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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검사, 현장에서 5분만에 끝내는 기술 나왔다

KAIST 연구진, 나노 플라즈모닉 PCR 기술 개발… 빠르고 정확한 초소형 장비

  • 기자명 전승민 기자
  • 입력 2021.06.08 12:35
  • 수정 2021.06.0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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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발열과 구토로 병원을 찾은 20대 여성 H씨는 병원으로 부터 "열이 높으니 보건소에 가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오라고"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아픈 몸을 이끌고 찾아간 보건소에서도 검사를 해 주지 않으려 했다. "지금 검사를 해 줬다간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병원을 가지 못한다"는게 이유였다. 중간에 H씨는 어쩔 수 없이 검사를 요청해 받았지만 그 다음이 문제였다. 검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데, 그 사이에는 병원을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H씨는 만 하루를 고통과 싸우며 집에서 혼자 견뎌야 했다. 

새롭게 개발된 나노 플라즈모닉 PCR 장비의 원리. KAIST 제공.
새롭게 개발된 나노 플라즈모닉 PCR 장비의 원리. KAIST 제공.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KAIST 바이오·뇌공학과 정기훈 교수팀은 초미세 금속 나노 구조 기판을 이용해 바이러스를 실시간으로 진단할 수 있는 유전자 분석 방법, 이른바 ‘중합효소연쇄반응(PCR)'을 빠르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코로나19 검사를 5분 이내에 끝낼 수 있는다. 검사 정확도도 91%로 높아 2회 정도 검사하면 거의 대부분의 환자를 걸러낼 수 있다.

크기도 소형이라 누구나 손에 들고 사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지금까진 검사장비가 대형이라 대형 병원 등으로 검체를 옮겨야 하고, 실제로 검사를 하는데도 한 시간 이상 필요하기 때문에 보통 하루 이상 기다려야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쓰이는 표준 코로나19 진단 방법은 ‘역전사 중합효소연쇄반응(RT-PCR)' 기술이다. 바이러스 속에 있는 리보핵산(RNA)이라는 유전물질을 읽어낸 뒤, 이 정보로 DNA를 만들고 다시 증폭시킨 다음 형광물질로 검출한다. 검사과정에서 가열판의 온도를 올리고 내려야 하므로 검사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대형 장비가 필요해 환자의 몸에서 받아온 검체를 대형 병원 등으로 운송한 다음에야 진단이 가능하다. 실시간 현장대응이 어렵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 때문에 현장에서 15~20분 사이 검사할 수 있는 키트도 개발됐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이 단점이었다.

정 교수팀은 '나노 플라즈모닉'이란 이름의 초미세 금속입자로 만든 기판에 LED 빛을 쪼여 기판의 온도를 자유자재로 변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소량의 검체를 신속하게 증폭하는 것이 가능해  바이러스를 단시간 내에 검출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또 여기에 유전자 증폭 과정 동안 발생하는 미세 기포를 제거하는 장치를 추가로 달아 효율을 높였다. 특히 작은 칩 위에 다양한 기능을 부여하는 ‘랩온어칩'(Lap-on-a-chip)' 기술을 적용해 대형 장비 없이 초소형 분자기기를 이용해 유전자를 검출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연구팀 관계자는 "5분 정도면 검사가 가능하며, 검사 정확도를 더 높이기 위해  대형 장비처럼 DNA합성 단계를 추가해도 10분이면 진단이 가능하다"면서 "실제로 검사 현장에서 즉시 사용 가능한 방법이라 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 지난달 19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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