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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생산에서 댐이 차지하는 비율?

  • 기자명 장순관 기자
  • 입력 2020.04.13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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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퓰러사이언스 제공 / 장순관 기자

미국은 강으로 이루어진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에는 25만여개의 강이 있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서구 식민지 시절부터 그 강들을 멋대로 막아 왔다. 미국 정부 소속의 댐은 미 육군 공병 병과에서 관리 감독한다. 그 수는 9만 여개에 달한다. 그러나 수만 개의 댐들이 여전히 미등록 상태다. 지난 1998년 당시 내무부 장관이던 브루스 배비트는 미국 생태학회 회의에서 그 숫자를 한 번 생각해 보라. 미국 독립선언 이후부터 하루 하나씩 댐을 세웠다는 소리다라고 말했다. 댐 중 일부는 인간을 위해 전기를 생산하고, 가뭄을 해갈해준다. 항법의 마루지 역할도 한다. 그러나 나머지 일부, 아니 어쩌면 대부분의 미국 댐은 이제 더 이상 필요 없다.

재생 가능 에너지의 가격 폭락, 그리고 미국 내 제조업의 감퇴로 인해 이 댐들 중 상당수가 불필요해졌다. 필요한 댐이라도 유지비가 많이 든다. 미국 토목 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 댐의 70%는 건축된 지 50년이 초과되었다. 그리고 다수가 수리를 요하는 상태다. 같은 단체의 추산에 따르면, 고위험군(문제가 생길 경우 하류에 사는 사람이 죽을 수 있는)으로 여겨지는 댐은 전체의 17%에 달하며, 이들 댐을 보수하는 비용은 450억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나머지 댐을 보수하는 비용은 그 몇 배에 달하고 말이다. 이에 발맞춰, 갈수록 많은 과학자들과 환경 운동가들은 낡거나 필요 없는 댐을 해체하고, 자연의 인프라인 강을 원상복구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시애틀에서 서쪽으로 80km 떨어진 엘화 강을 모델로 삼는다. 미국 국립공원 관리청이 이 강의 댐 2개를 2014년에 철거하기 전까지, 이 강의 연어와 송어는 사실상 전멸 상태였다. 댐이 사라지자 강의 수로와 주변의 황야는 되살아났고, 전력 수급의 문제는 크지 않았다. 복원을 중시하는 사람들은 스네이크 강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스네이크 강 수력발전소가 생산하는 전력이 매우 중요하며, 그 수력발전소를 없앤다고 야생동물들을 구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육군, 지역 정치가, 농부들에 맞서 10년 동안이나 투쟁해 왔다.

스네이크 강 복원주장에 힘이 실릴수록 육군을 비롯한 많은 유관단체는 전국적으로 터져 나오는 그런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듀크 대학의 수문학자 마틴 도일은 그러한 추세가 미국 전국의 하천을 크게 바꿀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는 우선순위를 바꾸고 있다. 더 이상은 쓸모없는 댐들을 계속 떠안고 갈 수 없다. 강을 막으면서 문제만 일으키는 낡은 인프라는 부숴야 한다. 미국 댐 중 80%의 미래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스네이크 강은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수원지를 출발해 아이다호 주(서부에서 수중 생태계가 가장 잘 보존된 지역이다)를 거쳐 워싱턴 주까지 총 1,500km를 흐른다. 워싱턴 주에서 이 강은 <팔루스> 지역 225km를 통과한다. <팔루스> 지역의 면적은 2km2에 달한다. 이 지역에는 외계 행성의 것 같은 모래 언덕은 물론 누런색 밀밭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이 강은 콜럼비아 강과 합쳐진다.

이곳의 <더스티> 마을 근처가 브라이언 존스의 고향이다. 존스의 증조할아버지는 이곳에 150여 년 전에 정착했다. 그들 일가는 밀을 키우며 살았으며, 현재 2.6km2 면적의 농장을 가지고 있다. 풍년 시 수확량은 486톤이다. 워싱턴 주는 미국에서 밀을 4번째로 많이 키우는 지역이다. 생산량 대부분은 수출된다.

육군 공병 병과는 1961년부터 1975년 사이에 하 스네이크 강에 수력발전소 댐 4개를 지었다. 이로서 오레곤 주 포틀랜드로 가는 바지선이 쓰던 수로도 더욱 깊고 넓어지게 되었다. 존스는 당시 밀을 나르는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것이 당국의 약속이었다. 우리는 그러면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여러 해 동안 바지선은 자동차나 기차에 비해 더욱 싼 운임으로 밀을 날라 주었다. 그러나 아이스 하버 댐, 하 모뉴멘탈 댐, 리틀 구스 댐, 하 그라니트 댐의 수문들은 예상한 만큼의 이익을 내지 못했다. 바지선의 비용도 치솟아 효율이 떨어졌다. 현재 매년 바지선들이 하류로 나르는 짐의 양은 300만 톤 미만이다. 전성기인 2000년에 비해 26%나 감소했다.

존스는 댐 해체를 주장하는 소수의 농부 중 하나다. 그는 경제적 이유를 든다. 육상 운송이 더욱 저렴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내심은 더욱 단순하다. 그는 어린 시절의 풍경을 그리워하고 있다. “출렁거리는 스네이크 강의 강물, 모래사장, 강기슭의 과수원, 토마토, , , 수박, 목초지...” 그는 풍성했던 야생 동물들도 회상한다. 그 중 상당수가 지금은 사라져 버렸다. 댐 사이에 형성된 저수지에 수몰되어 버렸다.

그 중에서 가장 혹심한 타격을 입은 것은 물고기다. 스네이크 강에 서식하는 연어와 옥새송어 4종은 모두 절멸 위기 및 멸종 준위협 상태의 어종들이다. 이러한 추세는 미국 정부가 31개의 댐을 관리하고 있는 태평양 북서부에 전반에 걸쳐 나타난다. 이미 1980년에 당시 미국 대통령 지미 카터는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안에 따라 아이다호, 몬타나, 오레곤, 워싱턴 주는 멸종 위기종 보존 계획 작성 권한을 받았다.

연방 정부의 비영리 단체인 보네빌 전력회사는 이 댐에서 생산한 전력의 판매 업무를 맡고 있다. 이 회사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야생동물과 산란장 보호에 평균 22천만 달러를 사용한다. 이 회사는 또한 매년 평균 7700만 달러를 육군과 기타 유관기관에 제공한다. 육군 공병 병과 대변인인 조 색슨에 따르면, 이는 세계에서 제일 발전된 어류 통과 체계의 유지에 필요한 자금이라고 한다. 워터파크의 물미끄럼틀을 닮은 배수로 어살과 사다리를 통해 물고기는 댐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작업자들이 치어를 집어조에서 꺼내 트럭과 바지선에 담아 하류로 가져간다. 냉각 체계가 동물들을 위해 저수지의 수온을 조절해 준다. 색슨은 성어의 99%, 치어의 95~100%가 저수지를 무사히 통과해 살아남는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일면의 진실만 보여줄 뿐이라는 게 비평가들의 주장이다. <트라우트 언리미티드>의 수석 과학자인 헬렌 네빌은 이러한 주장을 두고 “100층짜리 마천루 옥상에서 금붕어를 떨어뜨린 다음, 75층을 통과할 때까지 금붕어가 살아 있으면 문제없다는 식이다고 꼬집는다. 댐과 저수지가 있으면 이주 어종들은 바다로 드나드는 길을 바꿀 수밖에 없다.

이는 치어들에게 특히 더 위험하다. 빠르고 차가운 하류의 물살을 타고 가는 대신, 따스하고 느린 저수지의 물살을 타면서 더 큰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수지에서는 피식 당할 위험도 높아진다.

설령 무사히 바다로 나온다고 해도, 치어가 댐을 거쳐서 나오는 데는 댐이 없을 때에 비해 시간이 2주 더 걸린다는 것이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의 2014년 연구 결과다. 그리고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렇게 길어진 이동 시간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해져, 치어 중 약 1/4이 죽는다고 한다. 물론 태평양까지 살아서 나온다고 해도 여전히 위협은 있다. 최근 바다로 나간 치어 중 산란을 하러 상류까지 돌아오는 개체의 비율은 1% 미만이라는 데는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육군이 댐을 건설하기 전 그 비율은 6%였다. 그리고 생물학자들은 2%가 넘어야 개체수를 유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네빌은 물고기들이 멸종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로서 미 전국의 과학자 55명은 201910, 댐의 해체를 촉구하는 편지를 써 보내게 되었다. 이들의 청원은 지난 1994년부터 나온 5건의 연방법원 판결에 기반한 것이었다. 그 판결들에서는 댐 및 수로 관리자들은 적절한 야생동물 보호 수단 추가를 검토해야 하고, 이를 제거할 때는 철저한 감독을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어로 본부는 물고기 개체수를 파악하는 곳으로, 보네빌 전력 회사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어로 본부에 따르면 댐을 해체할 경우 산란지로 돌아오는 물고기의 수가 4배는 늘어날 거라고 한다.). 또한 관계 기관들은 환경 영향 연구를 2020년까지 끝마쳐야 한다. 그러나 그런다고 논쟁이 멈출 것 같지는 않다. 철도 회사의 독점을 두려워하는 농부들은 바지선을 잃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일부 지역 정치가들도 육군 편에 붙어 댐 해체를 반대하고 있다. 댐이야말로 전력 가동 시 시애틀만한 도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이 지역의 전력 공급에서 댐이 차지하는 비율은 4.3%에 불과하다.(3에서 계속) 장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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