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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난산, 사망...날씬한 몸매가 원인

인류 진화의 산물.. 날씬한 엉덩이, 큰 두뇌 영향

  • 기자명 장순관 기자
  • 입력 2018.05.0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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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아기는 미숙하고 연약한 상태로 태어난다. 2015년 한 해 동안 출산 과정에서 죽은 여성의 수는 303,000명에 달한다. 인간만큼 난산을 하고, 무력한 유아기가 긴 영장류는 없다. 일부 과학자들은 600만년에 달하는 진화 압력 끝에 인간의 번식 상태가 위태로워져 생체역학적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모든 문제의 시작은 식량이었다. 인류의 고향인 아프리카가 밀림과 대초원의 혼합지로 변해가면서, 우리의 선조들은 식량을 구하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다. 식량을 들고 먼 거리를 이동하려면 똑바로 서서 두 발로 걸어야 했다.

수천 세대에 걸친 진화 과정에서 인간의 골반은 이족보행에 더욱 유리하게끔 변형되었다. 엉덩이뼈 위쪽은 불룩 튀어나오고, 치골은 척추 끝을 향해 움직여 산도의 모양을 변형시켰다. 아기가 태어나기 위해 처음 돌파해야 하는 장애물인 산도의 입구도 함께 넓어졌다. 이 때문에 아기가 어머니 몸의 뒤쪽으로 몸을 향하기 위해 어깨를 빼려면 몸을 돌려야 했다.

이족보행 외에도 해부학적인 문제는 있다. 기후 온난화로 인해 인간의 몸은 길고 날씬해졌다. 유연한 사지와 작아진 엉덩이로 인해 인체의 표면적 대 체질량 비율은 발열이 더 쉬운 쪽으로 바뀌었다. 날씬한 엉덩이를 만들려는 이러한 진화 압력으로 인해 산도 출구도 좁아졌다. 현대인의 산도 출구는 나갈수록 좁아지는데, 이 때문에 태어나는 아기는 어깨를 빼내기 위해 한 번 더 몸을 돌려야 한다.

아마 체온 조절이야말로 출산의 고통을 높인 가장 큰 원인이었을 것이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 인류학과에서 선사시대 인류의 골반을 연구 중인 마요와 아데그보예가는 사람들은 날씨가 더워도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체온 조절의 영향을 이해하기 힘들어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출산을 매우 어렵게 만든 원인이다고 말한다.

갈수록 커진 인간의 두뇌도 문제를 심화시켰다. 지난 200만년 동안 인간의 두뇌 크기는 2배가 됐다. 비교적 빠른 속도다. 이 때문에 많은 뉴런을 갖추어 복잡한 문제를 풀 수 있었다.

장거리 보행과 열배출이 용이하도록 진화된 인체는 이렇게 커진 두개골을 지닌 아기의 출산에 어울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신생아의 두개골은 출생 시 심하게 짓눌려도 되게끔 분절되어 있으며, 출생 후 2년간에 걸쳐 모양을 갖춰나가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매우 민감하고 미숙한 상태로 출생하지만, 거기에는 나름의 이점도 있다. 출생 시 아기와 산모의 생명 위험이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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