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는 <블루 워터스>, <브리지스>, <제트스트림>, <코메트> 등 멋진 이름을 단 강력한 기계다. 이제 <프론테라>라는 새로운 제품도 나온다. 가격 6000만 달러 짜리 이 기계는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에 배치되어 내년부터 가동을 시작할 것이다.
텍사스 첨단 컴퓨팅 센터의 소장인 댄 스탠지온은 이 컴퓨터를 가리켜 미국 대학용 슈퍼컴퓨터로는 세계 최고의 속도라고 말한다.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는 계속 바뀌어 왔다. 하지만 성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연구자들의 접근성일 것이다. 현재 세계에서 제일 빠른 슈퍼컴퓨터는 미국 에너지부 소속 테네시의 오크 리지 국립 연구소에 있는 <서미트>이다. 이 컴퓨터는 AI에 최적화되어 있다. 그러나 과학자들의 통상적인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정부기관이 아닌 대학에 설치된 수퍼컴퓨터다.
스탠지온은 “프론테라야말로 공개 연구를 하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슈퍼컴퓨터는 시뮬레이션 실행 같이 엄청난 데이터를 압축하는 데 뛰어나다. 예를 들어 프론테라는 지구 맨틀과 대륙의 이동 연구 같은 일에도 쓰일 수 있다고 스탠지온은 말한다. 일반적인 데스크탑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다. 스탠지온의 말이다. “이런 연구를 하려면 모델, 매우 정밀한 척도, 지구 내부 전체의 그림이 필요하다. 매우 강력한 컴퓨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수퍼컴퓨터를 사용하려면 우선 슈퍼컴퓨터를 구해야 한다. 미 에너지부의 컴퓨터가 우선적으로 고려되고, 그 다음으로는 대학의 슈퍼컴퓨터가 고려된다. XSEDE라는 조직이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자들의 사용 요청을 받아 중개를 해 주는 것이다. 피츠버그 슈퍼컴퓨터 센터의 <브리지스>나, 샌디에고 수퍼컴퓨팅 센터의 <코메트> 같은 컴퓨터를 중개해 준다. 스탠지온에 따르면 매 분기별 4~5건의 사용 신청을 처리한다고 한다. “이 곳이 사실상 슈퍼컴퓨터 사용의 첫 관문이다.”
스탠지온의 말이다. “수요는 너무 많은데 에너지부의 컴퓨터로는 이에 맞출 수 없다.”
피츠버그 슈퍼컴퓨팅 센터의 소장 대리인 닉 나이스트롬에 따르면 피츠버그의 브리지스 컴퓨터의 경우, 현재 7,500명의 연구자들에 의해 1,600개 프로젝트에 사용되고 있다. “이 중 많은 사람들은 이전에 수퍼컴퓨터를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이제야 비로소 과학 연구 다운 과학 연구를 하는 것이다.” 또한 도무지 슈퍼컴퓨터와는 인연이 없을 것 같던 사람들도 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연방준비은행 직원들도 모델링을 통해 최적 이율을 알아내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한편 에너지부의 슈퍼컴퓨터를 사용하려면 INCITE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야 한다. 나이스트롬에 따르면 그런 컴퓨터들은 큰 기관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브리지스는 컴퓨터의 일부만 사용하는 작은 고객들을 주로 상대한다. “보통 수백 건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또 다른 강력한 대학용 수퍼컴퓨터는 일리노이 대학의 블루 워터스다. EF-5급 토네이도 모델이나 알라스카 주의 지도 제작 같은 큰 일에 사용된다. 일리노이 대학 국립 슈퍼컴퓨터 응용 센터의 소장 빌 그롭은 “기계를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무리 잘 배분을 해 줘도 사람들이 만족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스탠지온에 따르면 텍사스 첨단 컴퓨팅 센터에 배치될 프론테라는 371m2 면적을 차지할 것이고, 그 위치는 또 다른 슈퍼컴퓨터인 <스탬피드2>(물론 이것도 계속 운용될 것이다) 근처가 될 것이다. 텍사스 대학 오스틴 캠퍼스 의대의 여성건강학과 부교수인 켈리 가이터는 스탬피드2와 기계학습을 사용하여 모성 이환율과 계획 없는 제왕절개 간의 연관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이 연구는 프론테라를 사용해 계속할 것이라고 그녀는 말한다.
스탠지온은 전파망원경, MRI 기계, 전자현미경 등은 과학의 특정 하위 영역에서 필요하지만, 슈퍼컴퓨터는 어떤 영역에서도 다 필요하다고 말한다. “컴퓨터는 공통 장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