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슬러지(침전물)를 제철 과정 부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됐다.
삼성전자는 현대제철과 손잡고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전체 폐기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폐수슬러지로 만든 30톤의 형석대체품을 사용하여 철강재 생산에 성공했다. 제철소의 제강 공정에서는 쇳물 속 불순물(황, 인)을 쉽게 제거하기 위해 형석을 사용하고 있는데, 반도체 폐수슬러지에 포함된 주성분(플루오린화칼슘, CaF2 50~60%)이 형석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점에서 착안한 연구 결과다.
이번 신기술은 2021년 6월 한국환경공단 1차 평가, 8월 국립환경과학원 최종 평가를 거쳐 지난 8월 31일 최종 승인됐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2016년 7월 재활용환경성평가 제도가 신설된 후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평가하고, 그동안 기술적·제도적 한계로 재활용되지 못했던 폐기물이 재활용환경성평가를 통해 적극 재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형석은 전량 해외(남미, 중국 등)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광물이다. 현대제철에서는 연간 약 2만 톤의 형석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이르면 오는 10월 말부터 약 1만여 톤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향후 점차 사용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기술개발로 삼성전자는 그동안 시멘트공장으로 보내지던 폐수슬러지를 다양한 분야에서 재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현대제철은 형석 구매비용 절감을 기대하고 있다.
장성대 삼성전자 DS부문 환경안전센터장(전무)은 “앞으로 폐기물 재활용률 100% 달성을 목표로 친환경 자원순환기술 개발을 지속함으로써 ESG경영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주태 현대제철 연구개발·품질본부장(전무)은 “이번 재활용 기술을 통한 자원 확보는 친환경 미래 제철소의 중요한 전략적 요소이자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환경에너지기술로 자원과 에너지의 순환구조를 구축해 유한자원의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