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검사가 보편화됨에 따라 최근 임산부의 혈액만으로 태아의 기형 유무를 검사할 수 있는 비침습적 산전검사인 NIPT가 각광받고 있다. NIPT는 임산부의 혈액 속 5%에도 미치지 못하는 태아의 DNA를 검사해 특정 염색체 수가 2개인지 3개인지 판별해내는 고도의 기술이다.
하지만 검사 자체의 난이도가 높고 혈액에서 DNA만 남기는 정제과정에서 DNA의 양이 최대 50%까지 손실될 수 있어 아직 이 결과만으로는 기형 여부를 확정하기엔 불안한 요소들이 많다.
현재는 NIPT 결과에 조금이라도 이상 징후가 보이면 고위험군으로 판명하여 배에 바늘을 찌르는 양수검사를 실시토록 하고 있지만 양수검사는 수십만 원의 비용이 추가되고 경우에 따라 합병증까지 유발할 수 있어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검사기관의 신뢰성 확보가 필요할 때 유용하게 활용되는 것이 표준물질이다. 표준물질은 흔히 ‘답안지가 주어진 문제’에 비유된다. 표준물질(문제)과 정확한 측정결과(답안지)를 검사기관에 제공하면 업체는 자사 장비의 교정이나 방법의 정확성을 개선시킬 수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바이오분석표준센터 연구팀은 독자적인 DNA 정량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다운증후군에 양성인 혈청표준물질을 개발했다.
이번 성과는 다운증후군 표준물질로는 세계 최초로 혈청 형태로 개발되어 실제 임산부 혈액의 DNA 형태와 99% 이상 일치한다.
KRISS 바이오분석표준센터 권하정, 배영경, 정지선, 양인철 박사 연구팀은 기존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새로운 표준물질을 제조하기 위해 신개념 측정기술을 이용했다. 안정동위원소표지 DNA(SILD, Stable Isotope Labeled DNA)를 활용한 DNA 정량분석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그 결과 정제되기 전인 혈청 상태로 다운증후군 표준물질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다운증후군 표준물질은 현재 NIPT를 제공하는 업체들에 보급되어 품질 관리와 정확도 향상을 위한 시료로 시범 사용되고 있다.
이는 질병의 진단부터 혈액이나 식음료 등 정제되지 않은 다양한 시료의 품질 평가까지 다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작은 박스] 비침습적 산전검사(NIPT, Noninvasive Prenatal Test): 임신 10주차부터 혈액으로 태아의 기형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검사. 임산부 혈액에 존재하는 미량의 태아 DNA를 분석해 다운증후군(21번 염색체가 3개)과 같이 특정 염색체 개수에 대한 이상 여부를 판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