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나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해상풍력 발전에 한참 뒤쳐진 미국이 뒤늦게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릴 전망이라고 <파퓰러 사이언스>가 13일(현지 시간) 전했다.
현재 미국에는 버지니아와 로드아일랜드 두 곳에만 해상 풍력 발전 단지가 운영 중에 있다.
해상 풍력 발전이 부진한 것은 높은 설치비용과 주 정부 및 중앙 정부의 지원 부족으로 인한 것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해상 풍력 발전 용량을 30기가와트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지난 해 기준 전 세계의 해상풍력 발전량이 35기가와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대담한 목표이다.
매사추세츠 대학의 산업공학 교수인 에린 베이커는 “꽤 야심찬 목표”라면서 “지난 6년간 풍력 및 해상 풍력 분야에서 비용이 50% 낮아진 것을 감안하면 실현 가능하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해상풍력 발전 비용은 산업이 성장하고 터빈의 효율이 높아짐에 따라 많이 낮아졌으며 여전히 개선할 여지가 남아있다.
국가재생에너지연구원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터빈의 크기가 커지는 것만으로도 메가와트시당 비용이 종전에 비해 23% 감축될 수 있다.
베이커 교수는 개발업자들이 새로운 해상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업자들은 뉴욕 해안에서 40억 달러에 달하는 프로젝트를 비롯해 여러 입찰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30년 말까지 해상 풍력발전에 투입될 총 자금 규모는 1000억 달러(약 129조 2000억 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하지만 해상풍력 발전 시설이 실제 가동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베이커 교수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설치에 적합한 선박이 있어야 하며 송전 계획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해상 풍력발전 시설을 갖추기에 적합한 곳으로는 동부 해안과 멕시코만이 꼽힌다.
동부해안은 수심이 낮고 대서양을 건너온 강풍이 부는 것이 장점이다. 멕시코만의 경우 연간 50만 메가와트 이상의 해상 풍력 에너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멕시코만 주변 5개 주의 연간 에너지 소비량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국가재생에너지연구원의 수석 엔지니어인 월트 뮤지얼은 “미래를 내다보면 미국의 해상 풍력 발전이 북부와 중부 대서양을 넘어 태평양과 오대호, 멕시코만으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 한다”면서 “이는 더 낮은 비용으로 풍부한 에너지 획득과 일자리 창출, 탈탄소화로의 진전을 의미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