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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의 굴착 작업...무엇을 알아낼 것인가? (1)
사상 최대의 굴착 작업...무엇을 알아낼 것인가? (1)
  • 김성진 기자
  • 승인 2020.04.2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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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거대 철도 건설 프로젝트, 10,000년의 역사, 60여 건의 굴착 작업, 230km 길이의 철도, 수천 구의 유골. 영국 고고학 연구팀은 이것들을 통해 무엇을 어떻게 알아낼 것인가?

매튜 플린더스의 나이는 40세에 불과했다그러나 그의 외모는 70세였다. 한 때 검었던 그의 머리는 희게 변해 있었다. 안 그래도 말랐던 그의 체격은 마치 해골처럼 변했다. 영국 해군 대령이었던 그는 타고 있던 배가 침몰되고, 적국에 잡혀 포로 생활을 하고 괴혈병이 걸리면서도 살아남았다. 그러나 결국 신장염으로 사망했다. 죽기 직전, 그가 완성한 책은 당시 유럽인들이 알던 세계를 바꿔 놓았다.

플린더스는 1803, <테라 아우스트랄리스 인코그니타(‘미지의 남쪽 나라라는 뜻의 라틴어)>라는 이름의 먼 대륙에 대한 일주 항해를 완료했다. 이후 10년 후에 그는 그 대륙의 구절양장 해안선과 광대한 광맥, 비옥한 사면, 특이한 동식물 등의 특징들을 글과 지도, 도표, 그림으로 묘사해 완성했다. 그리고 그 대륙의 이름을 <오스트레일리아>로 붙였다.

플린더스는 18147, 런던 중부의 자택에서 사망했다. 그가 죽기 전날, 아내는 이미 의식불명 상태에 빠져 누워 있던 플린더스의 손에 갓 출간된 그의 저서 <테라 아우스트랄리스로의 여행(A Voyage to Terra Australis)>을 쥐어 주었다. 그는 사후 세인트 제임스 묘지에 안장되었다. 그러나 몇 십 년이 지나 그의 비석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19세기 중반 인근의 유스톤 기차역이 확장되면서, 이 묘지에 묻혀 있던 시신들은 이장되거나, 아니면 포장도로 아래에 파묻혀 버렸다. 지하의 <테라 아우스트랄리스>에서 실종되어 버린 이 탐험가의 시신은 트랙 1215, 또는 묘지를 밀어내고 생긴 정원 아래에 있을지도 모른다. 정확한 건 누구도 모른다는 사실이다.

현재 유스톤 역의 입구에는 플린더스의 동상이 서 있다. 고개를 숙여 지도를 보고 있는 플린더스 옆에는 그의 애묘였던 <트림>도 동상으로 만들어져 있다. <트림>은 플린더스와 함께 오스트레일리아 탐험을 했다. 이동상이 고개를 들 수 있다면 건설 현장 주변을 거쳐 광장을 거니는 통근자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교통의 요지인 유스톤 역은 또 증축되고 있다. 이 역이 HS2 고속철도의 새 종점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HS2 고속철도는 런던을 영국 북부의 주요 도시들과 연결해 줄 것이다.

이번에는 터널을 뚫고 철로와 플랫폼을 놓기 전에, 유골들을 조심스레 출토해서 기록하는 팀이 있다. 이들에 따르면 플린더스 외에도 1789년부터 1853년 사이에 이곳에 묻힌 사람은 약61,000명에 달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중 현재까지 비석이 남아있는 사람은 불과 128명이다. 그러니 누구의 유골이 나오게 될지 알 수 없다. (2에서 계속)

 

김성진 기자 kimsj@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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