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UPDATED. 2024-04-19 12:20 (금)

본문영역

사회적 거리두기와 교통 체증을 막기 위한 저속 도로... 코로나 19가 일으킨 자전거 유행

미국 도시들, 사업체 운영 재개 시 사회적 거리두기와 교통 체증을 막기 위해 저속 도로 신설

  • 기자명 김성진 기자
  • 입력 2020.05.18 10:06
  • 수정 2020.05.27 16:15
글씨크기

 

도시의 자전거 인프라가 확충되면서 자전거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By Ula Chrobak

집에 갇혀 있고 체육관도 문을 닫자, 갈수록 많은 미국인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도로를 지나가는 보행자와 자전거의 수를 세는 고정식 센서를 공급하는 기업 <에코 카운터>에 따르면, 지난 2주간 미국 상당부분의 지역에서 자전거 이용자의 수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면서 걷기 및 자전거타기를 장려하기 위해, 미국 내 여러 도시들은 갈수록 과감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기존 도로의 자동차 통행을 제한하여 이른바 저속 도로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치로 전염병 대유행 상황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운동이 가능하다. 장차 정부에서 미국의 자동차 의존도를 낮추려고 할 경우, 이러한 저속도로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지역혁신 비영리기구 <피플 포 바이크스>의 대표 카일 와겐슈츠는 과거에는 예상할 수 없던 수준의 저속 도로 조치가 실시되고 있다고 말한다.

현재 기존 자동차도로의 일부에 자동차 통행금지를 실시하는 미국 도시는 10여개에 달한다. 또한 더 많은 도시가 이 조치를 실시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 자전거 사용자 연맹의 정책부장 켄 맥레오드의 말이다. 현재 저속 도로를 운영하는 도시에는 오클랜드, 뉴욕 시, 덴버, 포틀랜드, 벌링튼, 매디슨 등이 있다. 덴버의 경우, 시 당국은 지난 4월 초 시내의 8개 도로 9km 구간에서 자동차 운행을 금지했다. 덴버 시청 교통국 대변인인 히스 버크는 주민들이 이 조치를 매우 좋아한다고 밝혔다. “시민들은 이런 전염병 대유행 속에서도 보행과 자전거타기를 하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실 장소가 늘어난 것을 진심으로 기뻐하고 있다.”

일부 도시들은 가장 인구 밀도가 높은 곳의 인구 집합을 가급적 막으려는 정도의 목표만 갖고 있다. 그러나 다른 도시들은 사업체 운영 제한을 효과적으로 이용해 보행자 및 자전거 사용자용 인프라 구조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오클랜드 시는 더욱 전략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오클랜드 시청은 총연장 120km의 도로에서 자동차 통행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51일 현재 이 중 26km 구간에서 이미 자동차 통행이 금지되었다. 통행 금지 조치 실행에는 도로 표지판, 도로 장애물, 로드콘 등 간단한 수단이 사용된다. 운전자가 의도적으로 침범할 생각이 없는 한 차량의 통행을 막는 데는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

맥레오드에 따르면 오클랜드 시는 새 자전거 도로가 들어설 후보지를 정한 2019년의 자전거 계획에 맞춰, 폐쇄할 도로를 정하고 있다고 한다. 맥레오드는 물론 그 도시에서 쓰는 장애물이 영원히 갈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폐쇄된 도로 중 일부는 영원히 자동차 통행이 금지될 수 있다. 그것은 저속 도로로의 이행을 보여주는 지표가 될 것이다라고 말한다.

드렉셀 대학의 도시 인류학자인 카트리나 존스턴 짐머만에 따르면 저속도로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파리 시는 시내 도로 640km 구간을 자전거 도로로 개편할 계획이다. 로마 시 역시 시내 도로 150km 구간을 자전거 도로로 개편할 계획이다. 존스턴 짐머만은 코로나 대유행은 재난이지만, 자전거 도로 개편안을 실험하고 시험할 기회이기도 하다. 자전거 도로를 계속 유지하면 장기적인 환경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도시에서 수십~수백 km 구간의 자동차 운행을 제한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이런 조치들로 인해 이전에 볼 수 없던 규모로 교통수단의 변화가 촉진될 것이다. 와겐슈츠의 설명에 따르면, 도시의 자전거 도로가 한 번에 2~3km 정도만 늘어날 경우 자전거 사용에 끼치는 영향은 미약하다. “자전거 사용의 증가에는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자전거 도로망이 아직 충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시민들의 교통수단 이용에 크고 실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추세는 향후 수개월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와겐슈츠는 자전거 도로를 설치하여 자동차 교통량을 줄이는 데 관심이 있는 여러 도시의 교통국 관료들과 논의해 왔다. 이런 도시들 중에는 링컨, 네브라스카, 멤피스, 테네시, 콜럼버스, 오하이오 등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될 경우 시민들의 교통수단 이용이 제약을 받을 거라는 게 관료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 그럴 경우 자동차 의존이 다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와겐슈츠는 그거야말로 코로나 19 창궐 이전부터 교통 체증에 시달리던 여러 도시들의 골칫거리였다. 도로에 나오는 차가 5~15%만 늘어나도 악몽이 펼쳐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저속도로는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와겐슈츠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가장 큰 걱정은 자동차로 인한 안전상의 위협이다. 자동차 통행금기 도로 또는 저속도로는 자전거 사용자들이 원하던 안전과 편의를 제공해 줄 것이다.”라고 말한다. 미국 고속도로 교통안전국의 조사에 따르면, 자전거 사용자 중 약 절반이 자전거 안전을 고려치 않은 도시 설계를 불만 스러워하고 있다.

덴버 시의 대변인 버크는 이 도시의 자동차 통행금지 조치로 인해 평시에 비해 보행자 및 자전거 사용자가 2~4배 늘어날 거라고 예측했다. 그녀는 덴버 시는 이번 통행금지 조치에 기한을 두지 않았으며, 도로 활용을 당분간 계속 관찰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속도로는 공해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한 의미 있는 한 걸음이 될 수 있다. 미국 교통부는 자동차 여행의 50% 이상은 이동 거리가 16km 이하임을 알아냈다. 그 정도 거리면 자전거로도 갈 수 있다. 또한 자동차 여행은 심각한 공기 오염원이다. 때문에 단거리 자동차 여행을 자전거로 대체한다면 이산화탄소 오염을 줄이고 공기를 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파퓰러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당신만 안 본 뉴스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경기대로 15 (엘림넷 빌딩) 1층
  • 대표전화 : 02-6261-6148
  • 팩스 : 02-6261-6150
  • 발행·편집인 : 김형섭
  • 법인명 : (주)에이치엠지퍼블리싱
  • 제호 : 파퓰러사이언스
  • 등록번호 : 서울중 라 00673
  • 등록일 : 2000-01-06
  • 발행일 : 2017-11-13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노경
  • 대표 : 이훈, 김형섭
  • 사업자등록번호 : 201-86-19372
  • 통신판매업신고번호 : 2021-서울종로-1734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