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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 동물 전용 다리가 필요한 이유

  • 기자명 임현재 기자
  • 입력 2019.05.1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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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갈림길

세스 릴리, 산타모니카 산악 국립 휴양지 국립 공원 관리청 야생동물 생태학자

캘리포니아에는 북미 대륙에서 제일 크고 분주한 도로가 있다. 이는 야생동물들, 특히 퓨마에게 문제가 된다. 퓨마들이 길을 건너려다가 차에 치여 죽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로 퓨마는 도로 밖으로 서식지를 넓힐 수 없다. 그래서 퓨마의 근친 교배가 늘어나고, 좁은 생활공간을 더 차지하겠다고 싸우다가 서로를 죽이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캘리포니아의 특정 지역, 특히 로스 앤젤레스 지역에 사는 퓨마들은 미국 서부의 다른 주에 사는 퓨마들에 비해 유전적 다양성이 훨씬 떨어진다.

이들 퓨마 중 일부에게 GPS 목걸이를 달아보니, 대부분의 퓨마들은 가장 큰 차도를 건널 생각조차 안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퓨마에게 GPS 목걸이를 달려면 덫으로 퓨마를 잡아서 바람 마취총으로 마취해야 한다. 물론 완전히 성숙한 직후의 개체들은 가끔가다 시도하기도 하지만, 무사히 살아서 건너는 개체는 별로 없다. 우리가 <32>이라는 번호를 붙인 어느 젊은 수놈은 루트 1017차로 도로를 건너 주택지를 건너갔다. 그는 여러 대로를 건너 로스 파드레스 국유림으로 갔다. 64km가 넘는 여행이었다. 그러나 그는 5번 주간 고속도로를 건너던 중 자동차에 치여 죽었다. 그가 그렇게 먼 길을 갔던 것은 자신만의 영토를 찾고자 했기 때문이었다.

미국 제2의 대도시에도 이런 대형 육식동물이 산다는 것은 놀랍다. 우리는 인간과 퓨마의 공존을 원한다. 우리는 캘트랜스(캘리포니아 교통국)와 협력해 식물이 심어진 폭 50m짜리 다리를 루트 101 위에 만들었다. 이 다리는 현재까지 만들어진 것 중 가장 거대한 야생 동물 전용 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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