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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사태를 예상하고 소설을 쓰자....유전자 조작 아기

  • 기자명 심우성 기자
  • 입력 2020.03.03 15:13
  • 수정 2020.07.06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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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10, 어느 중국 과학자는 자신이 유전자 조작 도구인 CRISPR를 사용해 쌍둥이 배아의 DNA를 개조, HIV에 내성을 갖게 했다고 발표했다. 이제부터 나올 소설은 부모들이 같은 기술을 사용해 맞춤 아기를 만드는 미래를 묘사한 것이다.

베카의 눈 색은 녹색이고, 찰리의 눈 색은 갈색이다. 둘 사이에 태어난 딸의 눈 색은 녹색과 갈색이 절묘하게 섞인 담갈색이다. 샘이 그렇게 해 달라고 주문한 거냐고 묻자 베카와 찰리는 머뭇거렸다.

그러다가 찰리가 말했다. “기술자들에게는 배아를 그냥 알아서 커 가게 놔두라고 했어요. 이미 조작은 충분히 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정자 기증자가 필요 없었기 때문에 내 피부 세포를 사용해서 정자를 만들었어요. 물론 클리닉에서는 개조된 바이러스로 아이의 DNA를 조금만 조작할 것을 권했지요. 그러나...”

베카가 코방귀를 뀌며 말했다. “하지만 알다시피, 나는 절대 쓸데없는 것을 사지 않지요. 그건 필요 없었어요. 우리 아이는 그런 거 없어도 충분히 예쁘니까요.”

샘도 동의를 표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샘은 수정 기술자가 좀 말솜씨가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결과를 논하기는 어려웠다. 베카와 찰리 커플이 임신을 발표하고 몇 달이 지나, 클리닉에 찾아간 샘과 다나는 CRISPR 기술로 태어난 천사 같은 아이들의 사진을 보고 넘어가고 말았다.

 

간호사는 계약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배아 제작 과정에서 발견되는 모든 유전적 문제를 고칠 권한을 저희에게 주시려면 이곳에 서명해 주십시오.”

다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유전적 문제가 있는지 어떻게 아나요?”

간호사가 대답했다. “자세히 말씀드리려면 어려운 전문용어가 많이 나올 거예요. 발암 위험이 높은 유전자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도 상관없나요?”

다나는 글자가 빽빽이 적힌 서류를 읽어보면서 말했다. “물론 그래서는 안 되겠지요. 그리고 말씀하신 특별 옵션은 뭔가요?”

간호사가 말했다. “, 동성 부모를 위한 표준 패키지에는 DNA 교체를 통해 아이의 특질을 높여주는 보너스 부스터 2가지를 고르실 수 있어요. 실험을 통해 검증된 DNA를 사용합니다. 제일 많이 찾는 보너스 부스터는 지능과 외모예요. 그 외에도 운동 능력, 예술 능력 보너스 부스터도 있답니다.”

샘은 다나가 뭐라고 말대꾸하려는 준비 중임을 눈치챘다. 샘은 다나의 손을 잡았다.

샘은 다나에게 간곡히 말했다. “다나, 우리 아기를 원하지 않아? 완벽한 아기 말야.”

그래. 하지만 유전자 조작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지? 우리 증손주 대에 가서 도저히 고칠 수 없는 유전병이 나타난다면?”

간호사가 끼어들었다. “저희 클리닉의 모든 시술은 20년간 무상 애프터서비스를 해 드립니다.”

샘은 다나의 손을 잡은 손에 더 힘을 주었다. “들었지? 책임져 준다고 하잖아.”

한편, 다른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배아를 남보다 앞서 나가게 하려는 것은 분명했다. 그녀 역시 자신들의 아이가 뒤처지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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