성 파트너의 정자도 임신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

 

제브 윌리엄스는 커플들이 유산의 원인으로 업무 스트레스, 스키 여행, 심지어는 무거운 물건 들기 등 실로 다양한 것들을 지목한다.

 

제브 윌리엄스는 콜럼비아 대학 메디컬 센터의 생식 내분비 및 불임과장이다. 윌리엄스는 유산의 정확한 의학적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부부들은 유산 원인을 말하다가 결국 스스로를 탓한다. 하지만 분자 단위로까지 내려가 보면, 그렇게까지 자책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된다.”

 

유산은 일반인들의 상상 이상으로 높게 벌어진다. 임신 중 약 15%는 유산으로 끝이 난다. 유산의 가장 큰 이유는 배아의 염색체 이상이다. 그러나 전체 커플의 1~2%가 겪는 습관성 유산의 경우 배아 대부분은 염색체가 정상이다. “다른 원인이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출산까지 이어지는 성공적인 임신의 모든 요소를 체계적으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보통 습관성 유산은 3회 이상 연속으로 유산되는 경우를 말한다. 의사들은 그런 여성들에게 검진을 통해 그 원인을 알아볼 것을 권한다. 그러나 남성 파트너의 정자도 성공적인 임신에 매우 중요한데, 남성에게 검진을 받아보라는 말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정자 DNA가 크게 손상되어 있으면 유산 뿐 아니라 좋지 않은 결과를 일으킬 확률이 높았다. 또한 습관성 유산을 겪는 커플의 남성은 호르몬 수치도 달라, 정자의 운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지 <임상 화학(Clinical Chemistry)에 실린 이 연구의 저자인 런던 제국 대학 임상 연구원 아나스타샤 디마코포울로우는, 유산 시 여성과 남성 모두를 조사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자들은 유산 문제에 대해 말하기를 부끄러워한다. 남성 때문에 유산이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된다면,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윌리엄스는 유산의 원인이 정자의 문제 등 분명한 의학적 문제들이기 때문에, 여성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습관성 유산을 겪는 50커플 중 남성들의 호르몬 수치와 정자를, 63명의 통제군 남성과 비교했다. 그 결과 습관성 유산을 경험하는 남성들의 테스토스테론 및 에스트라디올 수치는 통제군 남성에 비해 낮았다. 두 호르몬 모두 정자 생산에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정자 생산 수도 적었다. 정자의 운동성이 정상인 것처럼 보여도 활성 산소 수치가 비정상일 확률이 4배나 높았다. 활성 산소는 세포를 파괴하는 화학 물질이다. 정자 DNA가 파괴되어 있을 확률도 두 배나 높았다.

 

연구 결과 호르몬이 정자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호르몬이 정자의 건강, DNA, 활성산소에 미치는 영향은 불분명하다. 디마코포울로우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호르몬 외에 염증이나 감염 등 다른 원인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런 원인들을 조사해 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 연구에서는 정자의 문제를 밝혀냈지만, 그 문제들과 습관성 유산 간의 연결고리는 아직 불분명하다. 물론 DNA 파괴와 활성산소에 대한 기존의 연구 결과와는 일치하는 결과가 나왔지만 윌리엄스는 활발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개연성은 매우 높다고 말한다.

 

DNA가 파괴된 정자도 난자를 수정시켜 임신을 시작할 수는 있다. 이 작업에 필요한 개수의 염색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이후 부계 DNA가 작동되지 않는다. “남성 게놈이 활성화되면 문제가 시작된다. 여성이 임신은 하지만, 얼마 안 있어 유산되어 버리는 것이다.”

 

정자와 임신에 대한 이해는 변했다. 과거에는 정자가 건강하면 임신이 이루어지는 줄 알았다. “때문에 여성이 임신하면 남성 측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우리 연구팀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그리고 원인 불명의 습관성 유산을 겪는 커플은 정자를 기증받기 전에 난자 기증부터 알아보곤 했다. 윌리엄스의 말이다. “그것 역시 매우 타당하지 않다. 정자를 제공받는 것이 난자를 제공받는 것보다 훨씬 쉽기 때문이다. 정자를 제공받으면 난자에 문제가 있다고 지레짐작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이번 연구와 그 근거 자료들에 따르면, 습관성 유산을 겪는 커플은 남녀 모두가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남성에 대한 검진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디마코포울로우의 말이다. 보통 남성 수정 능력 검사는 정자 수, 정자 운동성, 정자 형태를 보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남녀 모두를 검진하는 것은 물론, 남성의 DNA 파괴 및 활성 산소 등을 검사해야 한다.”

 

또한 디마코포울로우는 생식 건강과 임신에 대한 논의가 여성에게만 초점이 맞춰져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남성의 성 건강에 대해서도 관심과 의학적 조언이 주어져야 한다.”

 

남성이나 여성의 연구를 통해 유산의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면 수수께끼와 금기도 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윌리엄스의 말이다. “유산은 다른 질병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유산의 원인을 보는 관점은 낡았다. 진짜 확실한 지식으로 이러한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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