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트럼블, 베일러 대학의 해양 생물학자

몇 년 전 나는 어느 환경 화학자와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러다가 고래의 나이를 알아맞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백여 년 전 고래잡이 어부들은 고래의 귀지를 보고 고래의 나이를 알아 맞췄다고 한다. 고래의 귀지는 여러 해에 걸쳐 원통형으로 쌓이면서 귓구멍을 끈적하게 틀어막는다.

고래의 귀지를 추출해 길이 방향으로 반으로 자르면 밝은 색과 어두운 색의 고리를 볼 수 있다. 연구자들은 밝은 색 고리는 여름에, 어두운 색 고리는 겨울에 형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고리의 숫자를 세면, 고래의 나이를 알 수 있다. 즉 이 고리는 고래의 영양 상태와 관련이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다른 것도 알려줄 수 있지 않을까?

다행히도 스미스소니언은 지난 100년 동안 고래의 귀지 약 1,000점을 모아 왔다. 1960년대 에 채집된 귀지에서는 DDT가 검출되었다. 그 이후에 채집된 귀지에는 의문의 난연제도 나왔다. 소음, 포경 어업, 전쟁, 해수 온난화 등 인간 활동으로 인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도 높게 나왔다. 이 우스운 물건은 인간이 바다 생명체들에 오래가는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