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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은 비밀을 지키기 위해 설계 되었다

  • 기자명 이동훈 기자
  • 입력 2019.07.31 13:34
  • 수정 2019.11.0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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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심연을 엿보자

블랙홀은 엿보기조차 힘들다. 우주에서 제일 속도가 빠른 빛조차도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을 이길 수 없다. 하버드 대학의 선임 연구원이자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 물리학 센터의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 부장인 쉐프 도엘먼은 블랙홀은 스스로의 비밀을 철저히 지키기 위해 설계된 곳이나 다름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20194월 도엘먼과 동료들은 사상 처음으로 초거대 블랙홀의 모습을 세계에 보이는 데 성공했다. 이 블랙홀은 지구에서 5500만 광년 떨어진 처녀자리의 M87 은하에 있다. 우주에 대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질문에 대해 답을 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천문학자들이 블랙홀이라는 말을 만들어낸 것은 1967년이다. 그 이후로 수 십 년 간 블랙홀은 사람들을 설레게 했다. 거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모든 블랙홀의 중심부는 밀도가 매우 높다. M87 블랙홀의 밀도는 태양의 65억 배에 달한다. 때문에 엄청난 중력이 발생해 근처에 있는 모든 것을 빨아들인다. 그러나 블랙홀 중심 주변에는 사상 지평선이라고 불리는 귀환 불능 지점이 있으며, 이것은 눈에 보인다. 이곳에서는 기체와 잔해들이 빛나는 실루엣을 생성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블랙홀은 광대한 우주에 비하면 너무나도 작다. 그 밀도는 태양보다 큰 항성을 뉴욕시만한 공간에 압축시킨 정도다. 때문에 M87을 보기란, 달 표면에 놓인 25센트 동전을 지구에서 찾는 것과 비슷하다.

M87 블랙홀을 찾는 이 임무는 EHT에 떨어졌다. 그 이유는 이 장비가 사실은 한 대의 망원경이 아니라, 8대의 망원경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지상 배치 무선기기들로 이루어진 국제 네트워크로, 초장기선 간섭계라는 기술을 사용한다. 이 기술에서는 다수의 원자시계로 어레이를 동기화, 하나의 표적을 관측할 수 있게 해준다. 8대의 망원경이 합쳐져 하나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이 망원경들은 사상 지평선에서 발신되는 전파를 수신한다. 그러면 대형 컴퓨터들이 이 신호를 표적의 시각화에 필요한 데이터로 변환한다. 그러면 사람의 손으로 이 데이터를 정제 및 조립하여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EHT20174월의 4일 동안 M87을 조준해 거대 블랙홀을 탐색했다. 그리고 유례없이 높은 감도의 신호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전 세계 200여명의 과학자들이 2년을 걸려 이 데이터를 해석, 빛나는 주황색의 광채로 변환시켰다. , 실제 모습은 잘못 만들어진 희미한 도넛처럼 생겼다. 그래서 기사에 나온 사진은 본지에서 따로 만든 것이다. 도엘먼은 우리는 두 번 연속 성공했다. 모든 것을 완벽히 해냈다고 말했다.

우주에는 블랙홀 같은 곳이 또 없다. 도엘먼에 따르면 블랙홀은 마치 자연의 연구실 같은 곳이라고 한다.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 등 우주공간에서의 물체 움직임을 설명하는 오래된 이론들이 있다. 우리는 시공간에서의 중력 워프가 빛의 진행에 미치는 영향을 관측함으로서, 이러한 이론들을 검증할 수 있다. 또한 블랙홀이 물질을 빨아들임으로서 우주에 미치는 영향도 연구할 수 있다. 도엘먼은 블랙홀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모래상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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