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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개 폭발물 장착된 NASA 오라이언 분리 부위

  • 기자명 이동훈 기자
  • 입력 2019.05.16 09:35
  • 수정 2019.05.17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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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이언은 2020년 익스플로레이션 임무 1호를 통해 달에 다녀올 것이다. 이 때 31개의 폭발물이 오라이언의 분리 부위에 장착될 것이다. 이들 폭발물이 언제 왜 어떻게 터지는지를 알아보자.

발사 시 방호장치

오라이언이 대기권을 벗어나면, 페어링이라 불리우는 방호 장치를 분리한다. 페어링은 기계선을 발사 시의 열기로부터 보호한다. 각 패널의 하면과 측면에는 화약이 들어간 연결 부위인 <약한 연결부>가 있으며, 이것들이 폭발한 직후에는 곧바로 6개의 폭발 볼트가 폭발한다.

발사 취소 체계

우주선 맨 위에 달린 원추형 뿔에는 상승이 잘못될 경우 우주선을 돌릴 수 있는 모터가 있다. 오라이언이 궤도에 오르면 이 모터를 우주선에 고정하고 있던 4개의 격발 너트가 파괴된다. 그러면 이 모터는 자체 동력으로 오라이언의 진로 밖으로 이탈한다.

추진

우주선은 우주로 속도를 내어 나가기 전 지구 궤도를 돈다. 여기에는 전용 로켓(이 그림에는 없다)이 쓰인다. 오라이언이 달로 가는 궤도에 오르기 전, 추진 체계와 기계실을 연결하고 있던 6개의 연소 너트가 파괴된다.

생명줄

3주 동안 209km를 비행한 오라이언은 대기권 재돌입을 위해 하강 준비를 한다. 임무 내내기계선으로 부터 사령선에 동력, 액체, 데이터를 제공해 주던 통로가, 두 개의 분리 볼트에 의해 분리된다.

추가 화물

오라이언이 힘든 대기권 재돌입 과정을 겪기 전, 마지막으로 분리되는 것이 기계선이다. 사령선과 기계선은 4개의 패스너로 연결되어 있다. 사령선에 남은 쪽은 녹아서 열 차단 장치에 들러붙게 되어, 열 방호 능력을 높인다.

제품을 개량하는 동안에도 규칙은 계속 바뀌고 있었다. 개발이 중간 정도까지 진행되어 10여개의 개량형 볼트가 나오고 여러 번의 우주선 실험이 이루어졌을 때였다. NASA는 오라이언 기계선의 중량을 크게 줄이고, 대신 화성까지 가는 2년간의 왕복 코스를 버틸만큼의 생명유지 장치를 싣기로 결정했다. 22톤의 우주선에서 약 1.4톤을 덜어내야 했다. EBAD 입장에서는 볼트의 수를 줄이면서도 강도는 키워야 했다. 여행 내내 사용하기로 했던 볼트의 수는 원래 6개였으나 이를 4개로 줄여 11kg을 줄였다. 설계를 감독했던 EBAD 엔지니어 숀 키언은 이 때문에 머리가 아팠다고 말했다. 볼트의 전면 재설계가 불가피했다. 둘레도 늘이고, 길이도 6mm를 늘렸다. 덕분에 볼트 하나 당 10만 톤 이상을 지지할 수 있었다. 오라이언의 볼트 개수는 이렇게 걱정 없이 2개가 줄어들었다.

이 팀은 볼트를 정확한 칫수대로 기계 가공해 제작한다. 오차허용범위는 1/1000인치(0.00254mm), 이 이상 오차가 생기면 불량품이다. 그러나 이런 물건을 만들 때 진짜 까다로운 부분은 제작이 아니다. 끝없는 시험이다. 모든 부품은 진동 테이블 외에도 우주 임무의 여러 극한 상황을 재현한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EBAD는 영하 100~영상 210도 온도 하에서 신관의 작동 시험을 한다. 임무 중 태양광으로 인해 쓸데 없이 격발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로켓 점화 시의 충격파를 견뎌낼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강철 해머로 6,000G에 달하는 타격을 3번 주기도 한다.

이 과정 중 엔지니어들은 볼트를 점검하고 또 점검한다. 압력으로 변형된 부분은 없는지 형상을 거듭 측정한다. X선을 사용한 내부 점검도 실시한다. 형광 염료로 0.03인치(0.8mm 이하) 길이의 균열도 잡아낸다. EBAD의 자체 품질 기준에 합격하면, 각 생산 배치에서 9개의 패스너를 골라 록히드 마틴과 NASA로 보낸다. 거기에서 더욱 가혹한 시험을 받게 된다. 여기서 균열을 일으켜 시험에 불합격하면, EBAD는 해당 생산 로트의 전 제품을 폐기해 버린다. 그리고 개발 공정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된다.

우주 볼트의 불량 여부를 측정하는 또다른 방법은 폭발시켜 보는 것이다. 폭발은 너무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봐봤자 별 감흥이 없다. 사실 인간의 눈으로는 제대로 볼 수도 없을만큼 빠르다. 마술은 아니지만 마치 마술같이 진행된다.

때문에 폭발 광경을 슬로우 모션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그 동영상을 봐야 폭발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최소 초당 10만 프레임 속도는 되어야 한다. 그 정도로 속도를 낮춰도 안 보이는 부분이 꽤 많다. 예를 들어 일련의 작은 폭발을 일으켜, 압력 카트리지 내의 유기 추진제를 점화시키는 전기의 흐름은 볼 수 없다. 추진제는 두 개의 내부 피스톤을 작동시키는 에너지를 낸다. 이 피스톤들이 서로 부딪치면 파단면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힘이 생긴다. 그러면 볼트는 결국 부러져 나가는 것이다. 밖에서 보면 볼트가 알아서 부러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말이다.

우주선의 모든 시스템은 만약에 대비해 중복성이 있어야 한다. 볼트 내부에서조차도 마찬가지다. 볼트 내부에는 압력 카트리지 2개가 병렬 배치되어 있다. 주 카트리지가 격발되지 않으면, 전력이 계속 공급되어 부 카트리지를 격발시킨다. 가끔씩 있는 일이지만 두 카트리지가 동시에 격발되어도 외피는 그 힘을 억제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폭발을 시켰다고 끝이 아니다. 볼트가 절단되어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주에서 쓰레기는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작은 볼트의 파편이라도 시속 수천 km로 비행해서 오라이언에 충돌한다면 태양전지나 기타 임무에 꼭 필요한 전자기기를 망가뜨려, 임무 속행을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시험용 센서에 불러싸인 볼트가 두 조각으로 갈라질 때, 그 파편을 받는 작은 주머니를 아래에 다는 것이다. 록히드는 이 파편들을 분석해 우주선에 문제를 끼칠 수 있는 큰 파편이 없는지 확인한다. 또한 이들은 슬로우모션 동영상을 분석해, 파편의 비행 속도가 위험한 수준인지 판단한다.

부서진 파편의 행방을 확실히 하는 것은, 임무가 거의 끝날 때까지 사령선과 기계선을 연결하고 있는 볼트에는 또다른 중요성을 띤다. 볼트의 잔해는 우주선에 제대로 붙어서 또다른 중요한 기능을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볼트가 분해된 다음 사령선에 매달린 볼트 잔해는 살짝 녹아서 열 차폐장치의 일부가 된다. 열 차폐장치는 대기권 재돌입 시에 발생하는 4,000도의 고온에서 사령선과 우주비행사들을 지킨다. 녹으면서 열을 빼앗아가는 원리다. 마치 뜨거운 날 도로 위에 올려진 얼음처럼 말이다.

키언과 한 무리의 EBAD 엔지니어들이 이 마지막 고통을 설명하는 동안, 나는 그들이 내 뒤의 회의실 벽을 보고 있음을 눈치챘다. 천장 근처에는 접이식 프로젝터 스크린이 있었다. 볼트의 성능을 실제 환경에서 실험할 수 있는 기회는 시험 비행 뿐이다. 때문에 시험 비행이 있을 때면 EBAD 직원들이 이 방에 모여서 시험 비행 광경을 본다. 현재 NASA는 두 가지 큰 이벤트를 준비 중이다. 올 봄 4분간의 비상 착륙 실험이 있을 예정이다. 그리고 2020년에는 익스플로레이션 임무 1호를 통해 무인 캡슐을 달 궤도까지 보냈다가 지구로 귀환시킬 것이다.

이들이 마지막으로 이 방에 모였던 2014년에는 익스플로레이션 비행 실험 1호에서 오라이언이 지구 궤도를 두 바퀴 돈 다음 해상 착수했다. 그 무인 임무는 열 차폐장치, 낙하산, 컴퓨터, 구성품 분리(EBAD에게는 제일 중요한 부분이었다) 등 주요 체계들의 이상 유무를 점검하는 시험이었다. 12월 중순에 있었던 그 실험에서 개발팀은 피자를 주문하고 밤늦게까지 기다리면서 자신들이 만든 볼트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그들은 심장이 거칠게 뛰고 진땀이 흘렀다. 그러다가 모든 것이 잘 되자 환호성과 긴 지친 한숨을 토했다. 그러나 그 흥분은 오래 가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이면 또 시험과 개량의 일상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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