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용 장기의 보관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기술이 새로 개발됐다.
간이나 심장, 신장 등의 장기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은 사람은 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장기는 기증자가 있어야만 이식을 받을 수 있는데다 이식용 장기를 안전하고 건강하게 보관하는 시간이 너무 짧아 안타까운 상황들이 늘 발생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매 10분마다 장기 이식수술 대기자가 추가되며 하루에 약 20명이 이식을 기다리다가 사망한다.
또한 보관 시한이 지난 탓에 수많은 장기가 폐기되고 있다. 2018년의 경우 3755개의 신장과 707개의 간을 포함해 약 5000개의 장기가 폐기됐다.
스위스의 한 연구팀이 기존 12시간에 불과했던 간의 보관 시간을 68시간까지 늘리는 기술을 개발해 의학 전문 저널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고 <파퓰러 사이언스>가 1일(현지 시간) 전했다.
지금까지 이식용 장기는 주로 얼음에 채워 신선도를 유지해 왔으나 이 경우 일부 세포의 괴사 등 문제가 있고 보관 시간도 짧았다.
연구팀은 정상 체온 상태에서 간에 필수영양소와 산소를 공급하는 ‘관류’ 방식으로 체외에서 약 사흘간 보존하는데 성공했다. 이 간에는 소량의 면역억제제와 혈액도 공급됐다.
연구를 주도한 쥬리히 의과대학의 피에르 알랭 클라비앙 장기수술 및 이식 과장은 “우리의 방식은 관류로 간을 보존함으로써 장기 부족을 완화하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 2021년 5월, 29세의 한 여성에게 이 방식으로 보관한 간을 이식한 뒤 1년 여 동안 경과를 지켜봤으며 그 결과 어떠한 합병증도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보고했다.
연구팀은 현재는 3일까지 보존에 성공했지만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면 최장 10일까지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연구팀은 여러 장기이식센터에 설치돼 있는 기계장비 등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파악하는 것을 다음 번 연구 과제로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