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에는 저마다 포장지에 사용 시한이 표기돼 있다.
우리나라의 음식료품들은 대개 유통기한이 표시돼 있고, 화장품과 의약품은 사용기한으로 표시된 경우가 많다.
유통기한은 편의점이나 마트 등과 같은 유통업체들이 해당 제품을 팔 수 있는 시한을 뜻한다.
식품과 같이 시간이 지나면 신선도가 떨어지거나 쉽게 변질되는 제품에 주로 적용된다.
하지만 유통 기한이 지났다고 해서 모든 식품류가 변질되거나 위험해 지는 것은 아닌 데도 불구하고 기한을 제한한 것으로 인해 많은 음식료품이 폐기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통기한 대신 소비자가 안전하게 섭취 가능한 기한을 표시하는 ‘소비 기한’을 표기하도록 ‘식품 등의 표시 광고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2023년 1월부터 시행한다.
사용 기한은 화장품과 의약품 등에 주로 쓰이는 기한 표시로, 정상적인 방법으로 보관했을 때 제 기능을 유지하면서 소비자가 사용할 수 있는 기한을 뜻한다.
<파퓰러 사이언스>는 19일(현지 시간)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기한에 대해 소개했다.
■ 음식물
미국 환경 보호국에 따르면 1960년대 미국인은 한 사람당 하루에 음식물 쓰레기, 플라스틱, 포장 비닐 등의 폐기물을 약 1.2kg 배출했다.
폐기물 배출량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 2018년에는 2.22kg에 달했다.
미국 캔자스 주립대학의 식품안전 교수인 론다 은와디케는 “대부분의 포장지에 표기된 날짜는 폐기해야할 시한을 지정한 것이 아니라 가장 좋은 상태 또는 구매할 시기를 표시한 것”이라며 “이 시한은 대부분 안전의 문제가 아니라 (음식의 맛과 같은) 품질에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그동안 얼마나 적절하게 보관했는지에 따라 안전 여부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곰팡이, 변색, 나쁜 냄새 등의 문제가 있으면 섭취하지 말고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종류의 식품을 언제까지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지를 확인하려면 미국 농무부의 ‘식품 안전 및 검사 서비스’가 개발한 ‘푸드키퍼(FoodKeeper)’ 앱을 사용하면 된다.
■ 의약품
의약품의 유효 기한은 제조사가 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 등을 보증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을 의미한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의 소매약품 담당 부국장인 아넬리사 헨슬리는 “유효 기한이 지난 약품은 제 효능을 발휘하지 못해 증상에 도움이 되지 않거나 오히려 복용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도 있다”면서 복용하지 말 것을 권했다.
일부 약품의 경우 유효 기한이 지나면 유해한 화합물로 분해돼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보통 의약품은 유효 기간이 지난 뒤 1년 정도는 복용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그 이후에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
■ 화장품
현재 미국의 경우 화장품에 대해 유통 기한이나 사용 기한을 표시하지 않는다.
이는 단지 권장 사항이며 제조업체들은 이를 표시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미시간 주립대학 성분안전센터의 과학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엘리자베스 앤더슨은 “자극을 일으키는 화장품은 즉시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한다.
유통기한이 지난 로션 등을 사용하는 것이 반드시 해로운 것은 아니지만 품질이 저하돼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019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오래된 립스틱과 마스카라 등 450여 개의 화장품을 분석한 결과 70~90%의 제품에서 황색포도상구균과 대장균 등 병원균이 검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