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 돌렌, 존스 홉킨스 대학의 신경과학자
문어와 인간은 닮은 구석이 없는 것 같다. 문어의 두뇌는 인간의 것과 생리적으로 다르다. 그러나 문어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동류와 상호작용할 수 있고 퍼즐을 푸는 등 복잡한 임무도 해낼 수 있다.
문어는 보통은 혼자서 산다. 그러나 짝짓기 철이 되면 매우 사교성이 높아진다. 인간의 경우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사회적 기능을 높인다. 문어 같은 다른 종의 동물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우리는 문어 2마리에게 MDMA를 투여했다. MDMA는 세로토닌을 운반하는 단백질에 들러붙는 향정신성 의약품이다. 인간의 공감 능력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는 두 문어를 MDMA가 녹아 있는 해수가 든 수조에 넣고, 그 효과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그 다음 문어 2마리를 꺼내서 다른 수조에 넣었다. 이 수조의 한쪽 끝에는 재미있는 장난감이 있고, 반대쪽 끝에는 제3의 문어가 있다. MDMA를 투여받은 문어들은 분명 장난감 대신 다른 문어와 어울려 노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였다. 또한 움직임도 더욱 유연해졌다. 백플립을 하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했다. “약이 충분한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나는 말했다.
다른 개체에 대한 무관심하던 문어들의 사교성이 높아진 것은 문어도 인간과 같은 세로토닌 운반 단백질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즉 세로토닌이 동물들의 상호작용에 오랜 세월 동안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