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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하는 극 소용돌이... 추워지는 겨울

  • 기자명 이동훈 기자
  • 입력 2019.02.15 11:00
  • 수정 2019.02.1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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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소용돌이는 미국 동북부 지방의 겨울에 매우 큰 영향을 준다

1월 초, 극 소용돌이는 세계의 날씨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11일경, 북극 상공 16~48km 고도에서 소용돌이치는 공기 덩어리인 극 소용돌이는 두 개로 쪼개졌다. 이러한 분열은 물결 효과를 일으켜 훨씬 남쪽의 기온을 크게 떨어뜨릴 수 있다. 기상학자들은 1월말에 미 동북부와 서유럽에 강추위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확실하게는 예측할 수 없다. 그 이유를 설명할 것이다.

 

무엇이 극 소용돌이이고 무엇이 극 소용돌이가 아닌가?

극 소용돌이를 이례적인 혹한과 북동풍에 연관 지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극 소용돌이 자체는 이례적인 현상이 아니다. 브리스톨 대학의 기후 과학자 윌리엄 세비어는 언론에서 극 소용돌이가 온다같은 표현을 쓰기도 하지만, 극 소용돌이는 언제나 있는 것이다.”고 말한다.

 

매년 가을 북극에 밤이 찾아오고 매우 추워지면 북극과 적도 사이의 기온 차이도 매우 커진다. 극 소용돌이는 이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이 차가운 서풍은 성층권에 위치한다. 성층권은 대류권에 이은 대기권의 두 번째 층이다. 더 웨더 컴퍼니의 기상학자인 마이클 벤트리스는 극소용돌이는 매우 큰 토네이도처럼 보이며, 그 효과도 엄청나게 크다고 말한다.

 

극 소용돌이는 그냥 놔두면 겨울 내내 북극 상공에 있다가, 이듬해 늦봄에 사라진다. 그러나 평균 2년마다 한 번씩 따뜻한 공기가 이 극 소용돌이에 부딪친다. 이를 성층권 돌발 기온상승이라고 한다. 정말 돌발적이다. 며칠 만에 성층권 기온이 최대 섭씨 50도나 오를 정도니 말이다.

 

이렇게 되면 극 소용돌이는 남쪽으로 가거나 쪼개진다. 이러한 극 소용돌이의 분열이 미국 동북부, 서유럽, 북아시아 등의 중위도 지역에 혹한을 몰고 오는 경우가 있다. 세비어는정말 극적인 상황이다. 성층권에서 일어난 일의 영향이 지면까지 내려온다고 말한다.

 

세비어는 극 소용돌이가 혹한 지역으로 이동한다는 표현 역시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극 소용돌이가 분열하면서 남쪽으로 약간 이동할 수는 있지만 대체로 북극권에 머무른다. 대신 성층권에 있는 제트 기류가 극 소용돌이 분열 이후 남쪽으로 움직이면서 북극의 한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올해 전망

작년 12월 초, 시베리아 상공에서 성층권 돌발 기온상승이 일어나, 극 소용돌이를 두 조각으로 쪼갰다. 어쩌면 보는 입장에 따라서는 세 조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잘린 경계가 모호해 이 부분은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 이로서 북극 고기압이 형성되었다. 이를 고위도 차단이라고 부른다. 벤트리스의 말이다. “북극권에 일어난 이러한 교란 현상 때문에, 북극권의 모든 차가운 공기가 우리가 사는 중위도로 몰려오고 있다.”

 

세비어는 극 소용돌이가 남쪽으로 이동할 때보다 분열하는 쪽이 더 기후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밝혀냈다.

 

벤트리스는 기온이 상승하기 시작한 곳이 시베리아 상공이기 때문에, 중위도의 기온이 변하려면 20~40일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이렇게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불명확하다. 그러나 거리와 해수면 온도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2018년의 경우에는 역시 극 소용돌이 분열이 일어났지만 2월 초 북대서양 상공의 기온이 상승했으므로 그 효과가 미국에 도달하는 데 시간이 덜 걸렸다. 2018년 유럽을 강타한 혹한으로 95명이 죽었다.

 

콜로라도 주 보울더에 위치한 기후 과학 협동 연구소의 기후 과학자인 에이미 버틀러는 “1월 말이 되면 혹한을 체험하기 시작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한다. 이러한 혹한은 최대 6주간 계속될 수 있다고 한다.

 

아직 모르는 것

일각에서는 북극의 기후 변화 때문에 극 소용돌이의 분열이 더욱 잦아졌다고 보기도 한다. 해빙이 줄어들어 극 소용돌이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버틀러, 세비어, 벤트리스에 따르면 그런 주장에 대한 확증은 아직 없다. 버틀러의 말이다. “학계는 극 소용돌이가 장래에 더 잘 분열될 것으로 의견을 모으지 않았다.”

 

극 소용돌이는 예측이 매우 어렵다. 그리고 현재까지는 분열에 뚜렷한 양상도 보이지 않는다. 1990년대에는 거의 분열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0년대에는 매년 분열되었다. 그러다가 2013~2018년 사이에는 비교적 안정 상태를 유지했다. 2년 연속으로 분열되는 것은 주의할 일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 그 분열 주기가 더욱 활발해진다는 증거는 많지 않다. 버틀러의 말이다. “우리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장기적 변수가 성층권에 있는 것 같다.”

 

단기적 변수 중에도 그런 것은 있다. 당장 올해의 극 소용돌이 분열이 날씨에 미치는 영향도 모르고 있지 않은가. 세비어의 말이다. “큰 요인은 무작위적 변수이다. 대기권은 혼란스러운 곳이다. 따라서 예측하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 등 엘 니뇨 해 같은 요인의 기후 패턴은 극 소용돌이 분열 효과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것이 벤트리스의 말이다.

 

버틀러의 말이다. “이런 현상 후에는 많은 예측이 따라붙는다. 나는 뉴욕에 언제 한파가 닥칠지 알고 싶다.” 그러나 북극 상공 바람의 변화가 중위도의 날씨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복잡하다. 버틀러는 이렇게 말한다. “중위도에 혹한이 찾아올 확률은 확실히 늘었다. 그러나 언제 눈이 올 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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