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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화성인이 되기 위해 어떤 고난을 견뎌야 할까?
최초의 화성인이 되기 위해 어떤 고난을 견뎌야 할까?
  • 이동훈 기자
  • 승인 2019.09.04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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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우주 비행사는 이런 글을 썼다. “그리운 것들이 점점 많아졌다. 우선 가족이 생각났다. 진짜 샤워도 하고 싶었다. 카페라테도 먹고 싶었고, 비도 보고 싶었다.”

스투스터는 40여 년의 경력 대부분의 기간을 탐험가들이 육해공의 힘든 탐험 상황을 견디는 방식을 분석하면서 보냈다. 예를 들어 극지 탐험가들이 텐트와 배에서 지내는 방식 같은 것을 관찰했다. 그는 그 관찰내용을 우주선 내에서 지내는 우주 비행사들에게도 응용했다. “공학자나 건축가들은 모형을 만든 다음에 모형에 응력을 가해 본다. 의학 연구자들도 가설의 검증을 위해 동물 실험이나 경제 모형을 사용해 본다. 행동 과학에서는 유사 조건을 관찰한다.” 그는 1980년대부터 NASA와 협력해 왔으며, 극지 탐험가들을 관찰하면 우주 정거장의 생활에 따르는 문제를 예측할 수 있음을 NASA에 납득시켰다.

그는 과거의 보고서를 읽는 것부터 시작했다. 무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쓴 보고서부터 읽었다. 과거의 탐험가들이 무엇 때문에 고통 받고 무엇 때문에 즐거워했는지를 알기 위해서였다. 사상 최초로 겨울철에 남극에 갔던 <벨지카> 호의 사례를 들어 보겠다. 이 배는 얼음 속에 갇혀 근 1년이나 움직이지 못했다. 이 때 탑승했던 의사 프레데릭 쿡은 승조원들에게 운동을 할 것을 처방했다. 승조원들은 매일같이 배 주위를 걸어 다녔다. 승조원들은 이 운동을 정신병원 산책이라고 불렀다. 쿡은 정신 질환 증세가 가장 극심한 승조원들은 난로 가까이에 앉혔다. 난로가 만들어내는 열과 빛은 남극의 춥고 어두운 겨울에서는 엄청나게 대단한 것이었다. 선내에 괴혈병이 창궐하자, 펭귄을 사냥해서 먹었다. 덕택에 괴혈병의 악화를 막을 수 있었다.

스투스터는 관습, 구조, 운동, 감각, 지속력을 중요하게 여겼다. 그린랜드 횡단에 처음으로 성공한 탐험대의 대장이었던 프리드쇼프 난센 역시 1897년에 똑같은 말을 했다. 그는 자신의 책 <머나먼 북극>에 이런 글을 적었다. “모든 것들을 합리적으로 배치하고, 식량 관리에 각별히 신경쓰는 것이야말로 탐험 성공의 비결이다.” 난센은 동료와 함께 북극점 탐험을 떠났다가 북극권 한계선 이북의 오두막집에서 북극의 겨울 9개월을 보냈다. 스투스터는 그 때 세상을 비추어주는 것은 고래 기름 등불의 희미한 불빛 말고는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도 그 두 사람은 살아남았다. 스투스터는 인간은 최초가 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건 견딜 수 있다.”고 말한다.

우주 비행사들은 최초가 되기 위해서라면 어떤 노력이라도 할 수 있다.

국제우주정거장 우주비행사들의 일기를 정리한 그는 우주 탐험 역시 지구에서의 탐험과 크게 다를 바가 없음을 깨달았다. 우주비행사는 최초가 되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그러나 스투스터의 연구가 시작되던 2003년은 국제우주정거장에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한 지 이미 3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국제우주정거장의 생활 여건은 각박했다. 우주비행사들의 일기에는 업무 구조가 너무 경직되어 있고 식사의 질도 수준 이하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휴일마다 실시하는 파티, 가족들과의 정기 전화 통화, 야간 영화관람, 규칙적인 업무와 운동 등은 사기를 북돋아 주었다.

스투스터는 2010년에 쓴 보고서에서, 싫증나는 일을 승무원들에게 균배하고, 작업에 의미를 부여하며, 충분한 작업 시간을 주면 승무원 간의 마찰을 줄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임무 통제소에서는 절차상의 오류와 결함을 없애야 한다. 그리고 우주비행사들에게 스케줄 조정 권한을 가급적 많이 줘야 한다. 정책 변화 등 우주 비행사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논의할 권한도 줘야 한다. 그리고 우주의 고립된 환경에서만 접할 수 있는 문제에 대처하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큰 변화는 없었다. 스투스터는 두 번째 일기 연구를 하고 나서 거의 비슷한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2016년에 다시 썼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 때는 칭찬 인플레가 가라앉기는 했다. 이로서 더욱 건전하고 성숙한 분위기가 나타났음을 그는 지적했다.

알렉산드라 휘트마이어는 NASA의 인적 요소 및 행동성과 연구단의 부과학자다. 이 연구단은 미래의 임무에 투입될 우주 비행사들을 위한 전략을 감독한다. “우리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격차를 살펴보았다. 그 격차를 줄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휘트마이어의 연구단은 스투스터의 연구를 특별 지원하고 있다. “그가 기여한 바는 매우 크다.” 추측이 아닌 철저한 분석을 실시함으로서, NASA가 주목해야 하는 영역에 신뢰성을 높여 주었다는 것이다. 스투스터의 연구는 지금 당장 운영 정책에 영향은 못 주더라도 미래의 NASA 업무와 전략 설정에 영향을 줄 것이다.

우주 탐험은 벨지카 호 등 지구에서 실시되었던 탐험에 비해 명백한 단점이 하나 있다. 과거의 탐험가들은 독자적으로 계획을 짜서 실행했다. 도시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지방 세포 광원을 어떻게 움직여라.” 하는 식의 지시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우주 탐험에서는 지구의 임무 통제실이 탐험을 모두 지휘한다. 화성 탐사 임무는 기존의 우주 탐사 임무보다 더욱 큰 자율성을 줘야 한다. 지구와 화성 간에 거리가 너무 멀어 통신 지연이 생긴다. 그 이유는 지구에서 화성을 직접 지원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는 새로운 문제를 잉태할 것이다. 지구 궤도상의 탐사 임무 정도만 되어도, 우주 비행사는 지상의 사람들이 개입할 방법은 없다는 느낌을 받기 쉽다. 청소년들이 부모들에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 그리고 우주 비행사나 청소년들이나 그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러시아 과학 한림원의 심리학자 바딤 구신은 <심리적 폐쇄> 현상을 관계 악화의 원인으로 꼽는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우주에서 고립되고 단조로운 생활을 하는 우주 비행사들은 지상과의 대화에서 말을 아끼기 시작한다. 그래도 우주 비행사는 우주 생활을 더욱 잘 해나갈 수 있다. 코롤료프의 지상 요원이 선외 활동에 대해서 뭘 안단 말인가? 휴스턴의 지상 요원이 전구를 갈아 끼우려고 보안경을 써 본 적이 있는가? 구신은 지상 요원들이 먼 우주에서 임무를 실행하는 우주 비행사를 통제하려 들지 말고, 조언을 주는 쪽으로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러한 제안은 타당하다. 스투스터도 우주 비행사의 기분은 오직 우주 비행사만이 이해한다는 점을 지적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상 요원과 우주 비행사 간의 마찰은 상존할 가능성이 있다. 서로의 입지를 이해하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게 늘 나쁜 건 아니다. 승무원 간의 불화는 우주선 생활을 불편하게 한다. 그래서 어떤 때는 그걸 외부에 푸는 것도 좋다. 캘리포니아 대학 샌프란시스코캠퍼스의 정신과 의사 닉 카나스는 그것을 고전적인 전이 현상이라고 부른다. 그는 국제우주정거장과 미르(러시아 우주정거장) 승무원들을 10년간 연구했다. “고압적이고 말이 통하지 않는 직장 상사를 둔 회사원은 집에 가서 아내에게 고함을 치기 마련이다.” 국제우주정거장에 비슷한 상사가 있다면, 휴스턴에다 소리를 지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화성 여행의 경우 휴스턴과의 거리는 더 멀어진다. 우주선에서 보이는 지구의 크기도 더 작아질 것이다. 카나스는 지구가 깨알만한 점으로 보이는 게 우주 비행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라고 말한다. 우주 비행사를 달에 보내서 화성 탐사에 필요한 모의 훈련이라도 해보지 않는다면(NASA는 아직 그런 일을 할 계획은 없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상속의 영역에만 있을 것이다.

스투스터는 NASA가 화성 탐사에 너무 의욕만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 그는 NASA에 화성 탐사 시 우주 비행사들이 수행할 임무 목록도 없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러니 어떤 유형의 우주 비행사들이 가장 적합한지도 알 턱이 없다. 지질학자는 1명만 보낼 것인가 3명이 필요한가? 전원이 공군 조종사 출신이어야 하는가? 아니면 공군 조종사를 넣으면 안 되는가? 우주복은 어떤 모델을 써야 하는가? “요가용 의류나 운동화를 디자인하는 사람도 그 물건이 어디 쓰일지를 완벽히 이해한 후에 물건을 만드는데, 어이가 없다고 그는 말한다. NASA에는 시제품 우주복도 있지만, 우주 비행사들이 정확히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에 대한 개념이 없다.

그래서 스투스터는 201812월 우주 비행사들이 수행할 임무와 그 학습 난이도, 수행 횟수, 중요성을 다룬 보고서를 NASA에 제출했다. 그는 최근까지 NASA가 선호했던 탐사 계획, 즉 편도 항해 기간이 6개월씩 걸리고, 화성 표면에서 18개월을 체류하는 계획을 전제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현재 NASA는 항해 기간을 더 늘리고 화성 체류 기간은 줄이고 싶어 한다. 그러면 항해에 필요한 에너지와, 우주선 건조에 드는 공학적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그만큼 인적 비용은 늘어난다고 스투스터는 생각한다. 지구 탐험에서 발생한 행동 문제 비율로 보건대, 화성 탐사에서 승무원이 우울증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거나 위험 요인이 될 확률은 무려 99%에 달한다는 것이다. 지구라면 그런 사람은 병원에 보낼 수 있다. 스투스터와 카나스는 화성 탐사선은 반드시 비상 장비로 인신 구속 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투스터의 2018년 보고서에는 긴급하고 중요한 행동 문제를 보이는 승무원이 있을 경우 다른 승무원들의 도움을 받아 물리력으로 제압한 후 덕트 테이프로 묶어 구속할 필요가 있다.”고 적혀 있다.”

그리고 지금 현재 정상이라고 해서, 그 상태를 영원히 유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지구의 영향 없이 장시간 동안 우주선 안에서 지낼수록 자신들만의 하위문화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높아진다. 훨씬 체류 기간이 짧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도 승무원들이 개성이나 국적보다는 더욱 상위의 목표를 중시하는 등, 나름의 규범을 갖춘 공동체를 이루는 점에 스투스터는 주목했다. 외부의 영향이 거의 없이 좁은 공간 내에서 지내는 우주 비행사들은 평화로운 생활을 유지하고 상호 격리를 인정하는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을 개발해냈다. 승무원들이 더 이상 지구를 보지 못하게 되면 이러한 규칙이 얼마나 더 강화될지 생각해 보라.

그들은 지구인이 아닌 화성인으로 불릴 것이다. 이들이 최초의 화성인이 되기 위해 어떤 고난을 견뎌야 할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모른다.

식량 부족 사태 중에 어떤 승무원은 이런 기록을 남겼다. “식사 시간에 치킨만 나온다고 불평해서는 안 되었다. 그것조차도 얼마 못 가 없어져 버릴 것이기 때문이었다.”

 

이동훈 기자 leedonghoon@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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