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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알몸투시기 대체… ‘테라헤르츠파’ 연구 각광
공항 알몸투시기 대체… ‘테라헤르츠파’ 연구 각광
  • 전승민
  • 승인 2021.05.20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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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안전진단, 의료검진까지 맹활약 기대… 6세대 이동통신서도 각광

공항을 찾으면 ‘전신스캐너(일명 알몸투시기)’를 볼 수 있다. X선을 이용해 온몸을 살펴보는 것으로, 의복만 투과해 보이기 때문에 인권 침해 논란이 일었다. 현재 이 검색을 거부하는 사람은 보안요원에게 별도의 몸수색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방법으로도 모든 위험을 완전히 통제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화물 검색이나 전신스캐너는 X선을, 일반적인 승객 검사는 자석을 이용한 ‘금속탐지기’를 사용한다. 플라스틱 폭탄 등 비금속 물질로 만든 위험물질을 찾아내기 어렵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한 신개념 검색장비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의 X선 검사기로는 보이지 않던 세라믹 칼, 플라스틱 폭탄, 특수제작한 사제총기 등을 모두 가려낼 수 있다. 주파수 설정에 따라선 사람의 알몸은 보이지 않으면서도 위험물질만 찾아내는 것도 가능하다.

테라헤르츠파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처음 발견했다. 테라(Tera=1조)라는 말 그대로 1초에 1조번 이상 진동하는 파장을 갖춘 전자기파를 뜻한다. 빛과 전파의 중간 정도 되는 성질을 갖고 있다. 투과성이 있으면서도 X선보다는 에너지가 약해 인체에 무해한 것도 특징이다. 과거엔 정밀한 주파수 분석을 시행하는데 까다로움이 있어 실용화가 어려웠지만 최근 관련 기술이 급성정하며 국내에서도 경쟁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20일 밝힌 '차세대 공항검색대'의 모습. 승객들이 검색대 앞을 지나가기만 하면 몸 어느곳에 지닌 위험물질도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검사할 수 있다. 겉옷이나 신발을 벗는 불편함이 사라지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20일 밝힌 '차세대 공항검색대'의 모습. 승객들이 검색대 앞을 지나가기만 하면 몸 어느곳에 지닌 위험물질도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검사할 수 있다. 겉옷이나 신발을 벗는 불편함이 사라지는 것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테라헤르츠파를 국내 공항 및 항만 안전검사에 사용하려는 노력은 과거부터 계속됐다. 2013년엔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연구팀이 ‘테라헤르츠 전파기술을 이용한 첨단보안검색 기술’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연구진은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나무상자 속에 숨겨둔 세라믹 칼과 가위를 영상으로 찍는 데 성공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관련연구는 꾸준히 지속돼 왔다. 지난 3월엔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이창구 교수팀이 ‘흑린’이란 소재를 이용해 새로운 구조의 테라헤르츠(THz) 기술용 전자소자를 개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술이 실용화 단계에 이르면서 정부에서도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국내외 테러동향 및 주요 보안정책 여건과 코로나19 대유행 등 환경변화를 반영해 ‘2021년 항공보안 시행계’획을 발표하면서 “테라헤르츠파 공항검색장비를 포한한 신개념 보안검색 기술 개발을 위해서 294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책연구기관에서 실용화 연구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국내 기업과 공동으로 공항, 항만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테라헤르츠 검색기술 실용화 연구에 나섰다고 20일 밝혔다. 박경현 ETRI 미래원천연구본부장은 ”지난 10년간 진행해 온 테라헤르츠 연구개발의 성과를 집약해 새 보안검색 시스템 개발에 성공하면 첨단 항공보안검색장비 수출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테라헤르츠파는 공항검색 등 분야를 넘어 이미 산업 전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바피괴 이미징 능력이 뛰어나다는 장점 때문에 의료,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센서시스템연구센터의 서민아 연구원팀은 지난 2020년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생체 물질을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조영제 없이도 생체 내부를 촬영한 영상을 통해 질병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라 치매원인물질 규명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영상 진단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테라헤르츠를 이용한 이미지 검사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으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비즈니스정보서비스(icibs)에 따르면 세계 테라헤르츠 이미징 검사 시장의 2025이면 8억8470만 달러(약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테라헤르츠파는 뛰어난 화상해석 능력을 제공해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 및 검사용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동통신 분야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앞으로 실현될 6세대 이동통신(6G)을 구현하려면 테라헤르츠파를 이동통신에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6G에서 최대 전송속도는 1000Gbps에 이르는데, 이는 현재 가장 빠른 이동통신 서비스인 5G보다 50배 빠르다. 이만한 속도를 확보하려면 테라헤르츠급 주파수는 필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테라헤르츠를 이동통신에 적용하려면 음영지역 해소를 위해선 막대한 숫자의 기지국과 실내중계기가 필요해지는 등 걸림돌이 많다. 국제 이동통신 표준화 협력 기구(3GPP)는 2030년 전에 테라헤르츠파 기술의 이동통신 상용화 되긴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의 경우는 2028년 상용화가 목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지난 2020년 테라헤르츠에 적용할 전파모델 국제표준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승민 enhanced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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