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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화성에 영구 생존 하려면 거주구를 만들어라
인간이 화성에 영구 생존 하려면 거주구를 만들어라
  • 정승호 기자
  • 승인 2019.09.10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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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가 마샤의 내구성을 실험하기 위해 축소 모형에 압력 테스트를 하고 있다
NASA가 마샤의 내구성을 실험하기 위해 축소 모형에 압력 테스트를 하고 있다

제프리 몬테스는 먼지가 가득한 작업장 한복판에 세워진 사다리 위에 높이 올라가서 세계에서 제일 큰 화병같이 생긴 물건의 원형모형을 살피고 있었다. 그의 카키색과 검은색 티셔츠는 미래 화성 기지의 1/3 스케일 모델을 만들기 위해 진한 붉은 물질을 뿜어대는 작업자 치고는 눈에 띄게 깨끗했다. 그 더러운 일을 로봇에 맡긴다면 가능한 정도의 깨끗함이었다.

몬테스는 AI 스페이스팩토리 건축사의 동료들과 함께 일리노이 주 피오리어시 인근의 텅 빈 전시관 안에 있었다. 우주 비행사들이 3D 프린터와 화성의 물질을 이용하여 화성 표면에 건축물을 짓는 방법을 NASA에 시연하기 위해서였다. 이 건축사의 특제 3D 프린터는 대략 30시간에 걸쳐 초콜릿색의 물질을 뿜어내어 <마샤>라는 이름의 건축물을 만들었다. 이제 몇 분만 있으면 NASA3D 프린티드 거주지 챌린지가 종료될 시점이었다. 5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린 이 대회에서 이 건축사의 유일한 경쟁팀은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팀이었다.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팀은 몇 분 전에 회색 콘크리트로 된 얼음집을 완성했다.

화성에 인간이 거주한다면, 어떤 형태의 건물에서 살아야 할 것인가? 17개월에 걸쳐 마샤(화성 거주구를 뜻하는 영어 Mars habitat의 줄임말)와 그 프린터를 설계한 몬테스는 그 건물이 단지, 항아리, 계란 모양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한 자웅동체적이어야 한다. 외부는 발기한 남성기처럼 단단하지만 내부는...” 그는 잠시 말을 쉬었다가 이었다. “아무튼 단단의 반대(여성기적)여야 한다.” 몬테스는 화성 거주자 여러 명이 숙식, 업무, 여가를 볼 수 있는 이 건물 내에 여러 층을 만들었다. 천정에도 채광창을 하나 만들어서 우주 관측에도 사용할 수 있고, 낮에는 화성의 희박한 대기를 통해 들어온 빛을 쬘 수 있게도 했다. 하지만 그러려면 아직 다 굳지 않은 높이 4.5m짜리 건물 위에 원형 창문을 내야 했다. 마샤를 이루는 물질의 건조 속도는 빨랐다. 그러나 계속 다가오는 NASA의 마감 시한을 맞추기는 어려워 보였다. 프린터 노즐이 하늘을 보자 마샤의 상층부가 살짝 눌렸다.

로봇은 마감을 3분 남겨놓고 작업을 끝냈다. 그리고 몇 인치 크기의 폴리카보네이트 채광창이 자리를 잡았다. 마감을 몇 초 남겨놓고 NASA 촬영인원 1명을 포함한 수십 명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몬테스는 채광창을 풀어놓을 것을 지시했다. 채광창 부분이 망가지지 않기를 바라며 모두가 숨을 죽였다.

화성 정착민들은 화성에서 필요한 물자를 일정부분 자급자족해야 한다. 화성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가장 가까울 때에도 5,632km에 달한다. 현재의 기술로는 화성과 지구 사이의 택배 요금은 1파운드(454g)5,000달러에 달하고, 배송 기간은 최소 6개월이다. 때문에 가급적 화성 현지의 자원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유럽 우주 기구에서 3D 프린팅과 유사한 공정을 개발 중인 소재공학자 어드베니트 마카야는 화성 정착 임무의 보급은 다른 임무와 완전히 다르다.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화성에 도착한 사람들의 전력은 태양에서, 물은 지하 얼음에서, 산소는 화성 대기에서 얻을 수 있다. NASA의 지원을 받은 건축가, 공학자, 과학자들은 화성 거주민들이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화성 암석과 표토를 사용해 도구를 만들고 집을 짓고 발사장과 도로 등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로버와 탐사선들은 화성의 지질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냈다. 덕분에 우리는 화성에서 생활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 화성의 표면에는 지구와 마찬가지로 철, 마그네슘, 알루미늄, 기타 유용한 자원들이 풍부하다. 과학자들은 화성의 지각에는 하와이의 용암 지대처럼 현무암도 풍부할 거라고 보고 있다.

지구에서 연구자들은 현무암을 부숴서 화성 표토의 대용품으로 사용한다. 이 표토를 가열하고 압축하는 소결 과정을 거치면 도로포장용 타일을 만들 수 있다. NASA와 항공우주 에이전시인 <탐험 체계용 태평양 국제 우주 센터>가 지난 2015년 한 작업이 바로 이것이다. 그 다음에는 로봇 로버 <헬레라니>를 사용해 그 타일로 직경 20m의 발사장을 건설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 디에고 캠퍼스의 우 치아오 연구팀에 따르면 압축된 표토는 열을 가하지 않아도 잘 뭉쳐진다. 이들의 2017년 연구에 따르면 화성의 붉은 색을 내는 산화철이 결착제 역할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표토로 벽돌보다 더 복잡한 물건을 만들기는 어렵다. 성형력이 없어 찰흙처럼 모양을 만들기 어렵다. 유럽 우주 기구 마카야 팀과 노스웨스턴 대학의 연구팀은 3D 프린팅 기법으로 표토로 공구와 작은 물건들(톱니바퀴 및 벽돌)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들의 기법에서는 표토를 솔벤트, 점착성 결착제와 혼합했다. 그런 첨가제들은 지구에서 실어 가거나 화성에서 만들어야 했다.

베를린 공대의 소재공학자이자 박사과정생인 데이빗 칼은 더 쉬운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가 있던 연구소에서는 전자제품, 생체의학 이식, 기타 용도의 첨단 세라믹을 만들고 있었다. 그는 미술을 전공했기에 이런 식으로 얘기를 잘 한다. “시멘트는 현미경으로 보면 정말 환상적이다.” 몇 년 전 그는 지도교수이자 연구소장인 알렉산더 구를로와 함께 우주비행사들이 지구에서 가져온 첨가제 없이 표토를 활용할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다가 같은 문제를 고민하던 모두가 지나쳤던 고대의 방식에 착안하게 되었다. 바로 표토와 물을 섞어서 반죽하는 것이었다. 인류가 최소 30,000년 전부터 토기를 만들 때 사용해 왔던 방식이었다.

이들은 비교적 쉬운 토기 제작 방식인 슬립 캐스팅 기법을 사용했다. 흙에 물을 비교적 많이 섞어 점도를 낮춘 반죽(슬립)을 형틀에 부어 굳게 놔둔다. 그 다음 필요 없는 재료를 제거한 다음, 그릇으로 쓰일 부분만 떼어내어 화로에 넣고 굽는다. 칼과 구를로는 진흙 대신 JSC-마스-1A라는 이름의 표토(NASA1998년 개발)를 쓰고 베를린의 로열 포스레인 공장의 형틀을 사용했다. 칼은 나는 여기서 이 웃기는 화병을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다양한 공학적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납득시키기조차 어렵다고 말한다.

 

정승호 기자 saint09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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