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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제 위기와 석유...석유 업자들 파산과 환경은 비례하지 않는다

  • 기자명 이동훈 기자
  • 입력 2020.05.19 17:38
  • 수정 2020.05.27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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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로 캐나다 사의 석유통들

유가는 지난 몇 주 동안 실로 기록적으로 떨어졌다. 지난 420일 미국산 원유의 기준 가격은 배럴당 40달러까지 떨어졌고 즉시 반등을 시작했지만 51일까지 20달러를 넘지 못했다. 519일 기사 작성 기준, 업계 표준으로 여겨지는 서부 텍사스 중질유의 배럴당 가격은 31.82달러로 상승 추세이지만 유가는 50달러 이상은 되어야 수익이 날 수 있다.

그러나 석유 업자들이 파산 지경에 내몰리는 것이 반드시 기후에 좋지만은 않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저유가 시 소비자들의 석유 사용량은 늘면 늘었지 줄지 않았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번에도 상황이 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정부 당국에서 개입해 우리 사회의 화석 연료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은 유가에 영향을 주는 고전적 요소다. 그 외에도 투자자의 예측과 정부 규제도 한 몫 한다. 경제가 성장하면 석유 수요와 소비량이 늘어나면서 석유 가격은 상승한다. 그러나 경제 침체 등의 원인으로 석유 수요가 하락하면 석유 재고가 쌓이면서 가격도 떨어진다. 석유 투자자들이 사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석유의 미래다. 선물투자, 즉 미래의 석유 가격을 예측해서 투자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석유 생산자의 행동과 석유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의 개입도 석유 가격에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보조금을 지급하면 석유 및 가스 채굴에 비용이 덜 들어 석유 가격이 하락한다.

현재의 초저유가의 원인은 여러 가지라는 게 경제학자들의 주장이다. 지난 3월 경기 침체로 석유 수요가 감소했다. 마침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공급량을 늘리면서 가격 경쟁이 붙어 석유 가격은 더 내려갔다.

이런 요소들이 합쳐져 석유 수요와 공급 곡선을 뒤흔들었다. 수요는 매우 적은데 공급만 많아진 것이다. 이로서 석유 가격은 매우 낮게 떨어졌다. 현재 유조선들은 어디에도 갈 수 없어 기름을 실은 채로 항구에 발이 묶여 있다. 넘치는 공급과 줄어든 수요가 가격 저하의 원인이다.

하지만 석유를 가장 싸게 저장하는 방법은 퍼내지 않고 땅 속에 두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최근 몇 주간 미국을 비롯한 여러 산유국들은 완만한 석유 감산을 시작했다. 그러나 이들의 자발적인 움직임도, 손해에도 불구하고 현장을 계속 유지하려는 산업계의 요구에 지장을 받았다. 석유 및 가스 기업들은 현금 수입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특히 부채가 있는 기업일수록 더 그렇다. 때문에 이들 기업들은 계속적인 현금 유통을 위해 필사적으로 채굴에 나서는 것이다.

지난 10년간 미국의 석유 및 가스 기업들 중 상당수는 빚을 무릅쓰고 시추에 큰 투자를 해 왔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경기 침체와 유가 하락으로 인해 수백, 아니 수천 곳의 소규모 미국 석유 및 가스 기업들이 파산할 것이며, 수만 명이 실업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시장을 이대로 내버려 둘 경우,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다시 사업체들이 운영을 재개하고 소비가 재개되면, 싼 유가로 인해 소비자와 기업은 친환경 에너지를 멀리하게 될 것이다. 유가가 싸지면 연료비도 내려갈 것이고, 사람들은 자동차를 더 많이 이용할 뿐 아니라, 연비가 안 좋은 차량도 더 많이 구입하게 될 것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기기, 전기 자동차, 제로 에너지 건물 등에 대한 투자는 저유가로 인해 더욱 줄어들 것이다.

이러한 경제적 충격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려던 여러 에너지 대기업들의 노력을 수포로 돌릴 수도 있다. 엑슨모바일, 쉘 등의 여러 에너지 대기업들은 이익의 일부를 사용해 대체 에너지 연구를 지원할 수 있다. 이들 에너지 대기업들은 재생 에너지 투자도 시작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얼마 못 가 변할지도 모른다. 석유 가격이 계속 낮게 유지된다면, 기업의 재생에너지 연구개발이 방해받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저유가로 인해 조금이라도 더 큰 수익이 보장된다면, 기업은 그 쪽으로 투자할 것이다. ,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돈을 덜 쓰게 된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저유가로 인해 석유 및 가스의 수익성이 떨어지면 화석 연료 기업들이 청정에너지로 돌아설지도 모른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이 낮다고 반박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수 십 년 동안 화석 연료로 얻은 금전적 이익은 기후 변화 대응에 제대로 쓰여 지지 않았다. 오히려 온실 가스 배출 규제를 무력화하는 데 효과적으로 쓰여 졌다는 말이다. 관련 기업들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그들의 수익이 줄어든다고 해서 뭔가 의미 있는 태도 변화를 보이기는 힘들다고도 말한다.

만약 장차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고자 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 요금을 받는 것이 출발점일 수 있다고 말한다. 탄소세, 혹은 탄소배출권 구입 프로그램을 통해 정부 당국은 이산화탄소 1톤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의 크기를 예측할 수 있으며, 배출자들에게 비용 지불을 요구할 수 있다. 그 구체적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탄소 요금 및 배당금 프로그램이다. 이것이야말로 지금 미국에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이는 화석 연료 기업들에게 탄소세를 징수해, 그 금액을 일반 가구에 되돌려주는 방식이다. 이거야말로 일석이조다. 석유의 시장 지배력을 줄이면서, 사람들에게 현금을 줄 수 있다.

좀 더 급진적인 해결책도 제안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정부에서 화석 연료 기업들을 인수해 친환경 에너지 프로그램을 실행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그 기업에서 일하던 사람들의 일자리도 보전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이론적으로는 석유 및 가스 업계 전체를 염가에 매입해 해체할 수 있다. 시장은 독자적으로는 에너지 전환을 할 능력이 모자라다는 말이다. 따라서 이러한 대규모 인수를 해야 석유의 시장 지배를 종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By Ula Chrob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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