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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통신 실용화 성큼, ‘양자광원’ 개발

양자통신 기본소자 생성법 국내서 개발, 기존 4만 배 밝기

  • 기자명 전승민 기자
  • 입력 2021.06.22 14:53
  • 수정 2021.06.2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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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量子)’라는 단어를 양자(陽子, 혹은 양성자)와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원자를 쪼갰을 때 나오는 미립자의 한 종류를 떠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흔히 이야기 하는 ‘양자(量子)’는 에너지의 최소량 단위로 이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빛의 최소단위인 광자(光子, 혹은 광양자) 역시 양자다. 광자 그 자체를 통신의 기본 소자로 사용하는 경우 ‘양자통신’이라고 부른다. 양자현상은 누군가 엿보려는 순간 특성이 바뀌기 때문에 중간에 도·감청 시도가 있으면 암호 키 자체가 손상된다. 원천적으로 해킹이 불가능해 가장 안전한 암호통신 기술로 꼽힌다. 금융·군사용 통신의 핵심 암호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양자’를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양자광원’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양자 통신이 가능하려면 안정적인 발생장치가 필수적인데, 지금까지 양자원리 그 자체를 규명하려는 노력은 많았지만 양자 생성을 손쉽게 할 수 있는 분야는 연구가 부족했다. 지금까지는 액체질소나 액체헬륨, 온도제어장비 같은 번거로운 극저온 설비를 이용해야만 양자를 생성할 수 있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박경덕 교수, 성균관대 정문석 교수, 고려대 박홍규 교수가 참여한 공동연구진이 양자를 생성하는 ‘광원’을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생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양자화된 빛은 물질의 내부에서 전기에너지에 의해 생성되는데, 그 정확한 생성 위치인 ‘양자광원’은 무작위로 생겨나기 때문에 그 위치를 제어하는 기술이 반드시 필요했다. 기존에도 ‘나노광학 공진기’라는 장치를 사용해 광원의 위치를 제어할 수 있었지만 성능이 크게 떨어졌다.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현미경’이라는 장치를 사용하면 정확한 광원의 위치를 알 수는 있었지만 양자광원을 생성하지는 못했다. 

이에 공동 연구팀은 이 둘을 결합, 공진-나노현미경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이용해 양자광원을 제어하는데 성공하고, 그 빛을 측정하는데도 성공했다.

연구진은 우선 나비 넥타이처럼 생긴 나노광학 공진기를 제작, 반도체 물질 속에서 양자광원을 원하는 위치에서 생성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이 공진기에 광발광 나노현미경을 결합해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면서 양자광원을 생성했다. 이렇게 만든 양자 빛은 상온에서 약 15㎚(나노미터, 15㎚는 머리카락 두께의 약 1만분의 일) 크기로 검출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만든 양자광원은 기존 방법으로 만든 양자광원 대비 밝기가 4만배 더 강했다.

연구팀은 해킹이 불가능해 꿈의 통신기술로 불리는 ‘양자통신’ 분야에 이 기술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자통신 과정에서 강한 양자광원 확보는 필수적인 기술인데, 이번 연구로 그 실용화가 가능해질 거라는 전망이다. 이 밖에 다양한 양자현상 응용기술을 이해하고 개발하는 도구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경덕 UNIST 교수는 “양자광원의 상온 유도 및 검출, 그리고 회절한계를 넘어선 분해능 확보는 각각의 분야에서 넘어야할 산으로 불려왔다”며 “다른 두 분야의 융합으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의미”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재료물리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 1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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