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이 지난 달 30일(현지 시간) 내린 판결을 두고 미국 내 반응이 뜨겁다.
환경 보호를 중요시하는 기관과 단체, 사람들은 대법원의 판결이 대기 오염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한다고 <파퓰러 사이언스>가 같은 날 전했다.
이번 판결은 전력 회사인 ‘웨스트 버지니아’가 미국 환경보호국(EPA)을 상대로 낸 소송의 결론으로, EPA가 전력회사의 탄소배출 상한선을 규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전 세계와 미국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25%는 전력 생산에서 비롯된 것이며 오염물질 발생이 가장 심한 석탄 연료는 미국 전력 생산량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0)를 목표로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태양광, 풍력, 원자력 등으로 에너지원을 전환하는 전력 회사를 지원하고 그렇지 않은 회사들에는 불이익을 주는 ‘청정 전력 달성 계획’이라는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전력회사를 소유하고 있는 웨스트 버지니아 주 상원의원의 반대로 법안 표결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EPA의 권한을 통해 전력 회사의 탄소 배출량을 규제해 왔으나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세계자원연구소’의 댄 라쇼프 이사는 이번 판결에 대해 “EPA가 발전소의 탄소 배출을 제한하는 권한을 무력화시킨 대법원의 비논리적 결정은 EPA가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는 핵심 업무를 진행하는 것을 훨씬 어렵게 만든다”고 비난했다.
EPA의 국장인 마이클 리건은 판결 후 성명에서 “공중 보건 기관으로서 EPA의 최우선 책임은 사람들, 특히 환경 오염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야심 찬 기후 행동은 오랫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대가로 고통받아온 사람들의 건강과 웰빙을 보호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기회를 제공한다”며 대법원 판결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전력 회사의 문제 뿐 아니라 식품 안전 및 백신 의무와 같은 여러 분야에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