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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이 시작된 중앙아시아의 한 무덤

700년 전 희생자 DNA분석으로 발원지 확인
현재에도 발견되는 전염병의 최근 조상으로 추정

  • 기자명 김헌수
  • 입력 2022.06.16 10:08
  • 수정 2022.06.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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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을 퍼트리는 설치류가 사는 천산산맥
흑사병을 퍼트리는 설치류가 사는 천산산맥

 

14세기 유럽을 휩쓸며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인 약 2500만 명을 제물로 삼은 흑사병이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가 확인됐다.

영국, 독일, 노르웨이 등의 국제연구팀은 700년 전 무덤을 발굴해 역사적인 기록과 DNA, 고고학적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중앙아시아에 위치한 키르키스스탄이 흑사병의 근원지임을 명확하게 밝혔다고 <파퓰러 사이언스>가 15일(현지 시간) 전했다.

역사학자와 의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한 무덤에서 흑사병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인 ‘예르시니아 페스티스(Y. pestis)’라는 병원균을 확인했고 오늘날의 ‘Y. pestis’ 변종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흑사병 세균의 조상이 이 지역에서 진화했다고 결론지었다.

‘Y. pestis’는 설치류를 숙주로 하는 벼룩이 옮기는 병원균으로 1000년 이상 동안 6세기, 14세기, 19세기 등 3 차례에 걸쳐 별도의 전염병을 일으키며 인간을 괴롭혀왔다.

스코틀랜드 스털링 대학의 역사학자이자 이번에 발표된 논문의 공동 저자인 필립 슬라빈은 이번 발견이 수 백 년 된 수수께끼를 풀고 새로운 전염병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14세기 흑사병의 발원지로 중국, 중앙아시아,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의 대초원, 몽골, 러시아, 인도 등을 주목해왔다.

슬라빈을 비롯한 연구팀은 키르기스스탄의 이식쿨 호수 근처에 있는 두 개의 무덤을 조사했다.

1338년에서 1339년 사이에 조성된 이 무덤의 묘비에는 많은 시신이 ‘역병’의 희생자였다고 새겨져 있다.

연구팀은 7개의 시신 치아에서 DNA를 추출해 분석했고 한 무덤에서 3명의 시신으로부터 ‘Y. pestis’를 검출했다.

연구팀은 전염병 가계도 구성을 통해 이 균주가 오늘날에도 발견되는 여러 가지 전염병의 가장 최근의 공통조상임도 밝혀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과학자들은 결과가 흥미롭지만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의 고고학‧역사학 명예교수인 올레 J. 베네딕토우는 “이번 발견은 흥미롭지만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고생물학적 역병 연구는 아직 개발초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뉴워크 룻거스 대학의 의료 역사가인 뉘케트 발릭은 이식쿨 호수 근처에서 전염병으로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지만 이것이 반드시 흑사병의 원인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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