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정승호 기자>
너무 많은 사람들이 IQ를 지능과 동의어로 사용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IQ 점수는 지능을 알려주는 마법의 지표가 아니다. 특정한 테스트를 볼 수 있는 능력을 정량화한 것일 뿐이다. IQ 테스트를 보면 부유한 백인 서양인들이 IQ가 더 높게 나오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똑똑하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의 높은 IQ는 더 나은 교육과 건강관리 등 호조건에 힘입은 것이다. 즉, 누구나 돈을 많이 들여 교육을 받으면 빈 칸을 채우는 능력이 높아진다. 그러니 IQ가 낮다고 상처받을 필요가 없다. 돈이 많고, 좋은 교육을 받았고, 건강관리를 잘 받으면 IQ 테스트에서 요구하는 감각을 잘 기를 수 있다. 그러나 IQ는 타고난 지능을 무시하고 있다.
1 인종
세계 일부 지역의 아이들은 질문 형식이나 교과목, 표준화 검사 같은 개념에 익숙치 않다. 인종에 따라 IQ 차이가 난다고 해서 타고난 유전적 우열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것은 IQ 점수가 건강, 부, 교육정도와 더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증거로 봐야 한다.
2 질병
연구에 따르면 질병으로 인해 두뇌의 적절한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고 한다. 건강관리 체계가 미비해 질병이 만연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IQ가 낮은 것이 그 점을 뒷받침한다. IQ가 높을수록 수명도 긴 경향을 보이지만, 건강 문제에 대한 현명한 선택을 한 때문은 아닐 것이다.
3 교육
평균적인 사람은 학교에 1년 더 다닐 때마다 IQ 점수가 2~3점씩 늘어난다. 때문에 부유한 지역 사람들은 가난한 지역 사람들에 비해 IQ가 높게 나오는 것이다. 두뇌가 발달 중인 아동기 초기는 특히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더 나이가 많은 아동들이라도 교육 수준이 높은 집에 입양된 경우 부모의 생물학적 자식들보다 IQ 점수가 12점이나 더 높게 나올 수 있다.
플린 효과
현재 케냐인들의 평균 IQ는 72 정도다. 1948년 영국인의 평균 IQ보다 약간 낮은 정도다. 선진국 국민들의 IQ는 확실히 올랐다. 교육, 건강관리, 식생활이 개선되면서 삶의 질이 향상되고 두뇌의 발달에도 유리해진 것이다. 이를 플린 효과라고 부른다. 플린 효과는 서구 세계에서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지만, 케냐에서는 계속 강하게 나타난다. 케냐에서 IQ 테스트가 시작된 1980년대 이래 이 나라 국민들의 평균 IQ는 25점이나 올랐다. 여러 가난한 나라들은 아직 이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 날이 오면 전 세계인의 IQ 평준화가 이루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