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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콘 산악 극지 울트라마라톤 대회

  • 기자명 임현재 기자
  • 입력 2019.10.18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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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코커, 알래스카 대학 페어뱅크스 캠퍼스 운동 생리학자

유콘 산악 극지 울트라마라톤은 절대 일반적인 육상 경기가 아니다. 기온이 섭씨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동계에 캐나다 유콘 지역에서 총 692km 구간에 걸쳐 진행되는 이 경기는 최대 2주간까지 진행되기도 한다. 나는 2015년부터 이 경기 참가자들의 신체 변화를 조사해 왔다.

준비되지 않은 사람은 절대 참가할 수 없는 경기다. 운동이 아니라 데이터 수집을 하려고 오는 사람조차도 말이다. 이렇게 추운 곳에서는 무슨 문제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보다 더욱 많은 방한복과 침낭, 식량을 챙겨갔다. 2017, 나는 알래스카 페어뱅크스의 홈 베이스를 떠나 남쪽으로 약 1,000km 떨어진 화이트호스의 경기장에 갔다. 기온이 너무 낮아 내 SUV의 오일 캡 실링이 터질 정도였다. 나도 모르는 새에 주행 중에 엔진 오일에 문제가 생겼다. 다행히도 차가 퍼져서 노숙을 해야 할 일은 없었다. 어찌된 일인지 오일 캡의 실링이 복구되었기 때문에 엔진 오일을 다시 보충하고 달릴 수 있었다. 그 차는 지금도 타고 있다.

물론 선수들은 더욱 위험한 환경에 처해 있다. 장갑을 벗으면 몇 분 이내에 동상이 걸린다. 게다가 훈련 중에는 실제 경기의 이런 가혹한 상황을 재현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이 경기는 숙련된 울트라 마라토너에게도 매우 어렵다. 우리 연구팀은 출발선과 중간 점검지(2군데), 결승선에서 모두 한 번씩 선수들의 건강검진을 실시했다. 조건이 매우 가혹하기 때문이다. 나는 선수들이 경기 중 대량의 순수 근육을 소모시켜 에너지로 전환시켰을 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대량의 칼로리 소비를 유발하는 강추위 속에서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가 관찰한 바로는 선수들은 경기 내내 근육량을 유지했다. 소비한 것은 지방뿐이었다. 건강 측면에서 볼 때 더욱 바람직한 결과였다.

울트라마라토너들의 열량 소비량은 일반인의 3~4배에 달한다. 때문에 그들의 실험 결과를 매일 운동하는 일반인에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 그러나 연구 결과를 보고 인체는 차와 마찬가지로 움직이기 위해 만들어져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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