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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제 내성 생긴 바이러스 한 번에 찾아낸다
치료제 내성 생긴 바이러스 한 번에 찾아낸다
  • 전승민 기자
  • 승인 2021.06.17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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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硏, 타미플루 약물내성 독감바이러스 검출기술 개발
국내 연구진이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책임자인 정주연 연구원(뒤쪽)의 모습이 보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국내 연구진이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를 빠르고 정확하게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책임자인 정주연 연구원(뒤쪽)의 모습이 보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제공.

바이러스 질환을 치료하면서 가장 곤혹스러운 건 변이가 일어났을 때다. 특히 호흡기로 감염되는 바이러스는 많은 사람을 거치면서 빠르게 변이가 일어나 백신이나 치료제의 효과가 떨어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최근 기승을 떨치고 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역시 변종이 발견되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변종 인플루엔자(독감) 바이러스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정주연 연구원팀은 독감치료제인 타미플루도 듣지 않는 약물내성 독감바이러스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8년에 전 세계 41개국에서 항바이러스제가 듣지 않는 내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발생했다고 발표한데 이어, 2012년에는 대표적인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에 내성을 가진 변이 바이러스 역시 발견됐다고 밝혔다.

타미플루는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뉴라미니다아제’라는 단백질의 작용을 방해하는 약이다.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아 결국 병을 치료한다. 그런데 대표적인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로 알려진 ‘H275Y-뉴라미니데이즈 변이 바이러스’는 뉴라미니다아제 구조에 일부 변이가 일어나 타미플루를 처방해도 약효가 떨어진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면 감염자를 사전에 진단해 격리 치료할 필요가 있는데, 현실적으로 이를 알아내기 쉽지 않다. 과거에는 변이가 일어난 아미노산의 유전자를 검출하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검체를 확보하고 처리, 분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의료 현장에서 사용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변종 바이러스에 생긴 미묘한 뉴라미니데이즈 표면구조 변화를 구별해 낼 수 있는, 빠르고 정밀한 검출용 항체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변이 바이러스에 항체가 결합된 다음 바이러스 표면에 빛을 쪼여 산란돼 나오는 빛을 분석하는 ‘라만 분광법’을 이용하는 나노센서 역시 개발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이용하면 다른 분석법과 비교해 1만분의 1 수준으로 묽은 저농도 시료로도 타미플루 내성 바이러스도 검출할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흔한 독감 검사 때처럼 콧물 등을 채취해 살펴보는 것 만으로 의료현장에서 즉시 변이 바이러스를 구분할 수 있다.

이번 성과는 응용 연구에 따라 다양한 바이러스 질환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의료현장에서 두루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정주연 연구원은 “유전자 검사에 의존한 항바이러스제 내성 바이러스 진단법에 비교해 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신속하고 간단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다양한 면역분석법에 적용한 초고감도 검출법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앤바이오일렉스트로닉스’ 5월 11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전승민 기자 enhanced7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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