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릭 맥고번, 펜실베니아 대학 박물관 생체분자 고고학 프로젝트 과학부장은 오래전부터 맥주를 매우 좋아했다. 그가 맥주를 처음 마셔본 것은 1961년 독일 바이에른에서였다. 당시 나이는 16세였다. 그 곳에서는 16세도 합법적으로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 그러나 돌아온 뉴욕에서 음주는 18세 이상만 가능했다. 한 번은 미치도록 맥주를 마시고 싶었다. 그래서 독일식 반바지를 입고 근처의 술집으로 가서 독일인 행세를 했다. 먹혔다. 실제로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
그는 1990년대 펜실베니아 박물관에서 알콜 음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현재 그 곳에서 생체분자 고고학 프로젝트를 감독하고 있다. 그는 동료들과 함께 고대 도자기의 설계 및 제작 방식을 연구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그 도자기가 무엇을 담는 물건이었을지도 궁금해지게 되었다.
당시 이란에서 연구 중이던 어느 고고학자가 5,500년 묵은 도자기를 미국에 가져왔다. 그 속에는 특이한 잔여물이 있었다. 옥살산 칼슘 같았다. 노란색의 결정체인 옥살산 칼슘은, 현대의 양조업자들 사이에서는 맥주석이라고 불린다. 맥주석에 생기는 미생물들은 맥주의 맛을 변질시키거나 독소를 생산할 수도 있다.
그 잔여물을 현지 양조장의 맥주석과 비교해보니 사실상 똑같았다. 또한 그 도자기에는 X자로 교차된 선들이 그려져 있었는데, 이는 수메르 문명에서 맥주를 나타낼 때 쓰던 기호였다. 이로 미루어볼 때 분명 현재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된 맥주 생산도구인 것 같았다.
언제나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진다. 지난 2018년에는 어느 연구팀이 이스라엘에서 13,000년 전의 용기를 발굴해 냈다. 이 역시 양조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맥주는 인류가 태어났을 때부터 존재했을 거라고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인간은 당을 발효시켜 만든 알콜을 처음 맛보고 나서, 그 맛에 취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