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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뇌는 나보다 잘났다...뇌가 인간의 사회적 행동에 미치는 영향

인간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수학 공식이 아닌 우리들의 ‘관계’

  • 기자명 장순관 기자
  • 입력 2018.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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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뇌는 나보다 잘났다

 

 

부부, 가족, 친구, 연인, 직장 동료 등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늘 버겁다. 왜 그럴까? 나를 오해하는 친구 때문에 힘들고, 자꾸만 싸우게 되는 애인 때문에 슬프고, 직장 상사에게 잘못 찍혀 매일 괴롭다……. 그래도 어떻게든 관계를 잘 맺고 싶어서 자기계발서도 읽어 보고 커뮤니케이션 강좌도 들어 봤지만, 그때뿐이다.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뇌 과학’에 손을 내밀어 보자. 사랑, 호감, 죄책감, 질투, 화, 연민…… 인간의 감정은 뇌가 조절한다. 그러니 뇌의 메커니즘을 알면 도통 모르겠는 나의 감정과 타인의 행동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뇌 과학은 오랫동안 공동생활에 관심이 없었어요. 하지만 뇌를 연구하다 보면 하루 종일 인간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인간을 가장 힘들게 하는 과제는 무엇인지 물을 수밖에 없지요. 인간을 힘들게 하는 것은 수학 공식 같은 것이 아니에요. 바로 ‘관계’입니다. 가령 기차 안에서 창밖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때조차 우리 뇌에서는 계산 영역이 아니라 사회적 사고를 담당하는 영역이 활성화돼요. 그러니까 뇌가 어떻게 기능하고, 발달하는지를 이해하려면 인간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관찰해야 해요.”

 

사회신경과학자인 저자가 인간의 공동생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다. 저자 파리아넨은 사회신경과학의 연구 대상이 자칫 평범하다 싶을 정도로 일상적인 삶과 직결된 것들인데, 그럼에도 우리 삶을 개선하는데 그동안 신경과학에서 연구한 이론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평소 이 점이 매우 아쉬웠는데, 지금이라도 이를 알려야겠다는 마음에 『나의 뇌는 나보다 잘났다』라는 책을 썼다고. 무엇보다 이 책을 통해 뇌가 인간의 사회적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야기함으로써, 더 나은 개인과 공동체 그리고 사회를 만드는 데 과학이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한다.

유머를 좀 아는 젊은 사회신경과학자가 뇌 과학으로 인간관계의 불편함을 가볍고 유쾌하게 덜어내다

 

사회관계 속에서 우리의 뇌는 어떻게 작동하고, 그로 인해 인간의 감정과 행동은 어떻게 달라질까? 적게는 두 개, 많게는 수천 개의 뇌가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뇌는 때로 착각하기도 하고, 내집단과 외집단으로 편을 갈라 유치하게 굴기도 한다. 그럴 때 우리는 소통의 부작용으로 상처를 입는다. 그러니 뇌를 얕잡아 보면 안 된다. 모르고 무시했다가 큰코다친다. 이 책은 나의 뇌가 나보다 한수 위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뇌의 사회적 능력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자 한다.

 

책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1부에서는 두 사람의 뇌가 함께할 때 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본다. 우리의 뇌는 상대가 무엇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회식 자리나 커플 관계에서 갈등이 발생하면 뇌는 어떻게 대처할까? 주변에 있는 물건을 마구 집어 던지지 않고 어떻게 잘 해결할 수 있을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여러 동물 및 아기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과학 실험과, 비이성적 두려움 및 심연과 낭만적 감정 등을 만난다.

 

2부에서는 참여하는 뇌가 늘어난다. 1부에서 두 사람 간의 대화, 즉 두 개의 뇌를 중심으로 살펴봤다면 2부에서는 세계인을 대상으로 70억 개의 뇌를 다룬다. 즉 가족, 직장, 도시, 국가 등 공동체에서 나의 뇌는 다양한 뇌와 상호작용하면서 어떻게 작동할까? 우리는 집단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엇을 배울까? 협동은 어떤 경우에 무너질까? 결국 고독한 섬처럼 살아가는 것이 대안일까? 이에 답하기 위해 신뢰와 복수, 두려움과 불확실성, 거부와 수치심, 협동과 처벌, 단합 및 집단효과 등을 알아보고, “과연 우리가 더 나아질 수 있을까” 하는 질문과 함께 미래를 전망한다. 나아가 과학적으로 집단에서 자아를 보호하고, 행복한 공동생활을 꾸려갈 수 있는 지름길이 무엇인지도 친절하게 알려준다.

 

이 책의 목표는 간단한다. 뇌 과학으로 우리의 감정과 주변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왜 불편하고 힘들어 하면서도 결국 여러 사람과 기꺼이 협력하며 살아가려고 할까?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이러한 질문에 이 책은 재치 있고 흥미로운 답변을 내놓음으로써 그동안 과학책이 따분하고 쓸 데 없다는 편견까지 과감히 깨버린다. 저자는 과학을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사이언스 슬램(Science Slam) 출신답게, 독일에서 주목받는 젊은 과학자답게 감각적인 문체에 기발한 유머를 곁들여 깨달음과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프란카 파리아넨

1989년 독일에서 태어났다. 인지신경과학을 공부했고, 독일에서 촉망받는 젊은 사회신경과학자다. 현재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 뇌와 사회의 연관 관계를 연구하고 있다. 특히 신경과학과 호르몬학, 진화심리학을 넘나들며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현대 뇌 과학으로 살펴보는 일에 관심이 많다. 2014년부터는 과학을 대중에게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사이언스 슬래머(Science Slammer)로 활동하며, 학술 행사 및 방송 을 통해 대중과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유영미

1968년에 태어났다. 연세대 독어독문과와 동(同)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부분과 전체』, 『예민함이라는 무기』, 『승자의 뇌구조』, 『인간은 유전자를 어떻게 조종할 수 있을까』, 『불확실한 날들의 철학』, 『불행 피 하기 기술』, 『나는 왜 늘 아픈가』, 『진화의 외도』, 『혼자가 좋다』 등이 있다.

도서출판/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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