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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 열수분출공에서 사는 무척추동물들

  • 기자명 김윤겸 기자
  • 입력 2019.10.08 17:08
  • 수정 2019.10.1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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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스 뷸리, 우즈홀 해양연구소의 생물 해양학자

내 전공분야는 심해 생물학이다. 해저 근처 열수분출공에서 사는 무척추동물들을 연구하고 있다. 화산 활동이 심하고 온천이 많은 곳에서 발견되는 특이한 생물들이다. 이런 동물들 중 다수는 다른 어떤 곳에서도 볼 수 없다. 우리는 새로운 열수분출공을 발견할 때마다 거의 매번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생명체들의 거주 지역에 가는 것부터가 고역이다. 우선 심해에 가려면 유인 또는 무인 잠수정이 있어야 한다. 무인 잠수정의 경우, 사람은 해상의 작은 배에 탑승해서 길이 3km의 전선을 이용해 무인 잠수정을 유선 조종, 원하는 곳으로 보낸다. 마치 비행기를 타고 낚싯대로 땅 위의 물체를 낚는 기분이다.

직접 잠수정에 탑승하는 것도 까다롭다. 무엇보다도 원하는 위치에 잠수정을 대기가 어렵다. 해저에는 울퉁불퉁한 화산암이 산재해 있고 열수분출공이 있기 때문이다. 거기서 나오는 열수의 온도는 섭씨 350도에 이르기도 한다.

잠수정의 탑승감은 3명이서 탄 폴크스바겐 비틀 같다. 그런 조건에서 10시간이나 버텨야 한다. 잠수정에 화장실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꽤 긴 시간이다. 그러나 일단 탑승하고 나면 과학을 연구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해저를 탐사하고 있다는 데서 힘이 나고 생리적 욕구를 잊을 수 있다. 배고프지도 않고 목마르지도 않다. 연구에 완벽히 몰입할 수 있다. 탐사 장소에서 수면까지 부상하는 데만도 1~2시간이나 걸리는데 연구를 마치고 나면 그때서야 신체 기능이 원래대로 돌아오는 것 같다.

이런 가혹한 환경에서 사는 생명체들의 정보는 새로운 산업용 효소와 신약 개발에 응용할 수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생명체 발견 자체에 가치를 두고 있다. 나는 우리가 사는 지구의 주민인 이들 생명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연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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