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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약에 흔하게 쓰이는 트리클로산이 장에는 안 좋다?
치약에 흔하게 쓰이는 트리클로산이 장에는 안 좋다?
  • 이동훈 기자
  • 승인 2018.06.07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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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유익한 미생물을 파괴한다

[파퓰러사이언스 이동훈 기자]

치약 속에도 유해 물질이?

모르고 있을지는 몰라도, 트리클로산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별로 없다. 강력한 항박테리아, 항진균 물질인 트리클로산은 모든 치약과 손 세정제, 가글액, 세제, 청소용품에 들어 있다. 이런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트리클로산에 접촉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 530<사이언스 트랜슬레이션 메디슨> 지에 실린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트리클로산이 위험할 수 있다고 한다. 트리클로산에 노출되면 대장염과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암허스트 메사추세츠 대학의 식품공학자들이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는 여러 그룹의 실험용 쥐에게 트리클로산이 든 물을 먹여보았다. 쥐들은 건강한 그룹도 있었고, 특정한 질병에 걸리도록 유전자 조작된 그룹도 있었고, 질병에 감염시킨 그룹도 있었다. 트리클로산의 농도를 최대로 해서 3주 동안 투여한 후, 트리클로산 함유 치약을 사용하는 인간의 기준으로 농도를 낮추어 2주동안 투여했다. 그 결과 모든 피험체의 장 문제가 악화되었다. 대장의 염증이 심해지고, 직장 출혈, 설사, 복통 등이 일어났다. 심지어 수명까지 짧아졌다.

원인은 장내 미생물이다. 트리클로산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을 파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익한 박테리아인 비피도박테리움 개체수를 크게 줄인 것 같다. 트리클로산이 장내 미생물의 성격을 장 조직에 적대적으로 바꾸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이미 대장암에 걸린 쥐의 경우 악성 종양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장내 미생물이 없는 쥐는 트리클로산에 노출되어도 염증을 일으키지 않은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가 염증을 일으켰어도 그것만이 주요 원인은 아니다. 연구자들은 톨유사수용체 4형이 없는 쥐들 역시 트리클로산의 악영향을 받지 않은 것을 알아냈다. 톨유사수용체 4형은 신체의 염증 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염증을 제외하면, 트리클로산이 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트리클로산은 수천 종류의 소비자용 제품에 쓰인다. 지난 2016FDA는 세수비누와 바디워시의 트리클로산 사용을 금지했다. 안전상의 우려도 있었고, 트리클로산이 제품 성능을 높여 주지 않는다는 여론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리클로산은 다른 제품에는 여전히 많이 쓰이고 있다. 트리클로산은 주로 치약을 통해 인체에 유입된다. 미 전국 보건 및 영양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75%의 소변 샘플에서 트리클로산이 나왔다. 트리클로산은 미국 강물 속의 10대 오염물질 중 하나다.

트리클로산이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테네시 대학의 유행병학자 폴 테리(이번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다)에 따르면, 확실히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치약에 든 트리클로산은 치은염을 예방한다. 그러나 그 외에도 치은염을 예방하는 방법은 많다. 트리클로산이 건강 문제를 일으키는 것 같긴 하지만, 아직 확실한 것은 없다.” 또한 트리클로산이 확실한 항박테리아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어떤 제품에도 다 필요한 물질은 아니다. 여러 제품에서 트리클로산 사용이 중지되고 있다.

테리는 이번 발견이 타당하다고 생각하며, 트리클로산의 안전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그러나 그는 확증을 찾고 있다. 특히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확증이다. 쥐를 사용한 연구만 가지고서는 트리클로산이 인간의 장에도 악영향을 준다는 주장을 확증할 수 없다.

마케트 대학의 환경공학자 패트릭 맥나마라(이번 연구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도 트리클로산의 안전성을 우려했다. 인간 건강에 직접적인 위험성이 있을지도 모를 뿐 아니라, 여러 병원균에 항생제 내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트리클로산에 대해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비누에 트리클로산이 있다고 손 씻을 때 득이 되는 것은 없다. 나는 트리클로산이 든 제품을 기피한다. 특히 내 아이들이 쓸 제품이라면 더욱 기피한다. 트리클로산은 위험성은 큰 반면 효과는 제한적이다. 여러 병원에서는 이미 트리클로산을 쓰지 않는다.”

현재 트리클로산 사용을 지지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반면 트리클로산 사용에 대한 반발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By Neel V. Patel

[이동훈 기자 - leedonghoon@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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