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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치병 ‘폐섬유화증’ 치료제 개발 가능해졌다

연세대 의과대 연구진, 특발성 폐섬유화 질환 유발 분자기전 규명

  • 기자명 전승민 기자
  • 입력 2021.05.27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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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건으로 ‘폐섬유화증’이란 질병이 대중에 알려진 바 있다. 이처럼 유해 화학물질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있지만, 특별한 이유도 없이 폐가 굳어지는 ‘특발성 폐섬유화증’도 있다. 이처럼 폐섬유화증은 뚜렷한 치료법을 찾기 어려운 난치병이다. 대증요법으로 면역억제제나 호르몬 치료 등이 진행되지만 부작용으로 인해 꾸준한 치료가 어렵고 재발도 잦다. 

국내연구진이 폐섬유화증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연세대의과대 윤호근·손명현 교수 공동연구팀은 특발성 폐섬유화증 환자의 폐 기관지속 상피세포의 일종인 ‘클럽세포’ 속에 ‘세포사멸 유도 단백질5(PDCD5)’라는 이름의 특수 단백질이 많아지면서 폐세포의 섬유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고 27일 밝혔다. 

폐섬유화증은 한 번 발병하면 치료법을 찾기 어렵다. 국내 연구진이 폐섬유화증 진단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인체 단백질을 발견하고 그 기전을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사진은 폐 모형을 촬영한 이미지 컷. Unsplash 제공.
폐섬유화증은 한 번 발병하면 치료법을 찾기 어렵다. 국내 연구진이 폐섬유화증 진단과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인체 단백질을 발견하고 그 기전을 분석하는데 성공했다. 사진은 폐 모형을 촬영한 이미지 컷. Unsplash 제공.

PDCD5는 보통 세포의 유전자가 손상되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 세포와 싸울 때 활약하는 등 인체에 중요한 방어기능 중 하나다. 또 클럽세포는 폐손상에 오면 여러 단백질을 분비해 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PDCD5와 클럽세포, 이 두 가지가 폐의 섬유화에 관여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험 결과 섬유화 과정의 과정이 순서대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알아냈다. 폐 섬유화 과정은 클럽세포 내에 PDCD5가 과다해지면 마치 콜라겐 같이 생긴 ‘세포외기질’이란 물질이 축적되면서 세포구조가 파괴, 변형되면서 일어났다. 이 과정이 일어나기 전 TGFβ(TGF베타)라는 신호물질을 세포가 주고받는 과정이 왜곡되고, 그 결과 세포외기질이 과다 축적된다는 일련의 과정 역시 밝혀냈다.

연세대 의과대 팀은 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용 쥐를 특수 제작해 사용했다. 클럽세포 속에 PDCD5 단백질이 생성되지 않도록 유전자를 교정해 새로운 실험용 쥐를 만든 것이다. 이렇게 만든 쥐에 섬유화를 유도하는 화합물(bleomycin)을 주입했는데, 정상적인 생쥐에 비해 도리어 폐섬유화가 덜했고 생존률도 높았다. 정확히 비교하기 위해 클럽세포 이외에 또 다른 폐상피세포에서 PDCD5를 없앤 실험용 쥐도 만들어 같은 실험을 진행했는데, 이 경우에는 여전히 폐섬유화가 진행됐다. 클럽세포 속 PDCD5가 폐섬유화에 결정적인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PDCD5 농도를 이용해 폐섬유화증 진행여부를 알 수 있는 진단약품(바이오마커)를 개발할 수 있고, 또 이 단백질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치료제 역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호근 교수(교신저자)는 “이번 논문발표는 생쥐 교배부터 시작해 논문을 쓰는데까지 총 6년이 걸린 장기간 연구를 진행한 결과”라며 “앞으로 PDCD5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치료제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아 진행됐으며,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5월 19일자 온라인판을 통해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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