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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축된 빛 속으로 퍼져가는 우주의 미묘한 진동

  • 기자명 장순관 기자
  • 입력 2018.09.1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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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우주적 스로다운의 증거를 찾아냈다. 중력파, 즉 거대한 물체 간의 상호작용으로 생기는 시공간의 흔들림을 처음으로 찾아냈다. 두 블랙홀의 충돌을 탐지해낸 것이다. 그러나 물리학자들은 더 멀리까지 보고 있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중성자성의 충돌로 인해 생긴 중력파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중성자성의 충돌은 금을 포함한 지구의 많은 원소들의 근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더욱 민감한 중력파 탐지기를 요구하고 있다.

중력파 탐지장치의 작동방식은 모두 똑같다. 미국에 위치한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 이하 약칭으로 LIGO), 유럽에서 같은 일을 하는 곳인 비르고는 길이 3.2km가 넘는 반사경에 레이저를 쏜다. 지나가던 중력파는 반사경을 원자 한 개의 폭 이하만큼 흔드는데, 이러면 레이저 속의 광자 반사가 변하게 된다. 과학자들은 이걸 보고 중력파를 탐지하는 것이다. 보통 광자는 무작위적인 간격으로 레이저를 빠져나간다. 따라서 신호는 어지럽다.

이 광자를 빗방울로, 그리고 광자를 가져와서 중력파를 감지하게 해 주는 시간을 보도라고 가정해 보자. 보도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들끼리는 서로 아무 상관도 없다. 그런데 보도의 어떤 부분은 비에 빨리 젖고, 어떤 부분은 느리게 젖는다. 이러한 빗방울의 속성은 광자가 빛으로서 갖는 속성인 입자성과 같다.

현재 물리학자들은 이런 우주의 빗방울을 안정시킬 수도 있다. 발전된 탐지기는 양자 물리학에서 압축된 빛이라고 부르는 원리를 사용해 연구자들에게 더욱 정밀한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다. 레이저를 특수 크리스탈에 쏘면 압축된 빛이 만들어진다. 특수 크리스탈이 광자의 흐름 속도를 조정해 그 간격을 더욱 일정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그러면, 빗방울들은 무작위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 앞서 보도의 예를 들어 보면, 이미 물에 젖은 곳에 떨어질 확률이 크게 줄어드는 것이다. 그 결과 보도는 더욱 균등하게 물에 젖게 된다. 이를 중력파로 바꿔 보면, 불균일하고 지저분한 상 대신 더욱 완전한 상하 파형이 잡히는 것이다.

한 차원이 쪼그라들면, 다른 차원이 늘어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빛의 에너지의 확실성은 포기할 수 있어도 중요 정보는 포기할 수 없었다. LIGO 협력자인 카디프 대학의 캐서린 둘리는 이렇게 빛을 조작하면 측정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더욱 정확한 측정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빛 압축 기술은 이미 독일의 소형 GEO600 탐지기의 정확성을 4배로 높였다. LIGO와 비르고의 효과가 비슷하다면, 우주 속의 중성자성 충돌을 더 많이 탐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중력 무지개 끝의 보물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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