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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저 수심 마리아나 해구...인공 쓰레기 관측
세계 최저 수심 마리아나 해구...인공 쓰레기 관측
  • 임현재 기자
  • 승인 2019.09.03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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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 중인 <리미팅 팩터>호. 중심부는 발포재를 댄 티타늄 구체다.

베스코보는 세계 최저 수심인 마리아나 해구 정복 첫 임무에서 10,928m를 잠항했다. 1960년 기록보다 12m 이상 더 깊다. 베스코보는 이 해역 가장자리에서 해류를 관측했고, 침니(모래보다 곱고 진흙보다 거친 침적토)속에 반쯤 파묻힌 인공 쓰레기도 관측했다고 주장한다.

심해 생물 중에는 지구에서 가장 오래되고 잘 보존된 종도 있다. 제이미슨의 착륙선은 상어와 난투를 벌이는 키메라를 촬영했다. 키메라는 28천 만년 전에 진화된 종이다.

이런 장소의 가장 큰 수수께끼는 물고기들의 서식 심도 범위다. 누구도 아직 8,200m 이하 수심에서 물고기를 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나머지 3,000m 구간에는 무엇이 있을까? 제이미슨은 물고기들이 생화학적 한계 때문에 그 이하 심도로 들어가지 못한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다섯 해연 잠항에 참가 예정인 휘트먼 대학의 생물학자 폴 얀시는 그 해답이 삼투물질에 있다고 생각한다. 삼투물질은 동물 세포 속 단백질을 고압에 의한 손상으로부터 보호하는 화합물이다. 얀시는 물고기 세포의 삼투물질 농도(TMAO)가 심도가 깊어질수록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제이미슨과 얀시는 2011년부터 여러 물고기 표본을 해부해 삼투물질을 조사했다. 수심 8,200m에서 세포가 포화되었다. TMAO는 그 이상 높아지지 않았다.

베스코보는 이 사례를 주목한다. “, 다시 말하면 수심 8,200m 이하는 물고기가 살 수 없는 곳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인간 역시 고도 8,000m 이상의 저산소 상황에는 적응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제이미슨의 이론에 따르면, 한 때 이 정도 수심이 세계 최대 수심이었을 거라고 한다. 세계 대부분의 해구 깊이는 8,000m 내외다. 그리고 모두 해저가 평평하다. 그러나 수심이 9,750m 이하인 가장 깊은 해구의 해저는 평평치 않다. 골짜기 형태를 하고 있다. 그는 이런 해구들은 해저판이 분열을 일으키면서 생긴 거라고 생각한다.

아마 많은 동물들이 수심 8,200m까지는 적응이 가능하도록 진화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골짜기가 생긴 이후, 그 속으로 들어간 동물은 극소수일 것이다. 시간, 또는 환경적 필연성(해양의 급속한 온난화)을 감안하면 장차 물고기들은 더 깊은 수심에 맞게 진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20181220일 베스코보를 태운 <리미팅 팩터>는 푸에르토 리코 해구 수심 8,200m를 돌파, 지구상에서 제일 깊은 수심에 들어간 잠수정이 되었다. 2개월 후 베스코보는 남대서양 사우스 샌드위치 해구에 들어간 최초의 인간이 되었다. 이 해구는 아르헨티나와 남극 사이에 있다. 그는 사우스 샌드위치 해구에 대한 인류의 지식은 화성에 대한 지식보다도 빈약하다고 말한다.

그 탐사를 하기 위해 <프리슈어 드롭>을 타고 한 달을 바다에 나가 있어야 했다. 악천후와 추위, 강풍도 여행 내내 골칫거리였다. 승조원들은 빙산 사이를 빠져나가기 위해 빙해 전문 도선사까지 채용했다. 그러나 행운은 엉뚱한 방향으로 찾아왔다. 잠항 당일이 되자 모든 조건이 완벽해진 것이었다. 날씨도 바다도 모두 고요해졌다.

그러나 탐사 자체에는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목표 수심의 절반인 4,500m가 되자 베스코보는 수상과 통신이 두절되었다. 찬 바닷물이 원인이었다. 수상의 승조원들은 베스코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나, 베스코보는 승조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베스코보는 그래도 잠항을 계속하기로 결심했다. 기왕 여기까지 왔는데 뭐라도 얻어가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한다.

이들은 임무에서 사상 처음으로 사우스 샌드위치 해구 전체의 고해상도 지도를 작성했다. 이 데이터에서는 기존에 이곳의 가장 깊은 곳으로 알려졌던 미티어(유성) 해연이, 사실은 가장 깊지 않다는 것도 나타났다. 그런 곳은 미티어 해연에서 30km 떨어져 있었다. 그 외에도 두 번째 침하지, 높이 1,500m(필라투보 산만한)에 이르는 해저 산 등 여러 가지 지리적 발견이 있었다. 이 곳의 지명은 베스코보와 승조원들이 붙일 것이다.

이후 <프리슈어 드롭>은 지구의 반대편으로 선수를 돌려 남아프리카의 혼 곶을 통과했다. 4월 초 베스코보는 인도양 해저 7,192m를 정복했다. 또다른 사상 최초 기록이었다. 그리고 레이가 연구 잠항을 실시해, 수석 과학자 제이미슨도 그의 인생 처음으로 자신의 전문 분야인 초심해대에 들어가 볼 수 있었다.

여기서 <리미팅 팩터>의 카메라는 신종 꼼치를 촬영했다. 제이미슨은 꼼치를 매우 젤리 같은 동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생물을 대 있는 해초류 내지는 멍게로 생각했다. 이 생물은 유튜브에서 독자들도 볼 수 있다.

 

제이미슨은 이런 발견에 대한 대중의 반응에 짜증을 내곤 한다. 그는 심해 동물이 빅토리아식 엽기 쇼처럼만 다뤄진다고 지적한다. “태평양은 지구 면적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거기서 사는 동물들을 보면 사람들은 이상해! 외계인이야!’ 하지 않는가? 그들은 외계인이 아니다. 인간보다 더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있는 지구의 주민이다. 외계인은 그들이 아니라 인간이다.”

초심해대의 생물들은 완벽한 어둠과 엄청난 수압을 견뎌야 한다. 이들은 또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제이미슨은 해삼을 사례로 든다. 해삼은 코뿔소, 기린, 사자보다도 지구 환경에 큰 공헌을 한다. “해삼은 수십억 마리나 있다. 해저의 땅을 비옥하게 하고, 산소화시켜 준다.” 그러나 해삼은 동물원의 인기 동물은 아니다.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심해 탐사는 큰 사업이다. 그리고 군대는 심해 탐사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비합리적이긴 하지만 공포도 주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맥컬럼 탐험대장은 이렇게 말한다. “우주에서 위험을 느끼는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바다를 보면 즉시 빠져 죽을 것 같은 위험을 느낀다. 실제로는 우주건 바다건 감당해야 할 위험이 있는 장소인데 말이다. 나는 바다가 훨씬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맥컬럼은 심해 탐사의 새 시대가 열렸다고 생각한다. 그는 다른 회사에서도 수심 11,000m까지 도달 가능한 잠수정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 회사의 이름을 포함한 세부 정보는 아직 비밀이라지만 말이다. 또한 <리미팅 팩터>를 구입하고자 하는 개인들의 연락도 오고 있다고 한다. 그는 챌린저 해연이 관광 상품으로서 확실한 가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챌린저 해연에 사상 처음으로 발을 디딘 10명 중 한 명이 되고 싶지 않은가? 거기에 끼기 위해서라면 100만 달러라도 지불할 사람들은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 와중에 2019513일 연구팀의 발표는 세상의 이목을 가장 크게 집중시켰다. 베스코보는 5개의 잠항 장소 중 4번째 장소로 마리아나 해구를 선택했다. 이곳에서의 첫 번째 잠항에서 베스코보가 세계 수심 신기록을 세운 것이다. 10,928m였다. 1960년 돈 월쉬와 자크 피카르가 세운 기록보다 12m 이상 깊다. 제임스 카메론의 기록은 언론의 주목을 더 많이 받기는 했으나 베스코보의 기록보다는 살짝 얕다.

베스코보는 해저에서 4시간을 머무르며 말미잘을 포함한 여러 생명체를 수색했다. 그것 또한 신기록이었다. 마리아나 해구 해저에서 가장 오래 머무른 인간이 된 것이다. 베스코보의 잠수정은 한 번 충전으로 16시간을 항해할 수 있었다. <리미팅 팩터>는 그 해역에서 8일간 4회를 잠항했는데, 이 또한 전례 없는 기록이었다.

<프리슈어 드롭> 호의 선상에는 특별 손님이 모든 탐험 과정을 보고 있었다. 현재 87세인 돈 월쉬다. 그는 성인이 된 이후, 다른 사람들이 심해에 관심이 없는 이유를 이해하지 못했다. 자신 이후로도 다른 사람들이 챌린저 해연에 간다는 소식을 듣고 그는 흥분했다. 그는 해양 탐사의 역사에서 이만큼 시스템 신뢰성과 작동 효율을 확실히 보여준 사례는 없을 것이다고 말한다.

베스코보의 첫 챌린저 해연 잠항 때는, 해저 착륙선 3대가 모두 고장이 나서 베스코보가 해저에 도착하기도 전에 부상해 버렸다. 두 번째 잠항 때는 착륙선 1대가 해저의 진흙탕 속에 빠져 오도 가도 못하게 되었다. 레이는 25만 달러짜리 착륙선을 잃지 않을까 하고 전전긍긍했다. 그 모습을 본 탐험대장 맥컬럼은 이 점을 주의시켰다. “우리 배에는 잠항심도 무제한의 잠수정이 실려 있어. 그걸 잊은 건 아니겠지?”

베스코보가 <리미팅 팩터>를 타고 착륙선을 회수해 오는 데 성공했다. 이 또한 세계 신기록이었다. 세계 최저 수심에서 진행된 인양 작전이었으니 말이다. 베스코보는 인증사 DNV-GL의 요나탄 스트루베와 함께 탑승, 착륙선 인양을 실시했다. 스트루베는 <리미팅 팩터>의 무제한 수심 잠항 능력을 인증했다. 이 역시 세계 최초였다.

태평양에서 귀환한 지 불과 3일만에 베스코보와 레이는 뉴욕시로 가서 <탐험가 클럽>에서 신기록 수립 사실을 발표했다. 비오는 월요일 밤, 두 사람은 나무 벽재가 들어간 큰 살롱 앞에 앉아 있었다. <탐험가 클럽>의 이사장인 테드 재널리스가 이들의 탐사 내용을 회원들과 언론에 소개했다. 재널리스는 벽에 걸린 깃발들을 가리켰다. 그 중에는 아폴로 임무 때 가져갔던 깃발도 있었다. 그리고 베스코보에게 81번 깃발을 주었으며, 5차례의 탐사를 다 마치면 그 깃발이 여기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재널리스는 또한 이 클럽의 출입구에는 5개의 유명한 세계 최초 탐험 기록을 적은 명판이 있다고 말했다. 북극점, 남극점, 에베레스트, , 챌린저 해연이 그것이다.

제임스 카메론이 2012년에 다녀간 이후, 베스코보가 갈 때까지 챌린저 해연에 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베스코보와 그의 승조원들은 불과 1주일만에, 이전의 모든 챌린저 해연 방문 횟수의 두 배가 넘는 횟수를 방문했다. 그리고 그들의 잠수정은 언제라도 챌린저 해연에 또 갈 수 있다.

재널리스는 청중들에게 이분들은 해양 탐사의 한 획을 그엇습니다.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양 탐사의 영역을 넓히고, 그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앞으로의 더 큰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입니다. 실로 위대한 업적입니다.”

베스코보는 발표 내내 특유의 냉정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챌린저 해연 정복은 에베레스트 정복과 조금은 닮은 구석이 있다고 말했다. 부담에서 막 벗어난 듯한 인상을 주었다. “다행히도 이제는 걱정할 일이 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뭔가 역사에 남을 일을 했음을 실감하게 되었지요. 그 다음에야 비로소 잠수정에 타고 마리아나 해구 해저에 다녀왔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정말 대단하지 않습니까?”

제임스 카메론은 그에게 마리아나 해구 해저의 모습이 달 표면처럼 아무 것도 살아 움직이지 않는 곳이라고 미리 말해주었다. 지형도상으로는 분명 그래야 했다. 그러나 베스코보는 그 곳의 바닥을 기어 다니는 동물들을 보았다. 제이미슨과 연구팀은 그 동물 중에는 신종 단각류(새우와 비슷한 갑각류 생물)가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그는 또한 흙 속에 반쯤 파묻힌 인공 쓰레기도 보았다. 이곳에 인공 폐기물이 들어온 확실한 증거였다.

 

임현재 기자 limhj@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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