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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을 이기려면 지붕에 흰 페인트를 칠하고 정원을 꾸미는 것이 지름길

폭염은 계속...무더위와 싸우려면 지붕을 식물로 덮어라

  • 기자명 정승호 기자
  • 입력 2018.07.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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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퓰러사이언스 정승호 기자]

 

지난 2013년 영국 경찰은 런던을 에워싸는 M25 고속도로의 일부를 폐쇄했다. 당시 BBC 보도에 따르면 그 구간의 아스팔트가 녹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2016년 공개된 어느 동영상에서는 인도 구자라트주의 도로 아스팔트가 더위로 녹아서, 그 위를 지나가던 사람들의 샌달이 도로 표면에 딱 붙어버린 장면이 찍혀 있었다. 2018년에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현지 방송국들은 도로 아스팔트가 녹아 거품까지 내뿜는 바람에 교통정체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녹아버린 도로,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급증, 그 외에도 무더위의 위험성은 여러 가지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도시들은 건물의 지붕 개량에 눈을 돌렸다.

<건강한 도시를 위한 지붕 정원>은 넓은 면적의 지붕 정원을 설치한 토론토 <브리지포인트 액티브 헬스케어>2016년도 우수상을 수여했다.

스티븐 펙은 <건강한 도시를 위한 지붕 정원>의 창립자이다. 토론토에 위치한 이 기구는 북미 지역에서 갈수록 입지를 넓히고 있는 생명 건축 분야를 홍보하고 전시하며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생명 건축은 유기물과 무기물 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 나무와 합판, 새와 콘크리트가 하나로 어우러진다. 펙은 지붕 정원이나 수직 정원 같은 식물 기술이야말로 생명 건축의 가장 효과적인 도구라고 말한다.

지붕 정원은 아스팔트, 블랙 클래딩, 기타 소재로 된 지붕을 식물로 가리거나 대체할 수 있다. 물론 미적으로도 뛰어나다. 거의 모든 사람에게 호감을 얻을 수 있다. 사무노동자들에게 휴식 공간을 제공할 수도 있다. 또한 환경적인 이점도 매우 크다. 예를 들어 식물들이 지붕에서 도로로 떨어지는 빗물을 막아주어 소규모 침수의 확률을 줄여준다. 폭풍이 몰고 오는 더러운 물도 정수해 준다.

물론 무더위 속에서도 유용하다. 기존의 지붕은 보통 검은색이고 열을 쉽게 내는 방사성 소재다. 그 결과 태양빛이 쉽게 흡수되고, 그 결과 태양열은 건물 속으로 그대로 들어온다. 그러나 지붕 정원에는 식물이 있다. 이 식물들이 건물을 대신해 햇빛을 열심히 흡수해 준다. 기존의 지붕을 정원으로 대체하면, 건물 주민들이 더위를 덜 느끼게 되는 것이다.

 

펙은 지붕을 정원으로 대체하면 열원을 없애고 냉방기를 다는 것과도 같다.”고 말한다. 이는 특히 도시, 교외 등 악명높은 열섬 효과를 겪는 곳에 매우 중요하다. 도시는 도로가 포장되어 있고, 나무는 적으며, 열을 흡수하는 건물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주위의 촌락에 비해 온도가 더 높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낮에는 2.8, 밤에는 12.2도 더 높다고 한다. 그리고 이는 도심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펙은 도시 자체 뿐 아니라 대도시 지역 전체가 그곳만의 기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고 말한다.

도로, 철도, 교량 등의 인프라 구조는 도시 열섬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문제다. 인간은 열피로에 견디는 힘이 그리 크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이상고온은 심장마비, 탈수, 일사병, 사망 확률을 높인다. 어린이와 노인, 만성질환자, 에어컨디셔너를 쓸 수 없는 빈곤층은 특히 더 취약하다. 무더위에서 살아남으려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도시의 온도를 낮추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지붕 정원은 많은 이점이 있다. 그러나 설치 비용이 비싸고 유지도 쉽지 않다. 지붕 정원 중 저가형인 것을 예로 들어보자. 무게가 가볍고 배수가 쉬운 이 유형은 생육배지의 두께가 얇고 심는 식물의 종류도 비교적 균질하다(보통 다즙질 식물을 많이 심는다). 저가형 지붕 정원은 보통 1년에 2회꼴의 정비가 필요하다. 미네소타 대학에 따르면 설치 비용은 1제곱피트(0.09제곱미터)10달러 정도다. 반면 고가형 지붕 정원도 있다. 더 무겁고 비싸며 잦은 정비가 필요하다. 생육배지의 두께도 두껍고 훨씬 더 다양한 종류의 식물을 심는다. 미네소타 대학에 따르면 설치 비용은 1제곱피트당 25달러다. 반면 가장 싼 지붕 설치 비용은 1제곱피트당 2.5달러다.

에드몬튼 연방 건물 실내의 식물벽은 지붕 정원처럼 도시 열섬 효과를 감소시켜 주지는 않지만, 건물 내부의 사람들에게 깨끗한 공기를 공급해 준다.

또한 여러 도시는 줄어드는 임관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상공에서 본 식물로 덮인 면적의 비율로 볼 때, 미국 도시의 임관은 매년 175천 에이커씩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없어진 식물을 다시 심고, 기존 식물들의 관리를 철저히 하여 국지적 열섬 효과를 크게 줄인 도시들도 있다.

나무는 태양에너지로 자라며, 태양빛을 막는 그늘을 만든다. 그리고 지붕 정원의 식물들처럼, 건강한 나무들은 증발산 현상을 일으킨다. 기온이 오르면 식물의 잎이 수분을 배출하여 식물의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이 현상 때문에 태양 에너지가 주변 지역을 덥히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공기 중에 수증기도 배출되어 냉각 효과를 불러온다. 게다가 그늘까지 고려하면, 나무는 온도를 1~5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환경보호청의 계산이다.

도시의 더위를 어떤 방법으로 식히건 간에, 그 시작점은 건물의 지붕이어야 한다.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의 과학자인 아더 로젠펠드는 지난 2014년 검은색 또는 어두운 색으로 된 지붕을 녹색 또는 흰색으로 체계적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난 1995년 시카고의 무더위는 검은색 지붕 건물의 최상층에 사는 사람들의 주요 사망 위험 요인이었다. 정부는 더운 지역의 검은색 또는 어두운 색 지붕을 금지할 권한이 있다. 이런 색 지붕은 건강에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것은 우리들의 움직임 뿐이다.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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