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오필드 연구소 소장인 오필드는 대학을 졸업한 후인 1969년 사무용 가구 회사의 영업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칸막이에는 “비밀 이야기가 가능하다!”는 광고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 광고 문구는 사실이 아니었다. 목소리는 칸막이를 넘어 새어나왔다. 그러나 설계가 왜 잘못되었는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고치는 법을 아는 사람도 없었다. 그는 몇 년 후 미네아폴리스에서 오필드 연구소를 창립했다. 다양한 감각을 연구하여, 앞서 말한 칸막이의 문제점 같은 것들을 해결하는 것이 이 연구소의 창립 목표다.
그는 실험실을 할리 데이빗슨 모터사이클의 소리에 대한 고객 반응에서부터 노인 거주 주택 조명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까지 다양한 것들을 실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그 중에서 최고 명물은 무반향실일 것이다. 반향이 전혀 없는 방이다. 이 방은 특정 주파수의 음파를 100% 흡수한다. 따라서 제품이 발생하는 소음을 간섭 없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 방은 두께 10cm의 방음 강철판으로 만들어진 육면체다. 모든 면에는 길이 1m짜리 유리섬유제 쐐기가 달려 있다. 이 시스템 전체는 스프링에 매달려 있다. 그리고 두 겹의 층으로 감싸져 있는데, 그 층 중 하나는 두께 30cm의 콘크리트다.
이런 무반향실 내부의 소리는 대개 약 30데시벨 정도다. 조용한 침실의 소리 정도다. 그러나 우리 것은 –13데시벨이다. 즉, 대부분의 인간이 들을 수 없는 작은 소리까지 존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소를 견학하러 온 사람들은 이 무반향실에도 들어와 본다. 들어오면 마치 우주비행사나 잠수함 승조원이 된 기분이 든다.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데다가, 불이 꺼지면 아무 것도 보이지도 않기 때문에 방향을 잡을 수 없다. 사람들은 그래도 서 있기는 하지만 넘어지는 사람도 있다. 이 방에 들어가면 10분 내로 이명이 생긴다. 30분 내로 자신의 심장와 관절의 소리가 들려 올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