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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공항 검색대 통과가 어려운 이유

  • 기자명 장순관 기자
  • 입력 2019.05.1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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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안을 보여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공항 검색대에서 물병이나 손톱깎기 이외의 물건 때문에 시간이 지체된 적이 없는 사람은 현장 과학자가 아닐 확률이 높다. 연구자들이 다양한 현장에서 가져온 표본과 장비들은 비행기에 싣기에는 너무 이상한 물건들로 여겨지기 일쑤다. 공항 보안 당국을 당혹스럽게 했던 화끈한 과학 관련 물건들을 소개한다.

1

병정 개미

브라이언 피셔, 캘리포니아 과학 한림원 곤충학 학예사

9·11테러 직후 나는 캘리포니아 박물관에 전시하려고 코스타리카 병정 개미 50만 마리를 잡아 왔다. 그러나 새로운 보안 규정 때문에, TSA(미국 교통안전국) 직원들은 동물 수송 용기를 모두 열어서 검사해 봐야 했다. 개미 50만 마리가 든 쓰레기통만한 옷가방을 절대 열면 안 된다고 그들을 설득하느라 로스 앤젤레스 공항에서 밤을 샜다.

2

다이아몬드 바이스

아나트 샤하르, 워싱턴 DC 카네기 과학 연구소 지질화학자

지구의 내부에서 금속의 변화를 알기 위해, 내 연구팀은 다이아몬드 모루를 사용한다. 이 장비의 크기는 큰 약병만하다. 우리는 시카고에서 표본에 X선도 쪼이고, 표본을 가지고 비행기에 타기도 한다. 그러다가 가끔씩 공항 직원들이 금속 표본의 밀도가 너무 높다고 이것저것 캐묻기도 한다.

3

우주선 시제품

그레그 달튼,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기계 공학자

파커 태양 탐사선이 태양으로 날아가기 전, 우리 팀은 우주선에 실릴 전자 분석기가 태양 근처에서 타버리지는 않을지 확인해 봐야 했다. 그래서 나는 이 장비를 가지고 존스 홉킨스 대학의 가열 시설로 가기로 했다. 옷가방만한 이 장비는 전선과 전자 제품의 덩어리였다. 돌아오는 길에 TSA 직원들이 추가 검색했다. 우리는 파커 탐사선 홍보용 스티커를 그들에게 뇌물(?)로 바치고 나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4

커피 보온병 속에 든 죽은 새

앨리스 보일, 캔사스 주립 대학의 생물학자

지난 2017년 나는 흰목도리 무희새라는 진귀한 새를 연구하러 코스타리카에 있었다. 한 마리가 급작스럽게 죽어 버렸다. 이 종의 게놈을 처음으로 연구할 좋은 기회였다. 그래서 나는 그 시체를 냉동해서 커피 보온병에 담아갔다. 공항에 가자 보안요원들이 보온병 내에 액체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려고 했다. 나는 이렇게 설명했다. “액체는 없죠. 얼음과 죽은 새 뿐입니다.”

5

용암

아리아나 졸다티, 독일 뮌헨 루드비히 막시밀리안 대학 박사후 과정생

대학원생 시절 나는 이미 굳은 용암을 다시 녹인 다음, 화산에서 막 나온 뜨거운 용암과 비교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굳은 용암을 가지고 뉴욕 시라큐스를 출발해 미주리로 갔다. 공항 보안요원들이 가방을 열 것을 요구했다. 나는 12×25cm 크기의 물결진 검은 유리 모양의 굳은 용암이 깨지지는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보안요원들은 그 용암을 매우 조심스럽게 다루면서, 미주리의 화산 활동과 관련된 과학 지식을 알고자 했다.

6

아무 것도 아닌 것

에이미 프래피어, 스키드모어 대학의 학자

우리 연구팀이 벨리즈로 유리 시험관을 들고 가는데, 세관 직원이 그 시험관을 열 것을 요구했다. 나는 그 시험관 안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 시험관은 공기 채집에 사용될 것이라 내부가 사실상 진공 상태였다. 다행히도 그는 내 설명을 알아듣고, 우리를 보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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