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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생명체가 사는 별은 지구뿐인가?

  • 기자명 이동훈 기자
  • 입력 2019.09.23 10:43
  • 수정 2019.09.23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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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는 지구인만 살고 있는가?

현재까지 인간이 알고 있는 우주의 폭은 930억 광년에 달한다. 그 어마어마한 공간 안에는 2조 개의 은하가 있다. 은하 하나에는 항성이 수백만 개가 있고, 항성 하나는 여러 개의 행성을 거느리고 있다. 이 엄청난 규모를 고려할 때, 이 우주에 생명이 사는 별이 지구뿐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다. 그러나 아직 인류는 지구 밖 지적 생명체의 존재를 증명하는 어떤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

평생 동안 지구 밖 문명을 찾아 왔던 과학자들도, 우주 속 지적 생명체가 인간뿐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SETI(지구 밖 지적 생명체 탐사를 의미하는 영어 이름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의 약자) 연구소의 천체물리학자 세스 쇼스택은 지구만이 지적 생명체가 사는 유일한 별이라는 주장은 너무나도 오만하다고 말한다. 통계적으로 보더라도 우주에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많다.

천문학자 프랭크 드레이크 역시 1961년에 그와 같은 주장을 했다. 그는 우리은하 속 고등 문명의 개수를 정하는 변수가 7가지라고 말했다. 이 중에는 우리은하에 있는 항성의 숫자, 항성의 광도, 불타며 행성을 비추는 가스 구체의 수, 이들 항성계에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확률 등이 있다. 그의 이름을 딴 이 <드레이크 방정식>은 학계 내에서 좋은 두뇌 체조의 소재가 되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오랜 세월 동안 관련 논의를 제약한 측면도 있었다.

드레이크가 제시한 변수들 중 상당수는 확실한 값을 따질 수 없다. 따라서 그의 방정식 역시 추론의 영역을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현대 천문학자들은 우리은하에 있는 태양계 밖 행성의 수는 확실히 알아냈다. 이 중 일부는 생명체가 살기 적합한 조건일 수 있다. 지난 20년 동안 연구자들은 우리은하에서 행성 4,000여개를 발견했다. , 우주에는 행성이 매우 많다는 증거인 것이다. 노팅햄 대학의 천체 물리학자인 크리스토퍼 콘셀리스는 우주 전체의 행성 개수를 1020승개로 추산한다.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다.

이 행성 중 생명체 생존이 가능한 것은 몇 개나 되는가? 이는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논쟁거리다. 그러나 중론에 따르면 우리은하의 항성 2500억 개 중 딸린 암석형 행성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기에 적절한 열량을 공급해주는 것의 비율은 20%라고 한다. 따라서 계산해 보면, 생명이 살 수 있는 조건의 행성 개수는 수백억 개에 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 확증된 수치가 아니다. 지구에서 지적 생명체가 탄생한 것은 복잡한 생화학적 구조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런 물질이 하나의 은하 내에서 137억년 동안 두 번 이상 만들어질 확률은 얼마나 될까? 수백억 가지의 경우의 수를 모두 감안한다면 그 확률은 1조 분의 1 이하라는 것이 여러 천문학자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그러나 물리학과 보통 원리를 부인하고, 순수하게 개연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경우 우리 태양계가 특별한 사례라기보다는 일반적인 사례에 더 가깝다는 주장도 있다. 메사추세츠 공과 대학의 천체 물리학자이자 행성 과학자인 사라 시거는 우주는 생명으로 가득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 생명체들은 다들 어디에 있는가?

이탈리아 물리학자인 엔리코 페르미 역시 같은 의문을 1950년에 제기했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그 의문에 답을 내고자 했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지구보다 더 나이가 많은 행성은 분명 있을 것이고, 그 중에는 외계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생명체, 즉 지적 생명체를 보유한 행성도 최소한 하나는 있을 거라고 한다.

, 우리 태양계 밖에 지적 생명체가 있다면 그들도 다른 행성에 사는 생명체와 교신하고 싶어할 거라는 얘기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그들 역시 구태여 적대적인 외계 생명체를 자기 별에 불러들이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또는 다른 외계 생명체와 교신할 기술적 능력이 없을 수도 있다.

우리 지구인 역시 외계 생명체가 보내오는 메시지를 수신하고 해석할 기술적 능력이 아직 없을 수도 있다. 그리고 외계 생명체가 너무 먼 곳에 살기 때문에, 그들의 메시지가 아직 지구에 도착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우리 지구가 우주 전체로 보면 너무 낙후된 지역에 있어서, 외계 생명체의 흥미를 일으키지 못했을 수도 있다. 외계 문명이 이미 성립된 적은 있으나, 어떤 우주적 사건으로 멸망당했거나 자멸했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 경우라면, 언젠가는 그들이 존재했음을 알리는 증거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많은 천문학자들은, 아직 외계 생명체가 발견되지 않는 데에는 논리적으로 더욱 타당한 이유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것은 우주가 너무나도 넓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우리 인류는 태양계 밖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 천문학자인 질 타터는 외계 생명체 탐사에 40년을 바치고 나서 퇴직했다.

그는 현재 SETI 연구소의 명예 연구원이다. 그는 이런 비유를 쓰기 좋아한다. 우주 전체의 크기가 지구의 바다만하다면, 인간이 외계 생명체를 탐사할 수 있는 영역의 크기는 컵 한 잔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계의 다른 사람들은 좀 더 관대하게 봐서 작은 수영장 정도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아무튼 형편없이 작은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인간은 탐사의 영역을 아주 조금씩이나마 늘려가고 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동북쪽으로 640km 떨어진 건조한 고원 지대에는 64개의 흰색 안테나로 이루어진 어레이가 서 있다. 미어KAT이라는 이름의 이 어레이는 먼 우주를 관측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연구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생산한다. 올 가을부터 슈퍼컴퓨터로 이 데이터를 분석, 외계 생명체가 보내오는 신호일지도 모르는 미약한 전자 신호를 찾아낼 것이다. 천문학자들은 이런 방식으로 5년 이내에 100만개의 항성을 조사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기존 연구 프로젝트에 비해 무려 1,000배나 빠른 것이다. 이 프로젝트의 지휘자인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의 천문학자 앤드루 시미온은 외계 생명체의 신호를 찾아낼 기회는 분명히 있다고 말한다. 물론 아직 그 신호를 찾아내지는 못한 채, 찾기를 기다리고 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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