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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발생하는 공기 오염의 주범...아산화질소

한 개의 병원에서 1,200대 자동차에 해당하는 오염 물질을 배출한다!

  • 기자명 이동훈 기자
  • 입력 2018.04.16 13:49
  • 수정 2018.04.1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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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디 셔먼은 세계 기후 변화의 주범으로,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지목했다. 예일 대학 출신의 이 마취과 의사는 자동차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나, 소의 방귀에 들어 있는 메탄 같은 유명한 기체들을 지목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가 지목한 것은 그녀의 일터에서 매우 필수적으로 쓰이는 물질인 마취제였다. 그녀는 마취제는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대기 속으로 들어간다고 말한다.

이산화탄소는 아마도 가장 유명한 기후 변화 화학물질일 것이다. 그러나 수술실의 환자를 마취시킬 때 쓰는 가스의 기후 변화 효과는 이산화탄소의 몇 배나 된다. 의료계는 수술을 위한 진정제 투여, 의료용품 제조, 병원의 전력 공급 등의 작업을 할 때 온실 가스를 배출한다. 미국의 전체 온실 가스 배출량 중 10%가 보건 체계에서 배출된다. 영국의 경우에도 국립 보건 서비스의 추산에 따르면 보건 체계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중 5%가 마취제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개심 수술 같은 것을 마취제 없이 할 수는 없다. 그러나 마취제의 기후 변화 효과를 완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쓰는 의사들은 많다.

미국 병원들이 주로 사용하는 마취 가스는 아산화질소, 세보플루란, 이소플루란, 데스플루란 등 4가지다. 이것들은 인간이 흡입하고 배출할 때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다. 배출할 때도 흡입할 때의 상태를 거의 유지하고 있다. 그 상태대로 진공 시스템을 통해 수술실에서 배출되어 외부로 나간다.

이러한 가스들이 병원 밖으로 나가면, 이산화탄소의 몇 배나 되는 지구 온난화 효과를 발휘한다. 대기 중의 열을 붙잡아 두는 효과가 그만큼 더 강하다는 뜻이다. 환자를 1시간 마취시키는 데 쓰이는 양의 아산화질소의 지구 온난화 효과는 같은 양의 이산화탄소의 300배에 달한다. 아산화질소는 대기 중에서 약 150년 동안이나(이산화탄소는 최대 200) 머문다. 아산화질소는 오존층도 파괴한다. 데스플루란은 대기 중에 10년 정도만 머물러 있지만, 지구 온난화 효과는 이산화탄소의 3,000배다.

좀 더 와 닿는 표현을 쓰자면, 중형 병원 한 개가 1년에 배출하는 온실 가스는 자동차 1,200대 분량에 달한다. 8시간 분량의 데스플루란 가스의 온실 효과는 자동차 116일간 운행에 상당한다. 같은 분량의 이소플루란 및 세보플루란 가스의 온실 효과는 자동차 5~10일간 운행에 상당한다.

중형 병원 한 개가 1년에 배출하는 온실 가스는 자동차 1,200대 분량에 달한다.

미국 직업안전보건국은 병원 및 수술실에서 이런 가스의 사용을 줄일 것을 권고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건물의 이들 가스 배출량을 규제하는 규칙이 없다. 마취 가스는 파리 기후 협약의 규제 대상이 아니다. 파리 기후 협약은 지구 온난화를 완화하기 위한 국제 협약이다. 아산화질소는 오존층 파괴 물질인데도 오존층 파괴 물질을 규제하는 UN 조약인 1987년 몬트리올 의정서의 규제를 받지 않았다.

예일 대학의 마취학 교수이자 마취학과의 지속 가능성 부장인 셔먼은 이들 가스가 의학에서 필수품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성 논의에서 자주 배제된다고 생각한다. 아산화질소와 이소플루란은 세계보건기구에서 정한 필수 의약품이다. 그러나 셔먼에 따르면 이런 의약품의 대체재가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 의약품에 관한 협정과 규제도 만들 수 있다고 그녀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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