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성능은 크게 6단계로 구분한다. 0단계는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 1~2단계는 사람이 운전하지만 자동차가 도움을 받는 단계다. 3단계는 자동차가 주로 운전하지만 위급상황엔 사람이 개입해야 한다. 4단계는 자동차가 혼자 운전하지만 모든 상황에 대처한다고 보기 어려워 운전자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비해, 5단계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동차 혼자 운행할 수 있다. 즉 4단계부터는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운전석이 없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운전석이 아예없는 자율주행차 개발에 성공하고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소형 전기버스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적용, 4단계 시스템에 따른 자율주행차 ‘오토비’의 개발에 성공하고, 연구기관 내 도로에서 직원용 셔틀버스로 운행을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 운전자가 필요없는 자율주행차가 임시 운행하거를 받은 것은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오토비는 연구소 관계자가 모바일 기기로 호출하면 건물 앞으로 스스로 이동해 온다. 여기에 탑승 하고 음성으로 명령하면 자동으로 목적지로 나아간다. 오토비는 현재 안전규정에 따라 시속 25㎞ 제한 속도를 준수하며 이동한다. 현재는 1동(행정본부)에서 3동, 6동, 7동, 12동 앞으로 각각 이동할 수 있다.
오토비는 고성능 AI 알고리즘은 카메라와 라이다(레이저센서) 에서 얻은 정보를 실시간 처리하여 환경과 주변 환경, 사물을 인식하고 스스로 주행 경로를 계획한다. 여기에 ETRI가 과거 개발한 바 있는 인공지능 기반 음성 대화 시스템도 탑재했다. 탑승자는 음성으로 자동차를 제어할 수 있다. “목적지로 가자”, “정지”, “회피” 등의 명령이 가능하다.
오토비는 현재 ETRI 원내에서 운행 중이지만 대부분의 국내 도로에서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위해 ETRI는 국내 도로 교통환경데이터 10만㎞를 구축하고 1400만 장의 도로 이미지를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로 사용했다. 데이터으 용량만 200테라바이트(TB)에 달한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국내 타 연구기관 및 기업과 공유하는 한편, 자체적으로도 추가 연구를 계속해 한국형 인공지능 자율주행 시스템 발전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최정단 ETRI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장은“국내 최초의 자율주행 내부순환셔틀을 개발한 기술을 물류, 치안,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 보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