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두창’이라고 이름 붙은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급증하는 추세에 있어 각국의 보건 당국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히 북미와 유럽 지역에 감염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최소 18개국에서 109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으며 북미와 유럽 지역이 86건에 달한다. 캐나다에서는 최근 17명이 추가 발병했다고 <파퓰러 사이언스>가 23일(현지 시간) 전했다.
원숭이 두창에 감염되면 일반적으로 발열, 두통, 근육통, 오한, 피로 및 림프절 종창을 포함하여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시작된다.
그 후 얼굴, 손, 발, 눈, 입 또는 생식기의 신체 발진으로 진행되어 물집이 생긴다.
치사율은 환자의 조건에 따라 다른데 1~10%로 추정되고 있으며 어린이와 제 때 치료를 받을 수 없는 환경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치사율이 높다.
원숭이두창이라는 명칭은 지난 1950년대에 원숭이의 감염 사례가 발견되면서 붙은 이름이지만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원숭이는 이 질병의 매개체가 아니라 사람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숙주에 불과하며 설치류 특히 다람쥐가 종간 감염에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 경로는 주로 호흡기 비말을 통한 것으로 설명되고 있지만 그 보다는 직접적인 신체적 접촉, 특히 감염자와의 성교 행위가 치명적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바이러스 역학팀의 안드레아 맥컬럼은 “이 질병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던 것으로 오랫동안 아프리카 지역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그러나 왜 이 질병이 세계적으로 퍼져나가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또 “아직은 공중 보건 비상사태는 아니지만 그에 준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CDC는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인 남성에게서 원숭이두창이 번지고 있다고 보여 진다면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CDC의 존 브룩스 박사는 성적 취향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긴밀한 개인 접촉을 통해 원숭이두창에 걸릴 수 있다면서 자신과 지역사회의 건강을 위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성기, 항문 또는 이전에 생긴 적이 없는 부위에 발진이나 기타 병변이상이 느껴진다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CDC에 따르면 기존의 천연두 백신은 아프리카 지역의 경우 85%의 원숭이두창 예방효과가 있다.
CDC의 제니퍼 맥퀴스톤 박사는 “미국에는 약 1억 도스의 천연두 백신이 비축돼있다”면서도 백신 접종에는 부작용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광범위한 접종에는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