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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녹는 빙하가 왜 문제인가?
빠르게 녹는 빙하가 왜 문제인가?
  • 안재후 기자
  • 승인 2020.06.30 10: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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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la Chrobak  녹는 빙하를 굽어보는 배의 갑판  

지난 20여 년간 우리는 위성을 사용해 지구의 빙원을 관찰하면서, 기후 변화로 인한 빙원의 감소를 기록해 왔다. 그러나 지구의 극지방이 영겁의 지질학적 시간 동안 보여 준 변화를 이해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때문에 지질학자들은 빙원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수중을 탐사하고 있다. 지질학자들은 빙하가 육상에서 풍화 작용을 일으켜 골짜기와 자갈밭을 만들 듯이, 빙붕이 해저에 흔적을 남기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왔다. 현재는 첨단 소나 기술로 해저 지도를 만들어, 그 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남극 앞바다의 라센 대륙붕에서 연구자들은 무인 잠수정을 이용해 해저의 일련의 파문을 이미지화했다. <사이언스> 지에 실린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파문들은 고대 빙하가 오늘날보다도 훨씬 더 빠른, 유례 없는 속도로 녹았음을 나타내 주고 있다.

해저에 새겨진 지질 정보는 현대의 위성 데이터보다도 훨씬 긴 기간을 다룬다. 때문에 빙원의 능력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다. 빙원에 대해 더 잘 알아야 장차 해수면 상승에 대비할 수 있다. 기후 모델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지 않을 경우 2100년의 해수면은 현재보다 90cm가 올라갈 거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시나리오조차도 극지방에는 아직 상당한 양의 얼음이 남아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은 펜실베니아 주립 대학의 빙하학자 리처드 앨리는 남은 빙하의 양이 줄어들수록 해수면도 많이 상승한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은 특히 남극 서부 빙원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이 빙원이 녹으면, 해수면 높이는 3.3m가 올라간다.

캠브리지 대학의 빙하학자이자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줄리언 다우즈웰은 빙하의 움직이는 속도를 알고자 무인잠수정으로 남극해 해저를 탐사했다. 이 잠수정은 반향 음파 데이터를 사용하여 해저 형상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사닥다리 모양의 패턴이 보였다. 사닥다리의 양편에는 일련의 퇴적 능선이 둘러싸고 있다. 이 퇴적층에서 발견된 고대 생물 시체를 탄소 연대 측정해 본 결과, 이 능선의 나이는 11,000년 정도로 추정되었다. 마지막 빙하기 이후 찾아온 퇴빙기 때이다.

연구팀은 이 해저지형을 분석하여, 이 능선이 빙상의 지반선이 움직인 자리를 따라 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빙상의 지반선은 빙상이 얇아져 물에 뜨게 될 때까지 나 있었다. 남극 대륙 근처에서는 빙상이 매우 두터워 해저에 닿았다. 그러나 바다로 나아가면서 빙상이 얇아지고 부력을 얻는다. 때문에 이 지반선을 보면 빙상의 규모를 알 수 있다.

고대 빙상이 조수에 따라 부침을 하면서, 이러한 지반선은 해저 퇴적층 속으로 박히면서 능선을 만든다는 것이 다우즈웰의 말이다. 능선들 사이의 거리, 그리고 그 능선들이 조수 간격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가정에 기반하여 연구팀은 자신들이 분석한 90개의 능선에서 빙하가 줄어든 속도를 해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파문을 보니 꽤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빙하의 지반선은 하루에 40~50m 속도로 내륙으로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과정이 겨울에는 느려졌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빙하는 연간 10km 이상 내륙으로 들어갔을 거라는 것이 연구자들의 추산이다.

다우즈웰은 빙하의 지반선이 예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후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해수면 상승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능선이 형성되던 퇴빙기에는 대기와 해양의 온도가 빠르게 오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오늘날의 인공적인 지구 온난화 역시 속도가 빠르지만, 당시의 온도 상승은 더욱 빨랐다. 오늘날의 상황과 완벽히 같지는 않지만, 고대 빙하의 움직임을 연구하면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귀중한 시각을 얻을 수 있다. 다우즈웰은 빠른 빙하의 용해는 몇 년에 한 번씩만 일어났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빙하의 빠른 용해는 해수면의 급속한 상승을 일으킬 수 있다. “빙하의 빠른 용해에 따른 해수면 급상승이 있었을 수 있다.” 다우즈웰은 이 발견이 남극 파인 섬 빙하와 연관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빙하는 매우 빠른 속도로 녹고 있으며, 고대의 빙하와 마찬가지로 해저 능선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앨리는 데이터가 정말로 대단하다. 마법 같은 기술을 사용해 멀리 떨어진 폭풍 잦은 빙산 투성이의 바닷속 지도를 만들게 되었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라고 말한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들은 이 논문에서 묘사한 지질학적 과정을 완벽히 납득하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국립 빙설 데이터 본부의 빙하학자인 테드 스캠보스는 빙하가 해저에 남긴 자국을 정확히 알기란 매우 힘들다.”라고 말한다. 역시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버지니아 대학 빙하 지질학자 로렌 심킨스는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의 해석이 잘못되었다고 볼 것이다.”라고 말한다. 심킨스는 그 능선이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예를 들면 빙붕의 아래쪽에 틈새가 있어, 움직이면서 퇴적물을 뭉쳤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만약 능선이 만들어진 과정이 다르다면, 이 연구에서 제시한 신속한 빙하 용해 주장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파문을 만든 과정을 더 확실히 입증하기 위해, 다우즈델 연구팀은 능선 퇴적물 샘플을 확보하여, 그 속의 입자와 층을 분석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능선 형성 과정을 완벽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능선 형성에 대한 연구팀의 해석이 정확하다면 우려스럽다. 심킨스는 이 연구를 통해 더욱 포괄적인 미래 예측이 가능해진다. 우리는 매년 수 km에 달하는 지반선 후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개별 빙하계가 우리 생각보다 단기적인 해수면 상승에 더 크게 연관되어 있음을 알려 준다.”

 

안재후 기자 anjaehoo@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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