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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을 뒤흔들 만큼 강하게 충돌하는 블랙홀

이제껏 관측된 것 중 가장 큰 규모의 블랙홀 융합

  • 기자명 파퓰러사이언스
  • 입력 2021.01.2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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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부터 70억 광년 떨어진 곳, 두 블랙홀이 오랜 세월에 걸쳐 서로 거리를 좁히다가 엄청난 폭발과 함께 충돌, 그 과정에서 새 블랙홀을 만들어냈다. 이 우주 속 사건으로 인해 시공간이 늘어났다 찌그러지고 흔들렸다. 그로 인해 생긴 중력파는 2019년 5월 21일 지구에까지 닿았다.
미국의 LIGO(Laser Interferometry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에는 한 쌍의 길이 4km짜리 간섭계가 있다. 또한 이탈리아에는 3.2km짜리 탐지기 <비르고>가 있다. 국제 연구팀은 이들 장비들을 사용하여 앞서 말한 블랙홀 충돌을 탐지했다고 지난 9월 2일 밝혔다. 이번 충돌은 여러 모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현재까지 관측된 블랙홀 융합 중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먼 곳에서 발생했다. 또한 가장 큰 에너지를 발생시켰다. 또 이 블랙홀 융합으로 인해 새로운 블랙홀이 생성되는 모습이 처음으로 관측되었다. 새로 생성된 블랙홀은 태양 크기의 142배 크기인 중급 규모다. 이번의 발견 내용들은 지난 9월 2일 <피지컬 리뷰 저널>에 자세히 실렸다. 또한 <아스트로 저널 레터스>에 이번 발견 내용이 띠는 의미가 자세히 실렸다.
이번 융합 신호의 이름은 GW190521이다. 1/10초 동안만 지속되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번 신호가 2015년 LIGO가 포착한 다른 블랙홀 충돌 신호와는 다르다는 것을 알아챘다. 2015년의 신호는 시공간에 대한 아인슈타인 이론의 타당성을 입증해 주었다. 이번 연구에 참가한 캘리포니아 공과 대학의 천문학자 앨런 와인스타인은 “이번 폭발은 빅뱅 이래 인류가 관측한 천체 폭발 중 제일 거대하다.”고 말했다. 또한 우주가 현재와 같은 모습을 갖추게 된 이유도 설명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신호를 분석했다. 이로서 과학자들은 결국 충돌한 블랙홀의 질량과 충돌 시 발생 에너지의 크기를 알게 되었다. 충돌한 두 블랙홀의 질량은 각각 태양의 66배와 85배다. 이들의 충돌로 태양 질량의 142배에 달하는 블랙홀 하나가 생성되었다. 태양 질량의 8배에 달하는 남은 물질들은 중력파 에너지로 변환되었다.
현재까지 과학자들이 탐지 및 간접 관측한 블랙홀의 크기는 두 부류다. 질량이 태양의 최대 10배 정도인 항성급 질량 블랙홀과, 질량이 태양의 수십만~수십억 배에 달하는 초대형 블랙홀이 그것이다. 그러나 천문학자들이 탐지한 GW190521에서는 특별한 부류인 중급 블랙홀이 탄생되었다. 중급 블랙홀로 추정되는 천체는 몇 개 발견되었지만, 그 존재가 확증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특이한 신호는 두 특이한 블랙홀이 융합하면서 나온 것이다. 이 중 더 무거운(태양 질량의 85배) 블랙홀은 최초로 탐지된 쌍불안정형 질량 격차 블랙홀이다. 수축된 항성은 태양 질량의 65~120배에 달하는 블랙홀로는 변할 수 없다. 가장 거대한 항성은 수축으로 인해 초신성으로 변화해 사라지기 때문이다. 와인스타인에 따르면 천문학자들이 계층적 융합이라고 부르는 현상이 원인일 수 있다고 한다. 여러 개의 작은 항성급 블랙홀이 융합하면서 더 큰 블랙홀로 성장하고, 결국은 초대형 블랙홀이 된다는 것이다.
뉴욕 시립 대학교 대학원의 천체 물리학자 K.E. 사비크 포드(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번 발견이 특별히 흥미롭다고 말한다. “항성이 수축돼서 만들어진 블랙홀과, 은하 중심부에 있는 초대형 블랙홀 간의 연결 고리를 보여주고 있다.” 사비크 포드가 지적하듯이, 계층적 융합이 일어나기는 매우 힘들다. 블랙홀 잔해들이 만나서 융합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상적 상황에서라면 우주 수명의 몇 배가 걸릴 수도 있는 일이다. 때문에 이번 사건은 성간 밀도가 매우 높은 곳에서 벌어진 것이 분명하다.” 그런 곳은 다름 아닌 활성 은하핵(active 올 여름 사비크 포드와 그의 연구팀은 이번 현상과 비슷한, 우주의 일반 구역에서 생기는 블랙홀 융합 폭발과 빛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최근의 논문에서 빛과 블랙홀 융합 간의 연관을 대략적이나마 밝히고 있지만, 포드는 이번 관측에서 나온 데이터 세트가 공유되어 더욱 확실한 답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LIGO와 비르고는 관측 활동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약간의 개량을 거쳐 내년 말에는 다시 작동을 재개할 것이다. 와인스타인 같은 중력파 천문학자들은 지구에 설치된 중력파 탐지기들의 감도가 더욱 높아져 더 멀리서 오는 중력파를 감지, 우주의 진화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는 “우리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이런 흥미로운 현상을 더 많이 봐야 한다.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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