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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서양 최저 수심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

  • 기자명 임현재 기자
  • 입력 2019.09.03 15:36
  • 수정 2019.09.0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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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코보가 남대서양 최저 수심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다.

베스코보가 최초로 자바 해구를 정복한 후, 다섯 해연 팀의 수석 과학자이자 해구 전문가인 앨런 제이미슨은 그의 평생 최초로 해저에 가 보았다. 그의 연구팀이 발견 내용을 기록했다. 그 중에는 신종 꼼치와 단각류도 있다.

베스코보는 여기가 임무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이라고 말한다. 회수 작업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힘들었던 회수 작업을 본 어느 과학자는 인명 구조 현장을 보는 느낌이다라고 말한다.

베스코보의 카리브해 첫 공식 잠항 며칠 전, 카메라맨이 이 탐사를 다룬 <디스커버리 채널>5부작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모든 중요한 순간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 카메라맨 앞에서 베스코보, 수석 과학자 앨런 제이미슨, 퇴역한 프랑스 해군 잠수정 조종사 폴 앙리 나르죠레가 <프리슈어 드롭> 통제실 탁자 앞에 앉아 있었다. 그들 앞의 벽에는 대형 평면 스크린에 프에르토 리코 해구의 3D 지도가 나와 있었다.

이 지역은 섭입대(해구로부터 멀어지며 점차 아래로 하강하는 해양 판). 두 개의 지각판이 충돌하는 곳이다. 이곳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1879. 이 때 영국 군함 HMS 챌린저 함이 삼정선을 내려, 이 곳의 수심이 7,000m 이상임을 알아내었다. 1939년에는 미국 군함 USS 밀워키 함이 서단에 있는 제일 깊은 곳을 발견해냈다. 그래서 그 곳의 이름은 밀워키 해연으로 정해졌다. 그러나 무인 잠수정을 사용한 최신 수심 측량은 역사를 조금이나마 바꾸었다. 제이미슨에 따르면, 그들의 과학팀이 밀워키 해연 동쪽에 좀 더 깊은 곳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1964년 프랑스 잠수정 <악시메드>호의 승조원 이외에, 이곳에 가 본 사람은 없다. 승조원들은 실수로 7,300m까지 잠항했다. 그들은 원래 제일 깊은 곳을 찾으려 잠항한 것은 아니었고, 해구 가장자리에 있는 해저애(해저 표면이 위로 급하게 튀어나온 곳)를 찾으러 왔다가 항법 착오로 거기까지 간 것이었다.

스코틀랜드 출신의 제이미슨은 잉글랜드 뉴캐슬 대학 소속의 연구자다. 그는 지도를 확대해 임무 지질학자들이 제일 깊은 곳으로 생각하고 있는 곳을 가리켰다. 그 곳의 심도는 8,376m였다. 앞으로 1~2일 동안 <프리슈어 드롭>은 해당 해역을 느리게 순항하면서 소나를 사용해 그 곳이 정말로 가장 깊은 곳이 맞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지도를 만드는 것은 다섯 해연 과학 임무의 중요한 부분이다. 마리아나 해구 같이 비교적 지도화가 잘 되어 있는 해구도 있다. 그러나 남대서양의 사우스 샌드위치 해구 같은 곳은 사실상 블랙홀이나 다름없다. <프리슈어 드롭>의 멀티빔 음향 측심 소나는 민간 선박에 탑재된 소나 중 가장 정밀한 것으로, 해상도 2m 이내의 매우 정밀한 지도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기존의 알려진 지형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승조원들은 이 데이터를 일반에 공개하는 것은 물론, 해양 지도 제작 전문가들의 국제 기구인 GEBCO(General Bathymetric Chart of the Oceans, 대양수심도)에 전달할 것이다. 베스코보는 우리는 세계 5대 해구는 물론 그 외에도 여러 해구들의 기본 데이터를 생성하고 있다. 이 데이터는 앞으로 수 백 년 동안 지진학 연구 및 지도 제작에 사용될 것이다고 설명한다.

제이미슨의 전문 분야는 <하데스>라고도 불리우는 해구의 초심해대다. 그는 지난 20년간 특수 해저 착륙선을 제작해 왔다. 또한 여러 탐사에 참가하여 약 11,000m 수심에서도 견딜 수 있는 휴대형 과학 플랫폼을 현장에 투입했다. 그 플랫폼들은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하고, 내장된 덫으로 해양 생물을 채집했다. 그의 연구팀은 마리아나 해구에서 초거대 절지 동물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카메라에 잡힌 것 중 가장 깊은 바다 속에 사는 물고기이다. 또한 세계에서 제일 방대한 심해 생물 표본 컬렉션을 만들었다. 제이미슨은 다섯 해연을 위해 트리톤과 함께 3종류의 알루미늄제 착륙선을 설계했다. 이 착륙선들은 단독 운용은 물론 <리미팅 팩터>와 연계 운용도 가능하다. 이 착륙선에는 잠수정에 부력용으로 쓰이는 특수 발포재가 사용된다. 이 착륙선은 해저의 항법 비콘 역할은 물론, 보조 과학 플랫폼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베스코보가 <리미팅 팩터>의 팔을 사용해 획득한 암석 및 생물학 표본을 이 착륙선의 박스에 보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제이미슨은 분명 이 배에서 제일 바쁜 사람이다. 그는 매일 이른 아침에 일어나 착륙선의 탐사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일몰 후에는 부상한 착륙선을 정비해야 한다. 그 사이에는 팀원들과 함께 표본에 라벨 및 저장 작업을 하고, 최신 소나 데이터를 연구해야 한다.

<프리슈어 드롭>의 통제실에서 그는 지도상의 또 다른 관심 구역을 가리켰다. 그곳은 베스코보가 잠항할 곳의 동쪽에 있었다. 미국 정부는 1973년부터 8년 동안 그 곳에 제약 폐기물을 투기했다. 투기장의 면적은 500km2, 오클라호마 주 툴사 시의 면적과 비슷하다. 제이미슨은 당시에는 어차피 심해인데 무슨 상관이야?’ 하는 생각이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관료들은 이 심해에 특이한 동물군이 살고 있다는 점은 물론, 그런 폐기물들이 해양 생물에게 유해할 수 있다는 점은 생각해 보지 않았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해구에 들어간 것은 다른 곳으로 나갈 수 없다는 것이 제이미슨의 설명이다. 섭입대의 구조판은 매년 2cm 정도의 느린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따라서 이 곳에 들어간 제약 폐기물이 지구 맨틀에 흡수되려면 무려 수 백만 년을 기다려야 한다.

제이미슨은 또 다른 해구의 해양동물의 몸속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발견했다. 그 중에는 현미경으로 뚜렷이 보이는 화려한 색상의 섬유들도 있었다. 2018, 마리아나 해구에서 진행된 연구에 따르면, 이곳의 PCB 농도는 중국의 제일 오염이 심한 강의 50배나 된다고 한다. PCB1930년대부터 사용된 난연 화학물질로, 1970년대에 사용이 금지되었다.

그러나 제이미슨은 여기서는 좀 더 희망적인 근거를 찾기를 바란다. 이곳 카리브해의 바다에는 탄소를 먹는 해초가 풍부하다. 허리케인이 이곳의 식물군을 휘저어 놓으면 그 상당수가 해저로 내려가며, 분해되어 해저 생물의 먹이가 된다. 탄소가 대기 중은 물론 섭입대로도 들어간다니 정말 솔깃한 말이다. “섭입대로 들어간 탄소는 퇴적되어, 결국은 지구 맨틀로 들어가게 된다. 지구에서 제일 깊은 바다들은 실제로 탄소를 없애고 있는 것이다.”

제이미슨은 새 생물도 발견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그와 동료들은 지난 수십년 간 여러 종류의 심해 꼼치를 추적해 왔다. 꼼치는 작고 연약하며 하얀 몸에 작고 검은 눈을 지니고 있다. 연구팀은 일본 근해 해구, 챌린저 해연 해저, 뉴질랜드 앞바다에서 꼼치를 발견했다. 2018년 초에는 칠레 근해의 아타카마 해구에서도 발견했다. 그는 뭔가 의심스럽다는 투로 이렇게 말했다. “이들은 모두 다른 종이었다. 유전적 연관성이 없었다. 그러나 모두 같은 수심에서 발견되었고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는 서로 교류가 없던 이 종들이 진화 과정을 통해 유사한 해부학적 구조를 갖게 되었음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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