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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로 축화된 가축...'개'
최초로 축화된 가축...'개'
  • 안재후 기자
  • 승인 2020.05.13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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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또 다른 가족이고 동반자/파퓰러사이언스 제공

최초로 축화된 가축인 개는 인간을 포함한 다른 포유류의 축화 방식의 모델을 제시했다. 인간은 보기 드물게 너그러운 속성을 갖추었다. 과학자들은 개의 유전자와 심리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다. 인간은 여러 영장류 중 하나에서 출발해 지구를 지배하게 되었다. 개는 그 여정 대부분을 함께했다. 개는 인간의 또다른 가족이었고 동반자였다. 그리고 인간은 개를 더욱 자세히 관찰함으로서, 인간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다.

2011년 어느날 밤, 헤크트와 그의 작은 오스트레일리아 세퍼드인 <레티>는 소파에 앉아서 TV를 보고 있었다. TV에서는 전설적인 벨랴에프 여우가 나오고 있었다. 드미트리 벨랴에프는 1950년대 초반에 활동했던 소련 유전학자였다. 당시 소련 정부는 유전학 연구를 서구 제국주의자들의 산물이라 하여 탄압하고 있었다.

발랴에프는 자신의 연구분야를 공개적으로 연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교묘한 계획을 세웠다. 그는 모피 증산 실험을 하겠다는 명목으로 여우를 사육했다. 여우의 번식력을 인공적으로 높여, 소련의 모피 생산량을 늘리겠다는 명목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 이 실험의 목적은 다른 곳에 있었다. 그는 이런 이론을 세웠다. 인간에 대한 순응도가 높은 개체를 얻기 위해 교배를 시키면, 축화 증후군이 생긴다는 것이다. 축화 증후군이란 나이어린 개체다운 행동, 배와 얼굴에 생기는 흰색 얼룩, 접히는 귀, 짧아진 주둥이, 작아진 치아 등의 외부적 특징을 말한다.

연구는 1959년 시베리아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벨랴에프의 동료 연구자들은 인간을 덜 무서워하고 덜 호전적인 반응을 보이는 동물들을 골랐다. 이러한 특징들은 보통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 동물들을 교배시켰다. 불과 4대가 지난 1963, 동료 연구자인 류드밀라 트루트가 여우 철장에 갔더니, 새끼 여우 한 마리가 류드밀라를 보고 꼬리를 흔들었다. 1965년이 되자 강아지처럼 등을 땅에 대고 구르고 낑낑거리며 주의를 끄는 어린 개체가 나오기 시작했다. 연구자들은 또한 무작위적으로 교배된 통제군 동물 개체들도 가지고 있었다. 통제군 동물들은 인간을 극도로 두려워했고 호전적이었다. 이 기념비적인 연구는 현재까지도 진행되고 있다.

헤크트는 이 이야기를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 놓친 부분이 있었다. 누구도 여우들의 두뇌를 조사하지 않았다. 인간들은 교배를 통해 다양한 특질(기질, 크기, 털 색깔)을 지닌 축화된 동물(염소, 양 등)들을 만들어 낸다. 이 모든 특질은 동물의 두뇌에 부지불식간에 흔적을 남긴다. 축화된 여우와 야생 여우의 두뇌 차이는 벨랴에프와 트루트가 했던 선택 교배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이러한 신경 회로적 차이가 야생 여우와 축화된 여우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이를 분석하면 진화가 정신을 바꾸어 나가는 방식을 더 잘 알 수 있다.

헤크트는 여기에는 뇌 진화 방식에 대한 근원적인 의문이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뉴런은 축화와 어떤 관계가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놀랍게도 우리는 그 답을 모른다적어도 현재까지는 말이다.

그녀가 발견한 모든 것들은 새로운 시각을 제시, 새로 등장한 여러 이론을 만들었다. 그 중에 하나는 지난 2005년에 인류학자 브라이언 헤어, 심리학자 마이클 토마셀로가 발표한 이론이다. 과거의 어느 날 매우 대담한 늑대들이 음식을 얻기 위해 인간 무리에 더부살이를 하고, 인간을 덜 두려워하는 부차 집단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무서움이 없으므로 물러서지도 않는 이 시조개들은 기존의 사교 능력을 이용하여 인간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스스로 축화된 동물, 그것이 개의 본질이다. 헤어와 토마셀로는 이렇게 주장한다. 줄어든 공포로 인해 사회적 인지가 개선되었고, 이 기묘한 능력으로 인간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그들은 이러한 이론을 축화 가설이라고 부른다.

강아지들이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는데도 인간을 이해한다는 것이 그 증거다. 예를 들어 침팬지는 인간의 지시 동작의 뜻을 가르치는 데만 해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대부분의 강아지들은 그 뜻을 바로 알아차린다. 그리고 또다른 증거도 있다. 쉐비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맥퀴스천을 보았다. 그는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이다.

헤크트는 여우 두뇌의 뇌각과 뇌구를 관찰하면 이러한 이론들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녀는 트루트에게 전자 메일을 보내, 현세대 러시아 여우의 두뇌 표본 수십 개를 받았다. 그리고 MRI를 사용해 이들 두뇌 속 다양한 구조물들의 크기와 모양을 측정했다.

헤크트는 대뇌 번연계와 전두엽 전부 피질의 변화가 감정 및 사교 행동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냈다. 이러한 데이터는 축화 가설을 지지한다. 그러나 관련된 다른 가설은 지지하지 않는다. 이 초기 발견은 다를 거라고 생각했던 뇌 영역들이 실제로도 다르다는 점을 대체로 확인시켜 준다.

하버드 대학의 박사후 과정생인 크리스티나 로저스 플래터리는 더 자세한 것들을 알기 위해 연구에 새로운 차원을 더했다. 여우 두뇌를 얇은 조직 단위로 잘라 염색, 신경화학적 구조를 알아본 것이다. 그녀는 신경 호르몬인 바소프레신과 세로토닌을 만드는 뉴런 통로를 찾고 있다. 두 호르몬 모두 공격성과 연관되어 있다. 그녀는 또한 옥시토신 생성 세포를 연구 중에 있다.

옥시토신은 사회적 유대를 증진시켜 주는 호르몬이다. 순응적인 행동을 이끌어내는 뉴런의 변화는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는 사회적 유대에 관련된 신경 회로의 활성화, 폭력적인 공격 행위를 유발하는 체계의 억제 등도 있다. 일리노이 주립대학 어바나 샴페인 캠퍼스의 유전학자 안나 쿠케코바는 두뇌 스캔 연구를 하는 플래터리, 그리고 유전자 연구를 하는 또다른 연구자와 협동하여, 순응에 대한 대통일 두뇌 이론, 또는 그 두뇌 회로도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다.

자극에 반응하는 쉐비는 그 자신 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종의 특성까지도 나타내고 있다. 잘 알려졌다시피 핏불, 페키니즈, 아이리시 울프하운드 등 다양한 종류의 개들은 성격과 능력이 모두 다르다. 헤크트는 그 차이점들을 명확히 밝히고 싶어 한다. 이는 선택 압력이 개의 두뇌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는 또 다른 방법이다. 이 경우 선택 압력은 축견 클럽식 번식이 되겠다. 최근의 논문에서 헤크트는 33종의 개를 MRI 스캔했다. 그 결과 와이머라너 종의 두뇌는 시각 정보 처리 능력에 특화된 두뇌 영역이 크고, 바셋하운드의 두뇌는 냄새 정보 분석에 특화된 두뇌 영역이 더 크다는 등의 발견을 해냈다.

같은 논문에서 헤크트는 보스턴 테리어의 두뇌에 대한 연구 결과도 밝히고 있다. 그 종의 두뇌는 사회적 활동에 관련된 네트워크가 많았다고 한다. 쉐비도 예외는 아닌 것 같았다. 실험과 DNA 표본 확보가 끝나자 그는 대기실로 튀어 들어갔다. 그리고 각 사람 옆을 돌아다니며 인사를 했다. 대기실에 작은 행복과 기쁨이 맴돌았다.

그 작은 친구가 각 사람의 눈을 바라볼 때마다, 개의 두뇌는 물론 인간의 두뇌 속에서도 옥시토신이 방출된다는 것은 2015년 연구 결과로 뒷받침되고 있다. 옥시토신은 유대를 강화한다. 바로 이 때문에 개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심리 치료와 지지에 유용한 것인지도 모른다.

이러한 우정의 소용돌이는, 대립하는 또 다른 기원 이론에 영감을 주었다. 그 이론에서는 인지보다는 감정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한 이론을 따르는 아리조나 주립 대학의 행동 과학자인 클리브 와인은 이를 지능이 아닌 감정이라고 표현한다. 플로리다 대학의 니콜 도리, 오레곤 주립 대학의 모니크 우델 등의 협력을 받은 와인은 개다움의 본질은 감정적 연결, 과학계에서 잘 안 쓰는 말로 한다면 사랑이라고 주장한다. 와인은 분명 개들은 엄청나게 사랑이 넘친다. 연구자들이 그 사실을 못 보는 것은, 사랑이 연구 주제가 될만큼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 탓도 있다.”라고 말한다.

이 연구자들은 지난 2008년에 같은 연구 주제를 추구하다가 만나게 되었다. 당시 이들은 축화 가설의 더 많은 증거를 찾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개와 늑대를 비교 연구한 결과는 달랐다. 인디아나 연구 기관의 사회성 뛰어난 늑대는 인간이 동작으로 지시를 하면 잘 따랐다. 반면 사람과 잘 접촉해 본 적이 없는 외톨이 개는 그렇지 못했다. 이후 코요테와 사람이 키운 박쥐도 인간의 동작 지시를 따른다는 것이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안재후 기자 anjaehoo@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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