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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가 잠을 원하는 이유. 반짝이는 성상 세포들에서 알 수 있을지도?

졸리우면 성상 세포의 작동 상태도 변한다.

  • 기자명 파퓰러사이언스
  • 입력 2020.12.2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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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인간이 잠을 자는 이유를 아직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그러나 잠을 자지 못한 인간 두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알고 있다. 지난 9월 <커런트 바이올로지> 지에 실린 새로운 연구를 보면, 그 동안 무시되어 왔던 특이한 성상세포에 그 해답이 있을지도 모른다.

성상 세포는 두뇌 뉴런을 물리적으로 지지하는 아교 세포다. 최근까지는 그것이 성상 세포의 주기능인 줄 알고 있었다. 이번에 나온 워싱턴 대학의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작은 현미경을 통해 쥐 두뇌의 칼슘 통신 과정을 추적했다. 쥐의 두뇌와 인간의 두뇌에서 성상 세포는 다른 성상 세포에 칼슘 입자를 보내 서로 통신하고, 뉴런 활동에 필요한 지원을 해준다. 연구팀은 쥐의 경우 깨어 있을 때와 자고 있을 때 성상 세포 간 칼슘 통신 양상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았다. 그 발견 내용은 그 자체로 매우 흥미롭지는 않았다. 아마도 성상 세포는 자신이 지지하는 뉴런의 행동을 모방하기 때문일 것이다.

뉴런은 깨어 있을 때 더욱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인간의 반응과 사고를 촉진한다. 이번 연구에서 성상 세포는 뉴런과 반대로 활동한다. 비 REM 수면 때 칼슘 통신이 더욱 뚜렷해지는 것이다. 이는 특이한 발견이라고 연구팀은 말한다.

워싱턴 주립 대학의 신경과학자이자 이번 연구의 주저자인 애슐리 잉기오시 박사는 “성상 세포는 뉴런의 움직임을 따라만 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 발견은 성상 세포가 이전의 생각보다 수면 제어에 더욱 직접적인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뇌파 검사(EEG)를 통해 뇌의 뉴런 활동을 연구해 왔다. EEG는 뇌의 뉴런 사이를 오가는 전기 신호를 측정한다. 그러나 성상 세포는 전기 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때문에 EEG는 성상 세포의 움직임을 측정할 수 없다. 과학자들은 뇌의 칼슘 통신을 측정하는 도구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 연구를 위해 연구팀은 이광자현미경이라는 매우 민감한 도구를 사용했다. 이를 통해 칼슘이 오갈 때마다 생기는 빛을 매우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인간이 잠을 자야 하는 이유를 더 잘 알려줄 수도 있을 것이다. 과학자들은 수천년 동안 그 이유를 알고 싶어했지만 이제껏 몰랐다. 대부분의 수면 연구는 뉴런 활동에 주안점을 두어 왔다. 뉴런이 대부분의 두뇌 활동에 관여되어 있고, EEG로 측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태까지 우리는 엉뚱한 세포를 조사했는지도 모른다.

잉기오시는 “이 연구를 통해 뉴런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세포를 알게 되었다. 이 세포는 잘 때와 깨어 있을 때의 상태가 완전히 다르며, 인간의 수면 제어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잉기오시에 따르면 이러한 새로운 발견은 수면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 특히 질병으로 인한 수면 장애 연구에서 말이다.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질병으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 PTSD, 알츠하이머 병 등이 있다. 연구의 저자들은 수면 시의 이상적인 두뇌 칼슘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능한지, 인간이 필요로 하는 수면량을 조절하는 것이 가능한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의문들은 수면 연구가들을 매혹시킨다.

답이 나오지 않은 의문들이 많음에도, 성상 세포가 수면 제어에 기여한다는 가능성을 찾아낸 것은 흥미롭다. 이는 수면 연구의 새 장을 여는 발견이다.

잉기오시는 “어쩌면 우리는 오랫동안 엉뚱한 곳만 보고 있었는지 모른다. 이제부터는 새로운 곳을 바라보며, 인간이 자는 이유부터 연구할 차례다”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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