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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 없으면 우리가 아는 세상도 없다”

자연분해와 영양소 재활용에 필수적 존재
연구 부족해 400만 종의 3%만 공식 분류

  • 기자명 김헌수
  • 입력 2022.05.19 14:16
  • 수정 2022.05.1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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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의 일종인 황금흰목이.
곰팡이의 일종인 황금흰목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곰팡이를 불결하고 역겹거나 최소한 골칫거리로 생각한다.

실제로 음식물에 핀 곰팡이는 먹었을 때 복통, 설사,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고 욕실이나 다용도실의 곰팡이는 호흡기 질환을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즐겨먹는 버섯은 곰팡이의 일종이고, 간장 치즈 빵과 같은 발효식품들은 곰팡이 덕이며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수 억 명의 목숨을 살린 것으로 추정되는 항생제 페니실린은 푸른곰팡이에서 비롯됐다.

생물학자, 생태학자, 병리학자, 균류학자들은 곰팡이가 없다면 세상은 우리가 아는 모습이 아닐 것이라고 말한다.

<파퓰러 사이언스>가 18일(현지 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대학의 균류학자 매트 케이슨을 비롯한 학자들이 곰팡이의 중요성에 관해 ‘더 다이알로그’에 기고한 글을 소개했다.

전 세계적으로 포유류와 조류, 양서류 등의 많은 종에서 생물다양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은 잘 알려져 있으나 다른 형태의 생명체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흔히 곰팡이로 표현되는 진균류는 200만~400만 종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 가운데 정식으로 등록되고 분류된 종은 15만 개 미만이다.

곰팡이는 어떤 유기체에 대해 유해하거나, 중립적이거나, 무해할 수 있지만 곰팡이가 죽은 물질을 분해해 영양분을 재활용하도록 하지 않는다면 지구상에서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곰팡이는 식물의 줄기를 단단하게 하는 성분인 리그닌을 분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유기체중 하나로 곰팡이가 없다면 숲 대신 거대한 나무파편만 쌓여 있을 것이다.

곰팡이는 또 암브로시아 딱정벌레와 잎꾼 개미의 유일한 식량원이기도 하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멸종위기에 처한 종 ‘레드 리스트’에 5만 8343종의 식물과 1만 2100종의 곤충이 올라가 있지만 균류는 551종에 불과하고 그나마도 버섯이나 지의류가 대부분이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균류는 간과돼 있다.

곰팡이에 대한 연구가 아주 제한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가 이들을 위협한다는 증거는 늘어나고 있으며 이밖에 오염, 가뭄, 화재 등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는 비단 육지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며 강과 호수 및 바다에 서식하는 수생균류에 대해서는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곰팡이를 걱정하는 사람들은 계속 노력하고 있다. IUCN 곰팡이 보존위원회 뿐 아니라 많은 비정부기구와 비영리단체들이 나서고 있으며 균류학 학회에 등록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등 곰팡이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버섯을 독버섯인지, 식용버섯인지 만을 구분하지 말고 보호가 필요한 지 여부에도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iNaturalist’와 같은 커뮤니티 과학 플랫폼을 이용하면 균류에 대한 정보를 얻고 관찰 내용을 보고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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